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현주 기자]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딥페이크 위협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와 외형에 대한 상표권 출원에 나섰다. 스위프트의 자산관리 업체인 TAS 라이츠 매니지먼트는 지난 4월 24일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음성 2건과 사진 1건, 총 세 건의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인공지능(AI) 딥페이크 확산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자신의 인사말 음성과 공연 사진을 미국에서 상표로 보호하는 초강수 카드를 꺼냈다. AI가 목소리와 얼굴까지 복제하는 시대에, 스타의 정체성을 ‘브랜드 자산’으로 고도 방어하는 첫 대형 사례라는 점에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판도 변화가 예고된다.
무엇을 어떻게 출원했나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Variety)’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자산관리사 TAS 라이츠 매니지먼트는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특허상표청(USPTO)에 음성 2건과 사진 1건, 총 3건의 상표를 출원했다. 미디어들은 “AI에 목소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해석했다.
음성 상표에는 스위프트의 시그니처 인사말 두 문구, “Hey, it’s Taylor Swift”, “Hey, it’s Taylor”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구는 신보 ‘The Life of a Showgirl’ 홍보를 위해 스포티파이와 아마존 뮤직용으로 녹음된 음원에서 사용된 표현으로, 향후 스트리밍 플랫폼·광고·콘서트 IP 활용의 핵심 식별 신호로 기능할 수 있는 문구다.
사진 상표는 ‘에라스 투어(Eras Tour)’ 공연에서 스위프트가 글리터 점프수트를 입고 핑크색 기타를 연주하는 특정 장면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이미 수천만명의 팬들에게 각인된 대표 이미지로, 향후 AI가 유사한 구도·색감의 이미지를 생성해 상업적으로 활용할 경우 상표권 침해 주장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아이코닉 포즈’다.
상표권이 AI 딥페이크를 어떻게 제어하나
지식재산(IP) 전문 변호사 조시 거벤은 자신의 블로그 인터뷰를 통해 이번 조치를 “AI 시대 아티스트 정체성 보호를 위한 새로운 법적 프레임”이라고 평가했다. 거벤의 핵심 논리는 상표법이 보호하는 영역이 “정확한 복제물”을 넘어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정도로 유사한 표현”까지 확장된다는 점이다.
그의 설명을 종합하면, 특정 인사말을 음성 상표로 등록할 경우, AI가 만든 유사한 톤·억양·문구의 음성에 대해서도 “출처 혼동”을 이유로 상표권 침해를 주장할 여지가 생긴다.
에라스 투어의 특정 의상·포즈 구도를 사진 상표로 묶어두면, 브랜드 광고·상품 패키지 등에 유사한 AI 생성 이미지를 쓸 경우 연방 상표소송 제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전략이 실제 소송에서 어디까지 인정될지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미국 연방법원 차원의 판례가 축적돼야 “AI가 만든 유사 음성·이미지”가 어느 수준에서 ‘혼동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한 상표 사용’으로 보는지 기준이 명확해질 전망이다.
숫자로 보는 ‘AI 딥페이크 공포’와 선제 방어
생성형 AI의 고도화와 함께 유명인을 겨냥한 딥페이크는 이미 통계로도 확인된다. 영국·유럽 딥페이크 동향을 정리한 한 보고에 따르면, 유명인 대상 딥페이크가 2025년 1분기에만 47건 공식 확인돼 2024년 한 해 전체 대비 81%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IP·법률 분석 기사들도 “인터넷상의 딥페이크를 상표권만으로 전면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기업·플랫폼이 유명인의 얼굴·음성을 마케팅에 쓸 때 ‘상표 리스크’라는 강력한 억제 장치가 된다”고 지적한다.
이미 해외 스포츠·연예계에서는 유사한 ‘자기 정체성 상표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다트 세계 챔피언 루크 리틀러는 별칭 ‘더 뉴크(The Nuke)’를 상표 등록한 데 이어, 2026년에는 자신의 얼굴까지 상표권으로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AI 딥페이크 시대의 브랜딩 전략”으로 평가받았다. 미국에서는 올해 1월 배우 매슈 매커너히가 이미지·영상·음성 등 자신의 외형을 포괄하는 상표 출원을 단행한 바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역시 커리어 전반에 걸쳐 앨범명, 투어명, 가사 일부 등 수백 건의 상표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음성 상표 출원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단순한 IP 포트폴리오 확장이 아니라, “목소리 자체를 브랜드로 관리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엔터 비즈니스에 주는 시그널
국내외 IP·엔터테인먼트 전문가들은 스위프트 사례를 향후 업계 표준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보고있다. 한국 지식재산 연구기관들은 이미 USPTO가 2024년 AI 관련 발명에 대한 특허 대상 적격성 지침을 업데이트하며, AI·신흥기술과 지식재산의 관계를 정교하게 재정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표·특허 심사 단계에서부터 AI를 전제로 한 법적 틀이 재설계되고 있는 셈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한 IP 전문 블로그는 “법적 프레임워크가 AI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과도기에서, 유명인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능동적인 방어 전략이 바로 상표권”이라고 평가한다. 스위프트의 이번 행보는, 더 이상 목소리와 얼굴이 ‘공기 같은 존재’가 아니라, 정교하게 관리·방어해야 하는 브랜드 자산임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