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산타클로스는 더 이상 동화 속 인물이 아니라, 군사 레이더·위성·글로벌 소비·브랜드 마케팅·디지털 플랫폼이 모두 얽혀 있는 ‘21세기형 문화·경제 시스템’의 중심 아이콘으로 진화했다. NORAD(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의 산타 추적 서비스와 코카콜라의 광고, 1조달러에 달하는 연말 소비가 맞물리며 ‘산타의 밤’은 감성 이벤트를 넘어 세계 경제와 테크, 정치·군사가 모두 교차하는 거대한 연말 시나리오로 재구성되고 있다. NORAD 레이더에 잡힌 산타, 한반도 상공 3분 45초 NORAD는 매년 12월 24일 레이더·위성·전투기와 같은 실제 방공 감시 시스템으로 산타의 비행을 ‘추적한다’는 설정 아래 전 세계 어린이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2024년 크리스마스 이브 기준 NORAD 산타 추적 웹사이트(NORADSanta.org)는 전 세계에서 약 3,200만건의 접속을 기록했고, 콜센터 자원봉사자들은 약 38만통의 전화를 받았다. 한국 시간 기준으로 산타는 24일 오후 6시 북극을 이륙해 남태평양·뉴질랜드·호주·아시아·아프리카·서유럽·북미 순으로 도는 비행을 시작하며, 한반도 상공에는 전년 기준 밤 11시 20분~24분 사이 도착해 약 3분 45초 동안 제주에서 서울을 거쳐 한반도를 한 바퀴 돈 뒤 북한 상공을 1분가량 지나 중국 선양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설정돼 있다. NORAD는 “루돌프의 빨간 코가 미사일과 비슷한 열 신호(적외선)를 방출해 이를 위성이 포착한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아이들에게 실제 군사 감시 기술을 동화적 스토리텔링으로 전달한다. 70년 이어진 ‘오탈자 한 통’…냉전의 공포 속 탄생한 이벤트 산타 추적 이벤트의 시작은 1955년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신문에 실린 ‘산타에게 전화하기’ 백화점 광고였다. 광고에 인쇄된 전화번호가 잘못 표기되는 바람에, 아이들의 전화는 북미 방공을 담당하던 대륙방공사령부(CONAD) 작전실로 쇄도했고, 전화를 받은 해리 W. 슈프 공군 대령이 자신을 산타로 ‘연기’하면서 동심을 지켜준 것이 계기가 됐다. 이듬해부터 CONAD와 후신 NORAD는 매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의 경로를 가상 추적해 전화를 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전통을 이어왔고, 2024년 기준 이 프로그램은 69년째, NORAD 공식 팩트시트 기준으로는 6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표적인 공공 서비스형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현재 NORAD는 콜로라도주 피터슨 스페이스포스 기지에 콜센터를 설치해 약 1,000명 규모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며, 매년 13만통 이상이라는 자체 통계에서 최근에는 30만~38만통 수준으로까지 전화 문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웹·앱·AI…디지털로 확장된 ‘산타 인프라’ 과거 북미 지역 전용 무료전화(1-877-HI-NORAD)에 의존하던 산타 추적은, 최근에는 웹사이트·스마트폰 앱·소셜미디어·아마존 알렉사·온스타(OnStar)·위성 라디오(SiriusXM) 등 멀티 플랫폼으로 확장되며 ‘디지털 산타 인프라’로 진화했다. 2025년부터는 미국 외 지역 이용자를 위해 웹사이트에서 ‘무료 인터넷 전화’ 기능을 도입, 한국을 포함한 해외 이용자도 별도 국제전화 없이 브라우저에서 산타 콜센터에 바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 산타 추적 웹사이트는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포르투갈어·이탈리아어·중국어·일본어 등 9개 언어로 제공되고, 여기에 한국어가 추가되면서 한국 이용자들은 한글 화면에서 지도·애니메이션으로 산타의 궤적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NORAD 대변인단은 “매년 새로운 언어·기능을 추가하고 있으며, 서울에 산타 추적기를 설치해 서울 상공에서 산타의 활동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며 한국 시장을 향한 ‘로컬라이제이션’을 공식화했다. 전 세계 30%가 크리스마스…산타가 움직이면 경제도 움직인다 전 세계 195개국 가운데 150개국 이상이 크리스마스를 어떤 형태로든 기념하며, 기독교 인구와 문화적 수용 범위를 감안하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크리스마스를 직접적으로 혹은 문화적으로 즐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북미·서유럽·라틴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서는 인구의 70~90%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소비·가족 모임·휴가와 연결된 연례 행사로 받아들이며, 아시아에서도 한국·필리핀·일본 등 도시권을 중심으로 크리스마스가 상업·도심축제의 핵심 테마로 자리잡았다. 이런 문화적 확산은 곧 ‘산타 이코노미’로 연결된다. 미국 내에서만 겨울 홀리데이(추수감사절~크리스마스) 소비는 2024년 기준 약 9,795억~9,89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됐고, 2025년 전망치는 1조100억~1조200억 달러로 제시되면서 사상 처음 1조달러 벽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소매판매 통계에 따르면 11~12월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는 많은 국가에서 연간 소매 매출의 최대 피크로, 전 세계적으로도 ‘산타 시즌’이 가장 큰 경제 자극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된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와 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캐나다·독일·미국 등 주요국의 1인당 크리스마스·홀리데이 지출은 1,200~2,100달러 사이에 이르며, 일부 국가는 연말 지출이 연간 가계소비의 1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산타 시즌’ 의존도가 높다. 1,000명 자원봉사자·38만통 전화…‘참여형 동화’가 된 군사조직 NORAD는 평시에는 북미 상공을 드론·항공기·미사일 등 잠재적 위협으로부터 방어하는 군사 조직이지만, 크리스마스 이브 하루만큼은 어린이와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둔 ‘참여형 동화 기관’으로 변신한다. 2024년 기준 NORAD 산타 콜센터에는 최소 1,000명 규모의 자원봉사자가 편성돼 4시(현지시각)부터 22시까지 2시간 단위 교대근무를 하며, 웹·앱·SNS 문의까지 합치면 수십만 명이 이 가상의 작전에 동참하게 된다. 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는 “산타가 지금 어디쯤이에요?”, “우리 집을 찾을 수 있나요?” 같은 질문부터 “산타가 인공지능(AI)을 써서 썰매를 업그레이드했나요?” 같은 테크 질문까지 다양하다. NORAD는 공식 FAQ에서 “산타가 실제 AI를 사용하는지는 파악되지 않았다”면서도 “산타의 썰매가 매년 더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하다”는 답변으로 상상력의 여지를 남기며, “역사적 자료와 NORAD 추적 정보에 따르면 산타는 살아 있으며 사람들의 가슴속에도 존재한다”는 문장을 반복해 ‘존재 여부’에 대한 질문을 유머러스하게 처리한다. 성 니콜라스에서 코카콜라까지…‘빨간 산타’의 탄생사 오늘날 빨간 옷과 하얀 수염, 배가 나온 인자한 모습의 산타클로스는 4세기 소아시아(지금의 터키) 미라의 성 니콜라스(St. Nicholas)에서 출발해 네덜란드의 신터클라스(Sinterklaas), 영국의 파더 크리스마스(Father Christmas)를 거쳐 북미에서 통합된 결과물이다. 네덜란드 이민자들이 신세계로 가져간 신터클라스 전통은 19세기 미국에서 시(‘성 니콜라스를 위한 방문’)와 일러스트를 타고 대중화되며, 명칭도 Sinterklaas가 변형된 ‘Santa Claus’로 굳어졌다. 다만 시각적 아이콘으로서의 현대적 산타를 결정적으로 굳힌 것은 1931년 코카콜라가 광고 일러스트레이터 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에게 의뢰한 캠페인이었다. 코카콜라는 당시 “코카콜라는 여름 음료”라는 인식을 깨고 겨울에도 상쾌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 컬러(빨간색·흰색)에 맞는 푸근하고 현실적인 산타 이미지를 만들었고, 선드블롬이 1931~1964년까지 그린 일련의 산타 그림은 잡지·빌보드·포스터·달력·점포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 세계에 확산되며 오늘날 ‘빨간 산타’의 표준을 사실상 완성했다. ‘산타 랠리’와 소비 데이터…금융시장도 주목하는 산타 산타클로스는 자본시장에서도 상징적 존재다. 연말 증시가 크리스마스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을 가리키는 ‘산타 랠리(Santa Claus Rally)’는 1960년대 이후 미국 월가에서 통용돼온 용어로, 연말 소비 호조와 투자심리 개선이 결합된 계절적 현상을 설명할 때 자주 활용된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증시는 연말 변동성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산타 랠리 패턴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여전히 연말·연초 전망 기사와 리포트에서 ‘산타’는 시장 심리를 설명하는 핵심 비유로 자리잡고 있다. 산타로 구분되는 우리 인생…있다고 믿는 시기, 없다는 걸 아는 시기, 산타가 되는 시기 산타클로스는 단순한 동화 속 인물을 넘어, 우리 인생의 중요한 철학적 단서를 제공하는 존재로 해석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산타를 세 단계로 구분한다. 첫 번째는 ‘산타가 있다고 믿는 시기’—순수한 동심과 희망이 가득한 어린 시절이다. 어린이들은 산타가 실제로 존재한다고 믿으며, 착한 일을 하면 선물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시기는 인간의 본질적 순수성과 무한한 상상력을 상징한다. 어린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산타의 위치를 알려주는 것도 바로 이 시기의 동심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다. 두 번째는 ‘산타가 없다는 걸 아는 시기’—현실과 이성의 세계로 접어드는 청소년·성인기다. 산타가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세상의 이면과 복잡함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 시기가 꼭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이성을 발휘하며,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 세 번째는 ‘산타가 되는 시기’—자신이 누군가의 기적과 희망이 되는 성숙한 시기로, 산타는 단순한 인물을 넘어 인생의 전환점과 성장의 상징이 된다. 산타가 되는 시기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시기다. NORAD의 자원봉사자들이 산타 콜센터에서 아이들에게 실시간으로 응답하는 것도, 이 시기의 산타가 되는 경험을 상징한다. “산타는 어디에나 있다”…산타 스토리에 담겨진 세 가지 철학 첫째, 산타는 냉전기 핵전쟁 공포 속에서 탄생한 ‘국가 차원의 심리 치유 프로젝트’이자 지금은 소프트파워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NORAD라는 군사 조직이 어린이와 직접 통화하며 전 세계 아이들의 상상력을 관리하는 구조는, 방위·안보 시스템이 어떻게 문화·감성 마케팅과 결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둘째, 산타는 브랜드와 마케팅이 만들어낸 글로벌 공용 아이콘이다. 코카콜라가 선드블롬의 붓질을 통해 재탄생시킨 산타는 특정 기업의 광고를 넘어 전 세계 크리스마스 문화의 표준 이미지가 됐고, 이후 수십 년간 수많은 브랜드·영화·게임이 이 시각적 문법을 차용하며 ‘산타 IP 생태계’를 확대했다. 셋째, 산타는 빅데이터·위성·앱·AI까지 흡수해 진화하는 서사 플랫폼이다. NORAD의 웹·앱 조회 수, 콜센터 통계, 글로벌 소비 지출, 증시의 산타 랠리까지 종합하면, 산타는 이제 감성의 영역을 넘어 경제·기술·정치가 교차하는 연말의 거대한 ‘메타 스토리’가 돼 있다. 그리고 NORAD가 FAQ에 적어둔 문장처럼, 역사적 자료와 수많은 데이터가 말해주는 결론은 결국 하나다. “산타는 살아 있으며, 온 세상 사람들의 가슴속에 존재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편집자주> 유튜브, 인스타 등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협찬을 받지 않았다', '광고가 아니다'라는 사실을 보이기 위해 "내 돈 주고 내가 샀다"라는 뜻의 '내돈내산'이라는 말이 생겼다. 비슷한 말로 "내가 궁금해서 결국 내가 정리했다"는 의미의 '내궁내정'이라고 이 기획코너를 명명한다. 우리 일상속에서 자주 접하는 소소한 얘기거리, 궁금증, 호기심, 용어 등에 대해 정리해보는 코너를 기획했다. 최근 해외 언론과 SNS를 중심으로 "스탠포드대학이 프로그래밍 수업을 없앴다"는 소문이 확산됐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소 차이가 있다. Stanford Daily, Business Insider, Stanford University Explore Course, LinkedIn, Reddit에 따르면, 실제 스탠포드대학은 코딩 수업 자체를 폐지한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춰 교육 방향을 대대적으로 개편한 것이다. 특히, 핵심 입문 과목인 CS106A(프로그래밍 방법론)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지만,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능력이 '코드 작성'에서 'AI와의 협업, 설계, 검증' 중심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AI 시대, 코딩은 ‘인간의 언어’로 진화 2025년 11월, 스탠포드의 한 인기 컴퓨터공학 수업에서는 AI 코딩 도구(예: Cursor, Claude 등)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학생들이 코드를 직접 작성하기보다는 AI가 생성한 코드를 검증하고, 최적의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능력을 평가하고 있다.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스탠포드 연설에서도 “미래의 최고 프로그래밍 언어는 인간의 언어”라며, 자연어로 AI에게 명령을 내리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스탠포드는 2025년도에 ‘Human-Centered LLMs’(대규모 언어모델의 인간 중심적 활용)과 같은 신설 과목을 개설하며, AI와의 협업 능력, 자연어 명령어의 정교함, 설계적 사고를 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문법을 외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이디어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AI가 그 의도를 최대한 구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졌음을 보여준다. 언어의 ‘해상도’가 곧 성과다 스탠포드 교수진은 이제 학생들에게 ‘벽돌공’이 아니라 ‘건축가’가 되는 훈련을 강조한다. 예를 들어, AI에게 “멋진 웹사이트 하나 만들어줘”라는 모호한 지시를 내리면, AI는 평균적이고 무난한 결과물을 내놓는다. 반면, “UX를 고려해 미니멀리즘 스타일로, 딥 포레스트 그린 컬러를 메인으로, 반응형 웹으로”처럼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지시를 내리면, AI는 정교하고 세련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교육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AI 시대에 ‘언어의 해상도’가 곧 프로그램의 성능을 결정한다는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즉, AI가 코드를 대신 짜주더라도, 사용자의 명령어가 얼마나 정확하고 논리적인가가 성과를 좌우한다는 것이다. 국내외 교육계의 반향 이러한 스탠포드의 변화는 국내외 교육계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Business Insider는 “스탠포드의 최고 인기 컴퓨터공학 수업이 AI 코딩 도구를 적극 활용하며, 학생들에게 단순한 코딩보다는 설계, 검증, 협업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tanford Daily 역시 AI 관련 수업이 지난 10년간 3배 이상 늘었으며, 교육의 중심이 ‘AI와의 협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교육의 본질, ‘도구’가 아니라 ‘사고력’이다 스탠포드의 변화는 교육의 본질이 도구의 숙달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사고력과 설계 능력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치과의사가 핸드피스(도구)보다 진단력과 치료계획 수립 능력이 중요하듯, AI 시대의 인재도 코딩 언어보다 자신의 생각을 정교하게 표현하고 설계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극한의 환경에서도 생존하는 동물들은 수면에 대한 진화적 전략을 개발해왔다. 최근 과학자들은 ‘극한 수면(extreme sleep)’이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통해, 포식자와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휴식을 취하는 동물들의 놀라운 방법을 밝혀냈다. 일부 종들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단편적 수면 패턴으로도 생존할 수 있음이 확인됐다. 턱끈펭귄, 하루 4초 쪽잠 1만번 미세수면으로 11시간 수면 남극의 턱끈펭귄은 번식기 동안 하루에 1만번 이상의 미세수면(microsleep)을 취한다. 각 미세수면의 평균 지속시간은 4초에 불과하지만, 이 짧은 낮잠들이 쌓여 하루 11시간 이상의 총 수면 시간을 만들어낸다. 한국극지연구원 이원영 박사와 프랑스 리옹 신경과학 연구센터 폴-앙투안 리부렐 박사팀은 뇌파(EEG) 측정기를 이용해 이 사실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펭귄들은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경계를 유지하며, 위협이 다가오면 눈을 깜빡이며 초점을 되찾은 뒤 다시 미세수면에 빠진다. 뇌 활동 측정 결과, 이 짧은 낮잠 동안 서파수면(slow-wave sleep)에 도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함조, 비행 중 뇌 반구 단위 수면 큰군함조는 몇 주 동안 착륙하지 않고 비행하면서도 뇌의 한 반구씩 번갈아 쉬는 ‘단반구 수면(unihemispheric sleep)’을 통해 장애물을 피하며 잠을 잔다. 비행 중에는 하루 평균 42분만 수면을 취하지만, 육지에 돌아오면 하루 12시간 이상 자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는 생존을 위한 놀라운 적응 전략으로, 뇌의 일부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다른 부분은 잠을 자는 방식으로 위험을 최소화한다. 코끼리물범, 깊은 잠수 중 수면 북방코끼리물범은 깊은 바다에서 몇 달 동안 머무르며 하루 평균 2시간만 수면을 취한다.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제시카 켄달-바 연구팀은 이 물범들이 수백 미터까지 잠수하면서 렘(REM) 수면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잠수 중 렘수면에 돌입하면 일시적인 마비로 몸이 풀어져 아래로 소용돌이치듯 떨어지는 ‘수면 나선(sleep spiral)’ 패턴이 나타난다. 물범들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깊은 수심에서 짧은 시간만 수면을 취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미세수면의 생리학적 의미 이러한 미세수면은 단순히 짧은 휴식이 아니라, 뇌의 독성 노폐물 제거와 같은 장시간 수면의 이점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턱끈펭귄의 미세수면은 인간에게는 오히려 불리하거나 위험할 수 있지만, 극한 환경에 적응한 동물에게는 생존의 핵심 전략이 되고 있다. 극한 환경 속에서도 동물들은 수면을 위한 다양한 진화적 전략을 개발해왔다. 턱끈펭귄, 군함조, 코끼리물범 등은 포식자와 가혹한 환경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수면 패턴을 극단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처럼 생태학적 압력에 따라 수면이 얼마나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모든 종에서 수면이 필수적인 이유에 대해서도 탐구가 진행 중이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미국에서 AI 챗봇을 통한 법률 상담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사용자 대부분이 자신의 대화 내용이 법정에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Kolmogorov Law가 2025년 10월 실시한 1,000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AI 사용자의 56%가 챗봇에 법률 지침을 요청한 적이 있지만, 50%는 대화가 소환장(서브포이나)으로 법정에 제출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더욱이 67%는 AI 대화가 변호사-의뢰인 비밀특권과 동일한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믿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러한 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 법적 지뢰밭: 가벼운 대화가 법정 증거로 cslawreport, yahoo, expresslegalfunding, theguardian에 따르면, 사용자 중 34%는 이미 기밀 비즈니스 또는 개인 정보를 AI 챗봇과 공유했다는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변호사와의 상담은 변호사-의뢰인 비밀특권에 의해 보호되지만, 챗GPT 등 AI 챗봇과의 대화는 법적 증거개시 절차를 통해 열람될 수 있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이를 “현대적인 법적 함정”이라고 경고한다. 실제로 2025년 미국에서 여러 형사 사건에서 검사들이 챗GPT 대화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 사례가 확인됐다. 예를 들어, 플로리다에서는 팔리세이즈 화재와 관련된 피의자가 화재 관련 주제와 법적 결과에 대해 챗봇에 질문한 기록이 법정에 제출됐으며, 버지니아에서는 피고인이 AI 봇과 나눈 메시지가 살인의 사전 계획성을 보여준다는 검찰 주장으로 1급 살인 혐의로 25년 형을 선고받았다. 사용자 인식 격차와 행동 변화 사용자들이 위험성을 알게 되면 행동이 바뀔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눈에 띈다. 51%는 대화 내용이 소환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챗GPT 대신 인간 변호사와 상담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답했다. 76%는 AI 대화에 대한 법적 특권을 확립하기 위한 정부 규제를 지지하며, 47%는 각 대화 전에 잠재적 법적 위험에 대한 눈에 띄는 경고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2025년 9월 실시된 또 다른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3.6%는 챗GPT가 법률 또는 의료 조언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며, 28.3%만이 법률 관련 질문에 대해 챗GPT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트럼프 행정부, AI 규제 연방화 움직임 이러한 위험성과 인식 격차가 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2월 11일 AI 규제를 연방화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 명령은 주별로 시행되는 AI 관련 규제를 선점하기 위해 연방 차원의 AI 소송 태스크포스를 설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챗봇 대화에 대한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는 다루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AI 업계는 이로 인해 혁신이 촉진될 것이라 주장하지만, AI의 사회적·법적 위험에 대한 종합적 대응책은 아직 미흡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AI 상담, 편리함 뒤에 숨은 법적 리스크 빅테크분야 전문 변호사는 "AI 챗봇을 통한 법률 상담은 편리하고 접근성이 높지만, 사용자들은 대화 내용이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면서 "법적 특권이 없는 AI 대화는 기밀 정보 유출, 법적 책임 등 다양한 위험을 안고 있으며, 정부와 업계는 이에 대한 명확한 경고와 규제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KT 이사회는 16일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후보는 KT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정통 'KT맨'으로,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얻으면 공식 취임하게 된다. 이사회는 박 후보를 "KT 사업 경험과 기술 기반의 경영 역량을 바탕으로 디지털전환(DX)·기업간거래(B2B) 분야에서 성과를 거둔 인물"로 평가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적임자로 선정했다. 박윤영, KT 경력과 주요 이력 박윤영 후보는 1962년생으로, 서울대학교 토목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2년 KT에 입사했다. 이후 KT 융합기술원 미래사업개발그룹장, 기업사업컨설팅본부장, 기업사업부문장(사장) 등을 역임하며 컨버전스와 미래 사업, 기업 사업 등 B2B 분야에서 실적을 쌓았다. 이번 선정은 박 후보가 2020년과 2023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전 끝에 성공한 결과다. 해킹 사태, 수습이 최우선 과제 박 후보는 올해 8월 발생한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해킹으로 인한 무단 소액결제 사태 수습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있다. 민관합동조사단의 중간 조사 결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구글코리아가 2026년 1월 5일부로 윤구 신임 사장을 선임했다고 12일 공식 발표했다. 윤구 신임 사장은 구글코리아 광고 세일즈 부문을 총괄하며, 그의 풍부한 글로벌 기술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구글코리아의 성장 동력 가속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윤구 신임 사장의 이력과 경력 윤구 신임 사장은 미국 노터데임 대학교에서 재무학 학사 학위, 미국 아이오와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애플코리아 사장, 삼성전자 상무, 마이크로소프트(MS) 시니어 디렉터 등 글로벌 선두 IT 기업에서 20년 이상 재직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 기술 경영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미국 마케팅 솔루션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도 있으며, 게임사 크래프톤의 사외이사로도 활동했다. 구글코리아 광고 세일즈 현황과 성장 전망 구글코리아의 광고 세일즈 부문은 지난해 국내에서 약 1762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14% 성장했다. 전체 매출(3869억원) 중 광고 재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45.5%에 달한다. 구글코리아는 2024년 국내 광고 시장에서 정부 광고 수주액만 약 750억원을 기록했으며, 국내 IT업계와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국민 셰프 백종원이 방송 활동 중단 선언 후 약 6개월 만에 MBC 교양 리얼리티 프로그램 ‘남극의 셰프’로 복귀했으나, 시청률과 대중 반응 모두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11월 16일 첫 방송된 이 프로그램은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초라한 출발을 알렸다. 복귀작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동시간대 다른 프로그램 대비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온라인상에서도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다. ‘남극의 셰프’는 백종원이 배우 임수향, 채종협, 가수 수호와 함께 남극 세종과학기지에서 혹독한 환경을 버티는 월동대원들을 위해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과정을 담았다. 백종원은 “기후변화가 심각하다. 남극이 기후 변화의 시작점이다”라며 “대원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출연했다”고 복귀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제작진이 ‘남극 기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겠다’며 한국에서 별도의 식자재를 가져가지 않은 점이 온라인에서 ‘민폐’라는 비판을 받는 등 기획 방향에 대한 지적도 적지 않다. 백종원의 최근 논란이 대중 신뢰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초 ‘빽햄’ 가격 논란을 비롯해 원산지 허위 표시, 농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한국 코카-콜라는 이준엽 전 한국P&G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준엽 신임 대표는 P&G사에서 28년간 영업, 브랜드 전략,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했다. 1997년 영업을 시작으로 한국P&G에서 브랜드 전략기획과 글로벌 커스터머 팀을 이끌었으며, 이후 2006년부터는 미국, 싱가포르, 일본 등 다양한 시장에서 브랜드 전략기획과 디지털 커머스 분야의 리더를 역임했다. 2017년에는 일본P&G에서 일본 및 글로벌 이커머스 교육사업과 아시아 태평양 디지털 커머스를 맡았고, 2018년부터 최근까지 한국P&G의 영업 총괄 및 부사장으로서 주요 브랜드의 사업 운영을 이끌었다. 이준엽 신임 대표는 “한국 코카-콜라의 대표이사로 합류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 코카-콜라는 대표 브랜드인 코카-콜라를 비롯해, 스프라이트, 환타, 파워에이드, 토레타!, 조지아, 미닛메이드 등 20여 개 음료 브랜드를 국내 소비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서울 용산 골목의 한 조개구이집 창문에 “쪼 개? 아니… 조 개!”, “조개 제일”, “JUST DO EAT”이라는 손글씨 플래카드가 붙어 있다. 이 B급 감성 간판은 맞춤법과 디자인을 과감히 포기한 대신, 한글 말장난과 글로벌 슬로건 패러디로 행인을 붙잡는 ‘호객 문학’의 새로운 형식이다. “조개(貝)”와 “쪼개다”를 겹쳐 놓은 언어유희는, 힘든 시대에 지갑은 쪼개지 말고 조개나 굽자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로 읽힌다. JUST DO EAT, MZ 세대가 웃는 이유 “JUST DO EAT”은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의 유명 카피를 비틀어, 행동 촉구 대신 “먹는 행위”를 삶의 전략으로 끌어올린다. 한국 외식 소비에서 MZ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기준 전체 외식 지출의 약 36%로 추정되며, 이들 세대는 ‘웃긴 가게’, ‘인증샷 맛집’을 고르는 비율이 타 세대보다 1.5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 사진 속 가게처럼 간판 자체가 콘텐츠가 되면, 손님은 메뉴보다 먼저 카메라를 꺼내 들고 SNS에 올리며 자발적인 홍보 요원이 된다. 음식은 배를 채우고, 간판은 타임라인을 채우는 구조다. 숫자로 보는 ‘골목 B급 간판’의 힘 한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이 미술 작품은 두꺼운 물감층(임파스토)으로 구축된 보랏빛 산맥과 에메랄드색 호수, 나선형의 태양과 구름이 등장하는 추상적 산수화다. 표면이 거의 부조(레리프)에 가깝게 솟아 있어 평면 회화라기보다 소규모 설치미술처럼 빛과 그림자를 끌어들이며, 보는 위치에 따라 산의 주름과 물결이 달리 읽힌다. 전통적인 원근법 대신 색 대비와 질감의 밀도로 공간을 직조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자연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감각 데이터’로 재구성한 포스트-디지털 풍경으로 해석할 수 있다. 두꺼운 붓질의 정치학 – 임파스토가 말하는 것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산, 구름, 태양을 형성하는 과도하다 싶을 만큼 두꺼운 물감층이다. 미술 이론에서 임파스토(impasto)는 물감을 반죽처럼 두껍게 올려 붓 자국과 팔레트나이프 자국을 숨기지 않고 드러내는 기법으로, 표면의 요철이 실제 3차원 그림자를 만들며 회화의 물성(物性)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알려져 있다. 19세기 이후 빈센트 반 고흐, 렘브란트 등이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기 위해 이 기법을 적극 사용했고, 최근에는 아크릴 물감과 젤·모델링페이스트의 발달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국내 병원과 약국에는 옛날과는 다른 독창적이고 기발한 이름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단순히 의사의 이름이나 지역명을 빌리던 관행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뇌리에 남을 ‘이색 네이밍’이 자주 목격된다. 실제 수도권의 한 통증클리닉은 한글명과 영어명을 혼합해 ‘땡큐베리마취 통증의학과(THANK YOU PAIN CLINIC)’라는 센스 넘치는 간판을 내걸었다. 또, ‘강약중강약 약국’처럼 이름 자체에 웃음을 유발하는 사례도 SNS, 커뮤니티마다 화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지 ‘유머’의 수준을 넘어 실질적으로 병의원, 약국 매출 증대 효과까지 낳는다. 데일리팜 보도에 따르면, 잘 지은 약국 이름이 지역사회 내에서 인지도를 높여 매출 증가에 도움이 된다는 약국 경영자의 의견이 보도된 바 있다. 실제 약국 업계 설문조사에서도 "재미있고 기억하기 쉬운 상호가 재방문율을 높인다"는 답변이 절반을 넘어섰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의약분업 이후, ‘병원·의원 이름을 딴 약국 상호’는 금지되고 있지만, 독창적 네이밍은 규제 대상이 아니므로 순발력과 위트로 무장한 작명전쟁이 계속된다. 해외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영국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한 카페의 내부, 한쪽에서는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고, 맞은편에서는 평범하게 커피와 담소를 나누는 손님들의 모습이 펼쳐진다. 언뜻 엉뚱해 보이지만, 이 풍경은 바쁜 일상 속 유쾌한 단면을 생생히 보여준다. 카페 한켠에서는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바닥에 페인트 도구를 늘어놓은 채 묵묵히 벽을 손질한다. 그의 주변은 정돈되지 않은 채, 의자와 탁자들도 이리저리 치워진 모습이다. 반대로 맞은편에서는 비즈니스 미팅으로 보이는 중년 남성 네 명이 모여 앉아, 진지하게 서류를 확인하며 차를 마시고 있다. 공간은 하나이지만, ‘일’과 ‘쉼’이 물리적으로 동시에 얽혀 있다. 우리는 흔히 작업장과 휴식 공간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 카페는 두 영역의 경계를 의외로 부드럽게 허무는 모습이다. 한편에서는 리모델링을 위한 페인트칠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다른 한편에서는 평소처럼 삶의 대화와 만남이 이어진다. ‘불편’과 ‘평온’, ‘새로움’과 ‘익숙함’이 한 프레임에 담긴 셈이다. 이런 장면은 일상적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다층적 의미를 던진다. 누군가에겐 급박한 손길이 필요했던 페인트칠이, 다른 이에겐 일상과 비즈니스의 아늑한 쉼터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