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LG화학이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하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 연구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22일 발표에 따르면, 대전 기술연구원 분석연구소에 구축된 'ASL(Autonomous Smart Lab)'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료 분석 과정을 완전 자동화했다.
이번 자동화 실험실의 핵심은 연구원의 안전성과 분석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다. 고온 상태에서 고농도 산을 사용하는 위험한 분석 과정이 로봇에 의해 자동화됨으로써 연구원들의 안전이 확보되고 있다. 담당자가 분석 시료를 보관함에 넣으면 로봇이 출고부터 시료 전처리, 분석, 폐기까지의 전 과정을 수행하며, 분석 데이터는 자동으로 시스템에 입력돼 고객 요청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연구원들이 근무 시간에 맞춰 실험을 진행해야 했지만, 로봇 자동화 실험실 도입으로 24시간 365일 실험이 가능한 무제한 연구 환경이 조성됐다. 이로 인해 연구원들은 신규 분석법 개발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으며,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 경쟁에서 한 발 앞서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분석연구소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을 정밀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로봇 자동화를 통해 이러한 배터리 소재 분석의 정확성과 속도가 동시에 향상되면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이번 대전 실험실을 시작으로 마곡 R&D 캠퍼스에도 분석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I 기반의 분석 데이터 해석까지 연계한 'AX 융합 자동화 실험실'을 마련해 연구 효율성과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구 LG화학 CTO 부사장은 "분석 자동화는 단순 업무 효율화를 넘어 연구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소재 경쟁력을 선도하고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