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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이슈&논란] ‘에픽 퓨리’ 첫 전투기 손실…호르무즈 해협 美 A-10 워트호그 추락이 던지는 전략적 경고음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미 공군 A-10 ‘워트호그’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추락하고 F-15E가 이란 상공에서 피격된 4월 3일(현지시간)은, 이란전(작전명 ‘에픽 퓨리’) 개시 이후 미군이 처음으로 전투기 손실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날이자 전선의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 Military Times, NDTV, theaviationist, BBC, airandspaceforces에 따르면, 미 정부 관계자 2명은 단좌 공격기 A-10 썬더볼트 II가 3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추락했으며, 조종사는 구조됐다고 밝혔다. 미군은 정확한 추락 위치와 임무 성격, 피격 여부 등 세부 사항은 함구하고 있다. 이란 국영 IRIB와 준공영 통신사들은 자국 방공망이 “적 A-10을 격추해 걸프 해역에 떨어뜨렸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측은 격추·기체 결함·기상 등 원인에 대해 어떠한 확인도 내놓지 않고 있어 ‘격추설’은 아직 근거가 부족한 상태다.

 

A-10 손실 소식은 이미 확인된 F-15E 스트라이크 이글 격추와 사실상 ‘동시 이벤트’로 겹치며 충격을 키웠다. 미군 당국은 2인승 F-15E가 이란 남서부 상공에서 적대 세력에 의해 격추됐으며, 승무원 2명 중 1명은 구조돼 치료 중이고 나머지 1명에 대한 수색·구조 작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 관영 매체와 친정부 통신사들은 잔해와 사출좌석으로 추정되는 사진·영상을 연달아 내보내며, 주민들에게 “적 조종사를 발견하면 신고·인도하라”며 현상금까지 내걸었다고 전했다.

 

이번 A-10 추락은 우발 사고인지, 이란 방공망에 의한 실질적 전투 손실인지에 따라 함의가 크게 갈린다. 이란 측은 “육군 방공군의 방공 시스템이 미 A-10을 타격했다”고 구체적 표현을 쓰며 대미 억지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그간 이란이 한 달 새 최소 6차례 미군기 격추를 주장했다가 미 중부사령부(CENTCOM)에 의해 번번이 부인된 전례를 감안하면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미군이 사고조사 결과를 공개하기 전까지는 ‘자국 발표 vs 이란 선전전’ 구도 속 정보전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작전 차원에서 더 주목할 대목은, A-10이 수행해온 임무의 성격이다. 합동참모본부 의장 댄 케인 미 공군 대장은 3월 브리핑에서 A-10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고속 공격정(fast-attack craft)을 추적·격파하고 있다”며, 이란 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상선과 유조선을 위협하는 시도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와 포브스 등은 펜타곤이 중동에 전개된 A-10 전력을 대략 12대에서 추가 18대를 투입해 두 배 가까이 증강했으며, 이 가운데 일부는 이라크 내 이란 지원 민병대 기지·보급선을 타격하는 근접항공지원(CAS) 임무에도 투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저고도에서 느리게 비행하며 장갑차·소형 선박 등을 정밀 제압하는 A-10의 특성상,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좁은 해상 접근로에서의 정밀 타격에는 최적화돼 있지만, 동시에 지대공 미사일·대공포·지대공 유도 로켓에 취약하다는 구조적 약점도 크다. 이번 추락이 실제로 이란 방공망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면, 이란은 자국 연안·해협 인근까지 아우르는 다층 방공망을 통해 미국의 근접지원 플랫폼에 실질적 위협을 가할 수 있음을 입증하게 되고, 미국은 A-10 운용 고도·영역 조정, 호위 전력 증강, 스탠드오프 무기 비중 확대 등 전술 재조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에픽 퓨리’ 전황을 수치로만 보면, 이번 손실은 이미 누적된 피로도 위에 얹힌 상징적 사건이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인력데이터센터(DMDC) 기준으로, 작전 개시 이후 현재까지 미군 전사자는 13명, 부상자는 최소 365명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군사전문 매체 더 워존(The War Zone)과 Stars and Stripes가 펜타곤 사상자 데이터베이스 업데이트 내용을 인용해 전한 것이다.

 

이란 본토와 주변국을 아우르는 다중 전장 환경, 장거리 미사일·드론전, 해협·도시·산악지형이 뒤섞인 복합 작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병력과 장비의 소모가 서서히 누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공중전력만 놓고 보면, 이번 F-15E 손실은 올 3월 쿠웨이트 상공에서 발생한 ‘아군 오인 사격’ 사고와 더해지며 미 공군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3월 1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이란과의 교전 지원 임무를 수행하던 F-15E 스트라이크 이글 3대가 쿠웨이트 방공망의 오인 공격으로 격추됐으며, 탑승했던 6명의 승무원 모두 탈출해 구조됐다고 밝혀 이미 ‘에픽 퓨리’ 초기부터 공중자산 손실이 이어지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번 이란 상공 F-15E 격추는 그와는 다른, 명백한 적대 세력에 의한 전투 손실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파장은 훨씬 크다.

 

그럼에도 백악관과 펜타곤의 공식 메시지는 ‘작전 지속’에 방점이 찍혀 있다. 백악관 발표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A-10 추락과 F-15E 격추 상황을 보고받았으며, 앞서 3월 초에는 “미국의 목표가 완전히 달성될 때까지 공습은 계속될 것”이라면서도 “향후 2~3주 안에 작전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해군과 공군 지휘부는 공식 브리핑에서 ‘에픽 퓨리’의 핵심 목표로 ▲이란 정권의 해군 전력 궤멸, ▲탄도미사일 및 생산기반 제거,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기적 억지 구축 등을 거듭 강조해왔다.

 

문제는, 이번처럼 장거리 정밀타격과 제한적 지상·해상 개입 위주로 설계된 작전에서 하이엔드 전투기·공격기 손실이 현실화될수록, 미국 내 여론과 동맹국의 시각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단일 사고로 인한 사상자의 숫자가 크지 않더라도, F-15E·A-10 등 상징적인 플랫폼이 잇따라 손실될 경우 ‘비용 대비 효과’를 따지는 정치적 논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본토 상공에서의 미군기 추락·격추는, 글로벌 원유 공급선과 에너지 가격, 해상보험료, 역내 해군력 재배치까지 연쇄적인 파급효과를 야기할 수 있는 변수다.

 

이날 벌어진 A-10 추락과 F-15E 격추, 그리고 계속되는 조종사 수색·구조 작전은, ‘에픽 퓨리’가 더 이상 원거리 공습에 머무는 저위험·고효율 작전이 아니라, 상시적인 공간 전쟁과 방공망 침투, 정보전이 뒤엉킨 고위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향후 미군이 A-10과 같은 근접지원 플랫폼의 투입 방식을 어떻게 조정하고, 이란이 어느 수준까지 방공망·해상전력을 노출시키는지를 따라, 이번 전쟁의 지속 가능성과 출구 전략의 방향도 함께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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