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삼성가(家)의 재산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급증하며 아시아 부호 가문 순위 3위로 도약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4월 29일(현지시각)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BI)'를 토대로 보도한 바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삼성가의 총자산은 455억 달러(약 67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201억 달러(약 29조6000억원)와 비교해 126.4% 증가한 규모로, 삼성가는 지난해 아시아 부호 가문 순위 10위에서 7계단 뛰어올라 3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1위는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의 암바니(Ambani) 가문이 897억 달러(약 132조7000억원)로 차지했으며, 2위는 홍콩 부동산 재벌인 순훙카이 프로퍼티스(Sun Hung Kai Properties)의 궈(Kwok) 가문이 502억 달러(약 74조3000억원)로 뒤를 이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20대 부호 가문의 총자산은 647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으며, 이는 2019년 조사 시작 이래 최대 규모이자 최대 연간 상승폭이다.
AI 반도체 호황이 견인한 자산 폭증
삼성가 재산의 급증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에 따른 반도체 가치 상승에 기인한다. 삼성전자는 2025년 주가가 126% 급등하며 20년 넘게 최고의 연간 성과를 기록했다. KB증권은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삼성전자 DRAM과 NAND 출하량의 약 60%를 흡수하고 있으며, 연간 1000조원을 넘는 AI 인프라 투자가 구조적으로 메모리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2026년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영현 삼성전자 공동 대표이사는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AI 인프라 투자가 전례 없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이끌고 있으며, AI 메모리 칩 수요는 2026년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HBM(High-Bandwidth Memory) 등 AI용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26년 2월 1000조원을 돌파했다.
이재용 회장, 한국 최고 부자 등극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개인 자산도 지난 1년간 270억 달러(약 39조6000억원)로 급증하며 한국 최고 부자 자리를 되찾았다. 포브스가 2026년 3월 발표한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이 회장은 95위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2020년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후 막대한 상속세와 이재용 회장의 수감이라는 이중 위기를 겪었지만, AI 붐 덕분에 가문의 지배력이 오히려 공고해졌다"고 평가했다.
삼성 일가는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당시 주식과 부동산, 미술품 등을 포함해 약 26조원 규모의 유산을 물려받았으며, 이에 따른 상속세는 총 12조원으로 산정됐다. 상속세 부담 규모는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3조1000억원, 이재용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4000억원 순이다. 삼성 일가는 2021년 연부연납 방식을 선택해 5년에 걸쳐 6차례 분할 납부했으며, 2026년 4월 마지막 분납금 납부를 완료할 예정이다.
남은 과제와 향후 전망
블룸버그는 삼성전자가 1969년 설립 이후 세계 최대 메모리 칩 및 스마트폰 제조업체로 성장했다고 소개하며, 삼성가의 재산 증가가 기술 부문 진출의 성공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기업 지배구조 개혁에 대한 과제도 남아 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박상인 교수는 "주가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지배 가문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유인이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5년에 걸친 상속세 납부가 마무리되면서 재무 부담이 완화되고,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삼성' 체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6년 1월 1조3000억원 규모의 특별배당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으며, KB증권은 AI 기반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2026년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