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영국 카디프 대학교 연구팀이 주도한 국제 협력 연구에서 조현병(Schizophrenia)과 연관된 8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밝혀내며 학계와 의료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Nature Communications, Crown Counseling, Market.us Media 논문을 토대로 BBC, Assam Tribune, Medical Xpress, PubMed, Social News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전 세계 2만8898명의 조현병 환자, 10만3041명의 비환자군, 3444개 관련 가족집단의 유전 정보를 비교 분석한 사상 최대 규모의 엑솜 시퀀싱(exome sequencing) 기법을 활용했다.
발견된 유전자와 연구 의의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이번 논문의 핵심은 두 개 유전자(STAG1, ZNF136)가 강력한 유전적 연관성으로 조현병 위험을 높인다는 점이다.
추가적으로 SLC6A1, KLC1, PCLO, ZMYND11, BSCL2, CGREF1 등 6개 유전자는 중간 수준의 증거로 위험 유전자군에 포함됐다. 특히 SLC6A1와 KLC1은 미스센스 변이(단백질 아미노산 서열을 변화시키는 돌연변이)를 통해서만 조현병과 직접적으로 연결된 최초의 위험 유전자로 평가받는다.
연구팀 공동저자인 소피 치크(Sophie Chick)는 "이번 결과는 세포 내 DNA 조직 변화와 뇌세포의 GABA 신경전달 과정 장애가 조현병의 주요 병리적 단초임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조현병의 세계적 현황과 발병률
조현병은 전 세계적으로 24만명 이상, 전체 인구의 약 0.32%에 영향을 미치며, 청소년 후기 혹은 성인 초기(평균 25~35세)에 주로 발병한다. 남성이 여성보다 1.4배 더 진단받으며, 환자 중 20%는 자살 시도를 경험한다. 사망률은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고, 환자의 80% 이상이 만성적으로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유된 유전적 연결과 뇌 발달 질환
이번 연구는 조현병뿐 아니라 자폐증, 뇌전증, 발달장애 등과의 유전적 연관성도 강화했다. STAG1, SLC6A1, ZMYND11, CGREF1 등 4개 유전자는 이미 타 신경발달질환과도 연결된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카디프 의과대의 연구 책임자인 엘리엇 리스(Elliott Rees) 박사는 "희귀 유전변이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제시됐지만, 그 특정 유전자 규명은 기술적 난제였다"고 설명했다.
치료 혁신과 미래 전망
유전학적 진전이 실제 치료제로 이어지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은 신규 유전자 발견이 약물 개발과 표적 치료법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 기대한다. 예를 들어, 크로마틴(chromatin) 조직의 붕괴, GABA 신호 전달 경로 이상 등이 조현병 발생기전의 열쇠임을 시사함에 따라, 환자의 생물학적 맞춤 치료와 예측·진단 정확도 개선에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재 시장 출시된 항정신병제는 주로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 병인 타깃 신약이나 표적치료제는 미개척 분야다. 최근 연구에서 확인된 '드러그어블(druggable) 유전자'의 비율이 높으며, 실제 임상에서 적용되지 않은 혁신적 타깃 후보군도 다수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글로벌 반응과 연구 확대
이번 유전자 발견 소식은 BBC, Nature, Sciencemediacentre를 비롯해 미국·유럽·아시아 권역의 주요 매체와 학술지 등에서 "정신질환 유전자 혁신의 전환점", "신경발달질환 연구의 패러다임 변화" 등으로 보도되며 수많은 국제 연구 기관이 추가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조현병 유전자 해독의 성과는 세계 정신질환 연구사(史)에 남을 '빅뱅'급 혁신으로 평가된다.
유전지식의 정밀화와 글로벌 협력은 치료 혁신의 지평을 여는 신호탄이 될 것이며, 특히 임상에서의 환자 맞춤 치료, 예측 진단 등 실질적 적용까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