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7 (월)

  • 구름많음동두천 3.9℃
  • 맑음강릉 11.0℃
  • 흐림서울 3.8℃
  • 구름많음대전 8.2℃
  • 구름많음대구 9.5℃
  • 구름많음울산 12.2℃
  • 구름많음광주 8.5℃
  • 구름많음부산 13.3℃
  • 흐림고창 9.1℃
  • 흐림제주 12.8℃
  • 구름많음강화 3.5℃
  • 구름조금보은 6.7℃
  • 구름조금금산 8.5℃
  • 흐림강진군 9.3℃
  • 구름많음경주시 11.0℃
  • 구름많음거제 13.3℃
기상청 제공

빅테크

[빅테크칼럼] "AI 생산성의 역설"…AI부작용 '워크슬롭’이 직장혁신을 멈추게 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스탠퍼드대학교와 BetterUp Labs가 공동 발표한 연구는 직장 내 AI 도입이 가져온 생산성 향상 기대와 달리, ‘워크슬롭(workslop)’이라는 새로운 문제점이 심각한 생산성 손실을 초래하고 있음을 밝혔다.

 

워크슬롭은 AI가 생성한 작업물이 겉보기에는 완성도 있어 보이나, 실제로는 과제의 핵심을 해결하지 못해 동료들이 한 건당 2시간 가까이 수정해야 하는 부담을 의미한다. 직원의 40%가 AI 도구를 사용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워크슬롭(workslop)이라 명명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는 셈.

 

이 연구는 9월 22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에 게재됐으며, 산업 전반의 전일제 직원 1150명을 조사한 결과, 40%가 지난 한 달 동안 워크슬롭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스탠퍼드대학교-베터업 공동 연구, Harvard Business Review, MIT 미디어랩 AI 투자 수익 연구를 비롯해 Fortune, Gizmodo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AI가 생성한 콘텐츠는 "좋은 작업처럼 위장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주어진 과제를 의미 있게 진전시킬 실질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연구를 주도한 케이트 니더호퍼(BetterUp Labs)와 제프 핸콕(스탠퍼드 소셜미디어 랩)은 “워크슬롭은 기계가 인지적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는 대신, 그 부담을 공동작업자인 동료에게 떠넘긴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라고 설명했다.

 

재정적 손실도 막대하다. 워크슬롭 때문에 한 직원이 한 달에 평균 1시간 56분을 추가로 소비하며, 이는 월평균 186달러의 ‘보이지 않는 세금’을 부과한다. 직원 1만명 규모의 기업에서는 연간 900만 달러 이상의 생산성 손실로 환산된다.

 

워크슬롭이 주로 동료 간(40%), 하위 직원→관리자(18%), 관리자→팀원(16%) 사이에서 발생하며, 전문 서비스 및 기술 산업군에서 특히 빈번하다.

 

 

워크슬롭은 직장 내 신뢰와 협력도 무너뜨리고 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워크슬롭을 받았을 때 응답자의 53%가 ‘짜증’을, 38%는 ‘혼란’을, 22%는 ‘불쾌함’을 느꼈다. 절반 가까운 이들이 워크슬롭을 생산한 동료를 ‘덜 창의적이고, 덜 유능하며,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인식했다.

 

또한 3분의 1은 앞으로 해당 동료와의 협업을 꺼릴 것이라 답했다. 한 금융업 근로자는 “문서를 내가 다시 써야 할지, 상대에게 다시 쓰게 할지 아니면 그냥 넘어갈지를 판단해야 하는 딜레마를 겪는다”고 말했다. 소매업계 이사는 “정보 확인과 재조사가 이어지고 여러 회의를 추가로 잡는 등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MIT 미디어랩의 연구는 2025년에도 95%의 기업이 AI 투자에서 눈에 띄는 수익을 내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스탠퍼드-BetterUp 공동 연구에서는 무분별한 AI 도입과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가 생산성 향상 실패의 주원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AI 활용 유형을 ‘목적성을 지닌 창의적 활용자(파일럿)’와 ‘업무 회피형 사용자인 승객’으로 구분하며, 리더들이 모범 사례를 제시하고 인간과 AI의 작업물 모두에 높은 품질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들은 AI 도입이 단순히 기술 도입만으로는 기대했던 생산성 혁신을 보장하지 않으며, 조직문화·교육·프로세스 혁신을 포함한 종합적 전략이 필수임을 시사한다.

 

즉 일부 산업별 맞춤 AI 적용 사례에서는 제한적이지만 생산성 향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으나, 대부분의 업계에서는 AI가 실제 업무 효율이나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AI가 가져올 변화는 혁신 그 자체라기보다 변화의 '과도기'로 보는 시각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조직들이 AI 도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기술 도입을 경계하고, 명확한 사용 기준과 질적 평가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인간과 AI가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협력하는 조직 문화 조성이 필수적이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36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빅테크칼럼] "혈당을 넘어 당뇨병 합병증 근본 해결"…NYU 연구진, 염증 원천 표적하는 혁신 약물 RAGE406R 개발

[뉴스스페이스=김시민 기자] 최근 미국 뉴욕대학(NYU) 랭곤 헬스 연구진이 혈당 조절과 무관하게 당뇨병 합병증의 근본 원인을 표적하는 혁신적 저분자 화합물 RAGE406R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약물은 당뇨병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염증과 조직 손상, 특히 상처 치유 지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 결과는 2025년 11월 14일 생화학 분야의 권위지 ‘Cell Chemical Biology’에 발표됐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는 주로 혈당 수치를 낮추는데 집중되어 있으나, 심혈관 질환, 신장 질환, 만성 염증과 같은 합병증에 직접 작용하는 치료법은 미비한 실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RAGE406R은 당뇨병 환자의 세포 내에서 염증 신호를 촉발하는 RAGE(최종당화산물 수용체)와 DIAPH1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작동한다. 이 상호작용이 억제되면서 염증 매개물질 CCL2의 분비가 현저히 줄어들어 대식세포 내 염증 반응이 완화됐다.​ 특히, 비만형 제2형 당뇨병 생쥐에 국소 적용된 실험에서 RAGE406R은 상처 치유 속도를 대폭 높여, 치유 지연으로 고통받는 당뇨환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 남녀 당

[빅테크칼럼] 테슬라, 美 전기차 생산서 중국산 부품 전면 배제…"미중갈등 지정학 리스크 대응차원"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글로벌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가 미국 내 생산 전기차에 사용되는 부품에서 중국산을 전면 배제하는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이는 미·중 간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분쟁에 따른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평가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CBS, 배터리테크온라인, 테슬라매그에 따르면, 테슬라와 주요 공급업체들은 이미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일부 중국산 부품을 현지 혹은 타지역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대체했으며, 앞으로 1~2년 내에 모든 중국산 부품을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한 부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결정은 2025년 초 확정됐으며, 공급망 다변화의 일환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중국산 부품 수급 차질 경험과 올해 들어 미국 정부가 중국산 품목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영향이 컸다.​ 특히 테슬라가 대체에 가장 난항을 겪는 부문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다. 기존에 중국 CATL이 주요 공급사였던 LFP 배터리는 미국 내 판매 차량의 세액공제 대상에서 중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이 제외되면서 사용이 중단됐다. 이에 테슬라는 네바다주에 10GWh 규모의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