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우주항공청이 1월 20일 ‘제1차 우주신기술’로 위성·발사체·우주 관측·탐사 분야 5개 핵심 기술을 지정하면서 한국형 ‘스페이스 디펜스 라인’의 서막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1차 공모에는 위성 22건, 발사체 11건, 우주 관측·탐사 및 기타 19건 등 총 52건이 접수됐고, 서류–현장실사–종합심사 3단계 평가를 거쳐 5건만 최종 선정됐다. 우주청은 이 제도를 「우주개발 진흥법」 제18조의7에 근거해 매년 정례화하고,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산업 생태계 육성의 전용 트랙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어떤 기술이 뽑혔나…5개 신기술 프로필
우선 위성 분야에서는 주센소허브의 ‘CMOS·CCD 융합 다중밴드 TDI(Time Delay Integration) 영상 센서’가 이름을 올렸다. 이 기술은 고해상도·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해 고속 지구관측에 최적화된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다목적·지구관측 위성의 핵심 국산 센서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같은 위성 부문에서 아이쓰리시스템의 ‘2차원 다채널 중적외선 검출기’도 신기술로 지정됐다. 미세한 온도 차이를 감지해 중적외선 영상 획득 성능을 끌어올리는 이 검출기는 국방·기상·재난 감시 등 정밀 위성 영상 서비스의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체 부문에서는 엔디티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우주발사체 추진제 탱크용 마찰교반용접(FSW) 공정 기술’이 선정됐다. 알루미늄 합금 탱크를 고강도·결함 최소화 방식으로 접합하는 이 기술은 탱크 경량화와 구조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해 한국형 발사체 경쟁력을 높일 제조기술로 꼽힌다.
우주 관측·탐사 분야에서는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가 두 자리를 차지했다. 중궤도·저궤도(MEO·LEO) 위성통신용 게이트웨이 안테나 설계·제작 기술과 저궤도 위성통신용 평면배열 안테나 설계·시험 기술이 모두 신기술로 지정돼, 차세대 우주 인터넷과 글로벌 LEO 통신망 시대의 핵심 지상 인프라를 국산 기술로 확보했다는 의미를 부여받았다.
예산·시장 수치로 본 ‘우주 신기술’ 파급력
우주청은 2025년 한 해 연구개발 사업에만 44개 세부사업, 총 8,064억원을 투입하기로 확정했으며, 이 중에는 발사체 고도화(1,478억원), 차세대 발사체 개발(1,508억원), 위성정보 빅데이터 활용, 국산 소자·부품 우주검증 지원 등 우주 신기술과 직결된 프로그램이 다수 포함돼 있다. 2026년 예산은 항공·우주·민간 생태계 육성을 포괄해 1조1,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되며, 이 가운데 2,662억원은 우주 수송능력·신기술 확보, 2,362억원은 위성 기반 통신·항법·관측 혁신에 배분될 예정이다.
국내 우주·항공 관련 산업은 아직 글로벌 비중이 1%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정부·민간 투자가 맞물리며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한 분석에서는 한국 ‘스페이스 디자인(설계)’ 시장 규모가 2025년 기준 약 127억 달러로 평가되고, 2033년까지 연평균 8.17% 성장해 238억 달러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위성 안테나 시장도 2025년 38억6,000만 달러에서 2029년 61억2,000만 달러로 연평균 1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LEO·GEO 하이브리드 안테나 기술을 가진 기업에는 중장기적 수요 확대가 뚜렷하다.
인텔리안·아이쓰리시스템·국산 부품에 주는 신호
신기술 기업으로 선정된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는 이미 글로벌 위성통신 안테나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 왔다. 2025년 3분기 기준 이 회사의 지상국·게이트웨이 안테나 매출은 4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증가했으며, 연구진은 LEO 통신망 확대에 따라 게이트웨이 안테나 수요가 구조적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고 진단한다.
인텔리안은 Eutelsat과 협력해 LEO 네트워크용 군용 휴대형(Manpack) 단말기를 개발하고, GEO·LEO 겸용 해상·지상 안테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글로벌 국방·정부 시장까지 저변을 넓히고 있다. 이번 우주청 신기술 지정으로, 이 회사의 MEO·LEO 게이트웨이와 평면 배열 안테나는 국내 공공 조달과 민간 프로젝트에서 ‘국산 레퍼런스’로 활용될 여지가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적외선 검출기를 확보한 아이쓰리시스템 역시 방산·센서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우주용 중적외선 카메라·탑재체 시장으로 외연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우주청은 신기술 제품이 정부 ‘혁신제품’으로 지정되도록 지원해 공공기관 시범구매, 수의계약 허용 등 조달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초기 레퍼런스 시장 형성에 정책적으로 힘을 실을 방침이다.
“뉴스페이스용 공급망” vs “신뢰성 검증 숙제”
우주항공청은 이번 신기술 지정으로 핵심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뉴스페이스 시대를 대비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2045년까지 세계 5대 우주강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우주환경 시험시설·위성제조혁신센터 등 인프라 구축에만 2026년까지 5,122억원을 투입하는 등 산업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돈 되는 우주항공”을 내세우는 정부 기조에 비해 기술 신뢰성·우주급 인증(스페이스 퀄리피케이션) 체계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주청이 신기술 제품화 과정에서 시험·평가 지원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힌 만큼, 향후 실제 발사·운용 프로젝트에서 이들 기술이 어느 속도로 적용되고 실패·성공 데이터를 축적하느냐가 ‘K-우주 신기술’의 진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