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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지구칼럼] '양손잡이' 야생 문어, 앞팔과 뒷팔 ‘R&R 분담’…"탐색은 앞팔, 이동은 뒷팔 주도"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발표된 과학 연구 결과에서 야생 문어는 여덟 개의 다리 모두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지만, 앞쪽 네 개의 팔과 뒤쪽 네 개의 팔이 각기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ennice et al., Marine Biological Laboratory, Florida Atlantic University 공동 연구, EurekAlert!, FloridaAtlantic, bioengineer, Science News, Neuroscience News, Economic Times에 따르면, 플로리다 애틀랜틱 대학과 해양생물연구소 공동 연구팀이 카리브해와 대서양 등 다양한 서식지에서 촬영한 25편의 영상 속 약 4000건의 팔 움직임을 정밀 분석한 결과다.

 

이 연구는 2025년 9월 11일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이 지능적인 두족류가 자연 환경에서 여덟 개의 유연한 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최초의 포괄적 분석을 제공했다.

 

분석 결과, 전체 팔 움직임 중 앞팔 사용 비율이 약 64%에 달했으며, 이들은 주로 주변 환경 탐색, 틈새 조사, 사물 조작에 적극적으로 동원됐다. 반면 뒷팔은 전체의 36% 사용률로 주로 문어의 이동을 돕는 역할에 집중됐다.

 

뒷팔에서는 ‘롤링(rolling)’과 ‘스틸팅(stilting)’ 동작이 특히 빈번했는데, 롤링은 팔이 바닥을 따라 컨베이어 벨트처럼 움직여 이동을 지원하는 것이며, 스틸팅은 팔을 곧게 펴 몸을 들어올려 이동이나 환경 인식에 유리한 자세를 만드는 행동이다.

 

이와 더불어, 문어는 일반 척추동물과 달리 좌우 팔에 특별한 선호 없이 ‘진정한 양손잡이’ 특성을 보였다. 두 팔이 동시에 필요한 행동에서는 좌우 대응하는 팔 쌍을 조화롭게 활용했다. 연구 저자들은 문어의 신체 구조가 양측 대칭임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문어 팔의 다양하고 복잡한 움직임이 유연한 근육과 신경계에 기반한다고 설명했다. 각 팔에는 약 100~200개의 빨판이 자리잡고 있어 섬세한 촉각과 근육 조작이 가능하며, 중심 뇌뿐만 아니라 팔 전체에 분포된 신경망이 각각 독립적이고 정교하게 기능한다. 이러한 신경 및 근육의 분산 제어는 팔들이 동시에 다양한 동작을 수행하며 다중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생물학적 발견을 넘어, 재난 구조, 수중 탐사 등 실생활에 응용 가능한 유연한 로봇 팔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 해군연구청이 일부 지원한 이 프로젝트의 공동 저자 로저 핸론 교수는 “문어의 팔처럼 높은 유연성과 촉각 능력을 갖춘 로봇 팔이 장애물을 통과해 어려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재난 현장에서 누군가에게 물품을 전달하는 등의 구조 활동에서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야생 문어의 팔 역할 분담과 진보된 신경근육 메커니즘에 관한 첫 체계적 분석은 자연환경에서의 동물 행동 이해를 넓히고, 생체 모방 로봇공학 분야에서도 큰 파장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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