[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실세로 등극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틱톡 미국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에서 이른바 ‘틱톡 금지법’이 시행될 경우를 대비해 중국 당국이 이러한 방안을 선택지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당국자들은 틱톡이 모회사 바이트댄스 소유로 남아있기를 강력하게 원한다. 하지만 2024년 4월 미 의회를 통과한 틱톡 금지법은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오는 19일부터 미국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틱톡 금지법 통과 이후 미 연방법원에 제기한 반대 소송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고, 남아 있는 대법원의 법 시행 중단 가처분 인용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 10일 대법원 구두 변론 자리에서 대법관들은 "틱톡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법 시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20일 취임 후 틱톡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대법원에 금지 기한을 미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의 강력한 측근인 머스크와의 잠재적 거래는 중국 당국에 일정 부분 매력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으로선 차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머스크 CEO를 창구삼아 트럼프 당선인에 화해의 손짓을 보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어 "틱톡의 운명은 더 이상 바이트댄스의 단독 통제 하에 있지 않을 수 있다"며 "중국 당국자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와 고율 관세, 수출 통제 등 힘든 협상에 직면할 것임을 알고 있고, 틱톡을 잠재적 화해 영역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차기 행정부와의 협력하기 위한 광범위한 논의의 일환으로 틱톡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중국 강경파가 포진한 상황에서 중국에 테슬라 생산 공장을 둔 머스크 CEO는 양국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머스크는 나름 친중인사로 분류되며 ‘미·중 화해’ 차원에서 틱톡 매각에 접근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다 중국 은행으로부터 14억 달러 이상을 대출 받았다"면서 "머스크는 과거 시진핑 중국 주석을 칭송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중국 당국에서 논의된 시나리오 중 하나는 머스크 CEO 소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가 틱톡의 미국 사업부를 인수해 양측이 공동 경영하는 방안이다. 미국에서 1억7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틱톡은 엑스의 광고 유치에 기여할 수 있고 머스크 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업체 xAI도 틱톡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소식통들은 중국 당국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논의가 초기 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바이트댄스 측이 해당 논의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틱톡과 머스크 CEO가 거래 조건을 논의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틱톡 미국 사업부의 가치는 400억~500억 달러(약 58조∼73조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세계 최고 갑부이기는 하지만 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을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머스크 CEO는 2022년 440억 달러(약 64조원)를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으며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대출이 남아 있어 이러한 대규모 거래를 어떻게 성사시킬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관련해 머스크 CEO측은 물론, 바이트댄스, 틱톡, 중국 상무부 등도 블룸버그통신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