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가 최근 공개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중국의 오픈소스 AI 모델들이 우수한 품질 때문이 아닌 비용 부담이 적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서방 국가들이 주로 폐쇄형(closed-source) AI 모델에 투자하는 반면, 중국은 장대한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구축해 많은 국가들이 무료로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비즈니스인사이더, 마켓코리아, 블룸버그, SCMP에 따르면, 슈미트는 “미국과 서구권은 대형 AI 모델을 폐쇄형으로 운영하며 상당한 비용이 든다. 반면 중국은 최대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급하며 이들은 무료다. 자금력이 부족한 다수 국가들은 품질이 아닌 가격 때문에 중국 모델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운로드 수로 드러난 중국 AI 생태계 성장
중국 알리바바의 대표 AI 모델인 Qwen 시리즈는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Hugging Face)에서 올해 누적 다운로드 3억8530만건을 기록하며 메타의 Llama(3억4620만건)를 앞섰다. 현재 허깅페이스에서 중국산 파생 언어모델이 전체 신규 모델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메타 기반 모델은 15% 이하로 감소했다. 이는 중국 오픈소스 AI가 실사용자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 중임을 의미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 중국 AI 모델 채택 가속
비용 및 확장성 측면에서 중국 오픈소스 AI 경쟁력이 높아지며 미국 대기업들마저 중국 모델로의 의존도를 키우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브라이언 체스키 CEO는 “우리 회사는 AI 기반 고객 서비스에 알리바바 Qwen 모델을 ‘매우 우수하고, 빠르며, 저렴하다’는 이유로 크게 의존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벤처 캐피털리스트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한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 스타트업 문샷(Moonshot) AI의 Kimi K2 모델에 주요 작업을 이전했다고 밝혔다.
‘주권 AI’ 논쟁, 기술 독립성 확보 절실
세계 각국은 자국 AI 기술, 데이터,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 강화를 위해 ‘주권 AI’(Proud AI)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는 2025년 두바이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각국은 데이터와 모델 등을 자국 내에서 자체 개발해야 한다”며 “주권 AI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은 “중국이 AI 경쟁에서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중국이 미국에 ‘나노초’ 단위로 겨우 뒤처진 상태라고 평가했다. 슈미트 또한 오픈소스와 폐쇄형 소스 간 갈등이 새로운 지정학적 단층선으로 작용할 우려를 제기했다.
유럽과 미국을 비롯해 다수 국가가 규제 준수, 국가 보안, 문화적 자율성 확보 차원에서 독자 AI 생태계에 큰 투자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중국은 국가 주도형 중앙집권모델과 민간 혁신이 결합된 AI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며 글로벌 기술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릭 슈미트 전 CEO의 경고는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정치·경제·안보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무료 개방형 AI 모델이 빠르게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미국과 서구는 고가의 폐쇄형 모델에 의존하는 전략의 근본적 재검토가 요구된다. 글로벌 AI 패권 경쟁은 앞으로 ‘경제적 접근성’, ‘기술 자립’, ‘오픈소스 vs 폐쇄소스’라는 복합적 요소를 중심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