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베일러 의과대학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무정자증(azoospermia)으로 진단받은 남성의 약 40%에서 생존 가능한 정자를 발견했다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무정자증은 사정액에 정자가 전혀 없다고 판단되는 상태로, 전 세계적으로 불임 남성의 10~15%에 영향을 미치며 국내외에서 약 1%의 남성에게서 발생하는 흔한 불임 원인 중 하나다. 미국 내 60만명에 달하는 가임 연령 무정자증 남성들이 이 진단을 받고 있으나, 대부분은 정자 생산 자체에 문제가 있는 비폐쇄성 무정자증(non-obstructive azoospermia)으로 알려져 있다.
Urology Times, CNN Health, People.com, The Lancet, Prolistem, Mayo Clinic에 따르면, 베일러 의대 남성 생식의학 및 외과 부문의 블레어 스톡스 교수를 중심으로 한 연구팀은 기존 수동 검사가 최대 8시간 걸리는 반면, AI 기반 고속 유세포 분석 시스템으로 밀리초 단위로 이미지를 처리해 정자를 신속히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이 시스템은 정액 샘플에서 수천 초당 이미지를 스캔하고, AI 알고리즘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희귀 정자까지 선별해내면서 진단 정확성과 검출 속도를 대폭 향상시켰다.
현재 무정자증 환자들은 주로 미세절개 고환 정자 추출술(Micro-TESE) 같은 침습적 수술법을 통해 고환에서 직접 정자를 회수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들은 국소 또는 전신 마취를 필요로 하고, 출혈, 통증, 고환 손상 등의 위험 부담이 크며 성공률도 평균 30~50%에 불과하다. 반면 AI 기술은 이러한 수술적 접근 필요성을 줄여 고통과 비용을 크게 낮추고 환자들에게 희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콜롬비아대 연구팀이 개발한 STAR(Sperm Tracking and Recovery) 시스템과 같이 수백만 장의 이미지를 AI가 빠르고 정밀하게 분석해 희귀 정자를 찾아내는 기술이 올해 초 실제 임상 성공을 거두면서, AI를 활용한 난임 치료가 현실이 되고 있다. STAR 시스템은 2일간 숙련된 기술자가 정자를 찾지 못한 샘플에서 1시간 만에 44개의 정자를 찾아내 임신에 성공한 사례도 보고됐다.
국내외 유수 의료기관과 연구진들은 AI가 정자 형태, 움직임, 생존력 등 복합적 불임 인자를 분석해 맞춤형 치료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현재는 더 많은 임상시험과 장기적 데이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베일러 의대 연구는 유세포 분석 기술과 AI 알고리즘을 결합해 불임 진단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향후 불필요한 침습적 수술을 대체하면서도 정밀한 맞춤 진단과 치료의 길을 연 계기라는 점에서 불임 분야 연구자 및 환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