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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공간혁신] 현대차 삼성동 GBC, 105층 꿈 접고 ‘49층 삼둥이 타워’로 재시동…공공기여만 2조원

 

[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서울 강남 삼성동 옛 한전부지에 들어서는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콤플렉스(GBC)가 초고층 105층 단일 타워 구상을 공식 접고, 최고 49층·높이 242m 규모의 3개 동(일명 ‘삼둥이 타워’) 복합단지로 방향을 틀었다.

 

6일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장기간 표류했던 추가 협상을 마무리하고 공공기여금 규모를 1조7491억원에서 1조9827억원으로 2336억원 늘리며, 2031년 준공이라는 새 이정표를 제시했다.

105층 랜드마크에서 49층 3개동으로


서울시는 2016년 사전협상 당시 현대차그룹이 제출한 ‘지상 105층 초고층 단일 타워’ 안을 승인했지만, 이후 군 작전 제한(항공·레이더·비행안전)과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 공사비 급등 등으로 사업성이 흔들리자 현대차 측이 2025년 2월 ‘복수동·중층화’ 변경안을 제출하며 재협상에 들어갔다.
 

협상 결과 GBC는 지하 8층~지상 49층, 높이 약 242m 규모의 3개 동 복합 타워로 확정됐다. 각 동에는 업무시설(현대차그룹 통합 신사옥을 포함한 오피스), 고급 호텔, 판매시설과 함께 전시장·공연장 등 문화시설이 집적되는 구조로, 기존 ‘하나의 상징 타워’에서 ‘복수의 기능형 타워’로 콘셉트가 전환된 셈이다.

공공기여 2조원 시대, ‘역대 최대’ 민간 기부채납


공공기여는 2016년 최초 합의 당시 1조7491억원이었으나, 105층 전망대·전시·컨벤션 등 특정 지정용도의 온전한 이행이 어렵게 되면서 시가 감면해줬던 2336억원을 전액 되돌리는 방식으로 총 1조9827억원으로 증액됐다. 이는 단일 민간 복합개발사업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의 공공기여 규모로 평가된다.

공공기여 재원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국제교류복합지구 도로·교통 인프라, 한강·탄천 수변공간·보행교 정비 등 강남권 국제교류축 인프라 확충에 투입되고 있으며, 현대차는 당초 약속했던 삼성역 확장·버스환승센터 설치에 더해 도로개선사업 일부 비용까지 추가 부담한다.

서울광장 두 배 ‘도심 숲’…삼성역 일대 녹지·보행 혁신


이번 변경안의 상징 중 하나는 ‘도심 숲’ 카드다. GBC 중앙부에는 영동대로와 지상 광장을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약 1만4000㎡ 규모의 대형 녹지가 조성된다. 이는 서울광장(약 1만3207㎡)보다 큰 규모로, 영동대로 상부 지상 광장(1만3780㎡)까지 합치면 서울광장의 두 배 수준에 달하는 시민 휴식공간이 강남 한복판에 생긴다.

서울시는 영동대로변 전면부에 전시장·공연장을 배치해 국제 컨벤션·공연 수요를 흡수하고, 배후에는 판매시설과 업무시설을 배치하는 ‘문화·비즈니스 복합축’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시는 “GBC 일대를 국제교류복합지구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해 코엑스·잠실 일대와 연계한 강남권 MICE·관광벨트를 완성하겠다”고 설명했다.

10조5500억 부지·5조2400억 공사비…513조 생산유발 효과


GBC 사업은 현대차그룹이 2014년 한국전력공사 삼성동 본사 부지 7만4000~7만9000㎡규모를 10조5500억원에 매입하면서 본격화된 ‘강남 최대 민간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서울 강남구 전체에서 단일 거래 기준 역대 최고가로 기록된 이 매입은 당시 국내 부동산·재계에 “현대차의 강남 빅딜”로 통했다.

프로젝트 총 공사비는 약 5조2400억원으로 추산되며, 공사 과정에서 18조원, 운영 단계에서 495조원 등 총 513조원 규모의 생산유발 효과와 146만명 수준의 고용유발, 70조원 이상의 소득유발 효과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GBC가 단순 사옥을 넘어 강남권 내수·서비스·관광 수요를 흡수하는 ‘경제 허브’로 기능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한다.

군 작전·안보 변수에 막힌 ‘한국판 롯데타워 2’

 

당초 GBC 105층안은 잠실 롯데월드타워(123층·555m)에 이은 ‘강남권 초고층 투톱’ 구상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인근 공군 작전·레이더 운용과 항공로, 국가 안보상 제약이 불거지면서 국방부와의 협의가 장기화됐고, 결과적으로는 ‘242m’라는 군 작전에 지장이 없다는 수준의 높이에서 절충점을 찾게 됐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서울시는 “초고층을 피하려는 의도라기보다는 군사작전과 공역 관리, 안전 문제를 고려한 불가피한 조정”이라며, “105층 단일 타워 대신 49층 3개동 구조가 오히려 도시 경관·풍동(風動)·일조 영향 등을 다각도로 분산시키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글로벌 기업 본사로서의 상징성’ 훼손 논란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관전 포인트: ‘현대타운’ 퍼즐 완성 속도


삼성동 GBC는 코엑스·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현대모터스튜디오, 그리고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계획과 맞물리며 이른바 ‘현대타운’의 핵심 축으로 꼽혀 왔다.

 

이미 서초구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신세계타운),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잠실운동장 일대(롯데타운)와 함께 강남 3구가 대형 유통·제조 그룹별 복합타운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GBC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헤드쿼터이자 모빌리티·모터스포츠·로보틱스·UAM(도심항공교통) 등 미래사업 쇼케이스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으로 꼽혀 온 GBC가 2031년 준공 목표를 다시 세우면서, 강남권 스카이라인과 서울 도시 구조는 2020년대 후반~2030년대 초반 또 한 차례 큰 변곡점을 맞게 됐다. 다만 초고층 상징성 축소, 강남권 과밀·풍선효과, 공공기여 집행의 실효성 등은 향후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끝까지 검증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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