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나는 캠핑이 두렵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캠핑을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는 두렵다. 자연이 주는 평화로움은 사랑하지만,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내게 강한 햇볕 아래 온전히 노출된다는 것은 늘 망설임을 불러온다. 불편함 때문이라기보다, 햇빛이 있는 자연을 즐기는 과정 자체가 나에게는 하나의 관문인셈이다. 그럼에도 최근 여름밤의 캠핑을 감행한 건 아이들 때문이다. 텐트에서 자고, 바깥에서 고기를 구워 먹고 싶다는 반짝이는 눈빛 앞에서 나는 도망치기 어려웠다. 부모라는 이름은 때때로 두려움을 감내하는 힘이 된다. ◆ 불편함, 그리고 예상 밖의 선물들 친척 동생네가 대형 텐트와 에어컨까지 갖춘 장비를 준비해 주었지만, 시작은 여전히 고역이었다. 땀을 흘리며 짐을 나르고 거대한 텐트의 뼈대를 세우는 동안, ‘역시 캠핑은 나랑 맞지 않아’라는 생각이 끊임없이 맴돌았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흐르자 의외의 순간이 찾아왔다. 타프 그늘 아래 앉자 38도의 폭염이 무색하게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평범한 음식이 야외에서는 별미가 되었다. 늘 손에서 놓지 않던 스마트폰 대신 웃음과 대화가 공간을 채웠다. 불편함이 오히려 선물을 만든 셈이다. 이 과정에서 가족들은 든든한
상반기 상업부동산 시장은 디지털 코드처럼 명확한 이분법을 보여준다. 선택받는 자산은 '1'이 되어 날개를 달고, 그렇지 못한 것은 '0'이 되어 시장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물류센터 시장의 'Code Red'와 오피스 시장의 '선별적 회복'이라는 두 키워드는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상업부동산 전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패러다임 전환의 단면이다. '부동산은 부동산'이라는 뭉뚱그린 접근으로는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물류센터: 'Code Red'가 던진 경고의 메시지 알스퀘어 2025년 상반기 물류센터 마켓리포트 타이틀이 'Code Red'인 이유는 명확하다. 신규 공급량은 전기 대비 74% 급감해 약 16만 평 규모에 그쳤다. 2023년 상반기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단순한 시장 침체가 아닌 구조적 전환기의 신호탄이다. 권역별 데이터는 뚜렷하다. 서북권은 전기 대비 90% 이상 공급량이 줄었고, 중앙권은 3개 반기 연속 공급이 전무하다. 이는 수도권 외곽 지역조차 공급 타이밍을 조절하거나 개발을 유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의 어려움, 공사비 상승, 수요 불확실성 증대가 복합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가 주어지고, 낯선 미션이 떨어질 때 우리는 가장 먼저 부담감이라는 녀석과 마주하게 됩니다. ‘이직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런 걸 시키지?’ ‘궁금한 게 산더미인데 물어봐도 될까?’ ‘괜히 물었다가 이것도 모르냐는 소리 들으면 어쩌지?’ 익숙하지 않은 동료들, 다른 업무 환경, 처음 접하는 사내 시스템…. 심지어 이메일 한 통 쓰는 것도 서툰 상황에서, 입사 한 달도 채 안 된 이직자에게 업무가 주어지는 현실. 사실 이직은 대부분 기존 경력을 기반으로 하지만, 막상 새로운 조직에서는 신입과 다를 바 없습니다. 그러나 조직은 이들을 곧바로 숙련된 전문가로 기대합니다. 물론 ‘허니문 기간’이라는 말처럼 초반에는 서툰 부분을 이해해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먼저 그 관용을 기대하기보다, 스스로 배움의 자세를 유지하는 편이 훨씬 건강합니다. ◆ 코칭에서의 ‘What else’ 질문 기법 “말씀해주신 것 외에 또 다른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뭐라도 좋습니다. 하나만 더 말씀해주시겠어요?” “끝으로 한 번만 더 짚어보실래요?” 겉으로는 다소 집요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질문은 고객의 창의적 사고와 실행을 자극하는 강력한 코칭 기법입니다. ◆ 이직자에게 필
2025년 세계 경제의 주요 키워드라 한다면 단연코 “관세” 일 것이다. 힘 있는 자로 대변되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비상식적 관세 폭탄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데, 여기서 각국의 대응이 참 다채롭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채는 초코파이 식 대응으로 깜짝 선물까지 준비했던 일본, 네가 먼저 다가와 주길 은근히 기다리지만 절대 먼저 손 내밀지 않는 도도한 중국, 손은 내밀었지만 받아주지 않자 질투심 유발 전략으로 돌아선 인도 등 저마다의 전략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을 알아 달라고 하소연하며 서로 맞춰 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 삶 속의 인간 관계와 닮아 있다. ◆ 관계의 상호 관세 국가별 수출입 품목은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결정된다. 사람 간의 만남에 있어서도 역시 다양한 목적에 따라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거나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소통하게 된다. 이러한 관계에 있어서도 흑자와 적자가 존재하는데, 늘 도움만 받는 고마운 사람이 있는 반면 자기가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얌체 같은 사람도 있다. 그렇게 관계가 지속되다 보면 서로의 마음속에는 자연스레 “상호 관세”가 합의된다. 얼
◆ 지속가능한 나를 위한 안내서가 있나요? 스트레스가 가득한 날 반신욕은 내게 주는 작은 사치다. 그러다 문득 욕조에 가득 담긴 물이 나에게는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는 소중한 시간이지만, 지구 반대편 누군가에게는 생명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입사 첫날, 종이컵이 없어 이웃 팀에서 빌려 다녔던 기억도 떠올랐다. ESG경영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회사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가 내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다. 완벽한 실천은 불가해도 텀블러를 두고 온 날이면 하루 종일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지속가능성은 과연 기업만의 숙제일까? 번아웃으로 쓰러져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시대, 오히려 개인에게 더 절실한 화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기업의 언어(ESG경영)를 살짝 빌려서, '지속가능한 나'를 돌아보기 위한 세 가지 이야기와 코칭 질문을 생각해 보려 한다. ◆ E (Environmental): 나를 위한 환경은 건강한가? 기업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Value Chain의 전 과정을 점검하듯, 나 또한 내 주변의 환경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내 방의 정리 상태,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 적절한 운동, 마
지구는 끓고, 도시는 불길의 한가운데 서 있다. 우리는 거대한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미궁 속에 갇혀 스스로를 옥죄고 있다. 지구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70%를 뿜어낸다. 그중 건물은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쯤 되면 도시는 환경 파괴의 주범이다. 절망적인 그림 속에서 희망의 씨앗을 발견했다. 부동산과 기술의 만남, 프롭테크다. 똑똑한 손길이 오래된 건물을 깨우고, 거대한 도시를 숨결로 채우는 마법 같은 이야기다. 탄소중립 도시는 막연한 꿈이 아니다. 프롭테크라는 지팡이가 있다면 눈앞의 현실이 된다. 숨 쉬지 않던 건물이 깨어나는 순간: 데이터 기반 에너지 혁명 콘크리트 숲을 이루는 건물들. 이들이 온종일 내뿜는 열기는 거대한 용광로 같다. 냉난방과 조명에 막대한 에너지를 낭비하며 탄소를 쏟아내던 과거의 건물들은 '에너지 먹는 하마'다. 하지만 프롭테크는 여기에 기발한 해법을 제시한다.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관리다. 건물 곳곳에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스마트 계량기가 실핏줄처럼 깔리고, 에너지 사용 데이터를 모아 '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 시스템에 보낸다. 홍콩의 한 부동산 기업은 AI를
‘에고(ego)’는 프로이트 심리학에서의 자아이자, 사전적 의미로는 나·자존심·자기중심적 태도를 뜻합니다. 인간은 남을 배려하는 듯 살아가지만, 결국 가장 중시하는 건 ‘나’라는 사실을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수도자들이 끊임없이 자신을 내려놓고 절대자에 귀의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이 곧 에고를 비우려는 수련의 연속임을 실감합니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 역시 그 ‘에고’를 줄여내려 노력해야 합니다. 커리어코칭 관점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돌이켜보면 ‘조금만 내 주장에 매몰되지 않았다면…’, ‘조직을 더 챙겼다면…’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 없는 마음, 무심의 태도 욕망이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내려놓으려 애쓰는 태도, 다시 말해 ‘없는 마음’을 갖는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더 유연하게 적응하고 더 많은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치 역시 고객과의 대화에서 ‘나’의 주관이 아닌 파트너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그럴 때 고객은 코치를 ‘내 편’이라 느끼고 깊은 신뢰를 보내게 됩니다. ◆ ‘나’보다 ‘조직 안의 나’로 살기 이직은 단순한 소속 변화가 아닙니다. 새로운 조직 속에서 나 자신을 재정립
얼마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제롬 파월” 의장의 잭슨 홀 연설이 있었다. 글로벌 관세 이슈와 더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위험 및 고용 수치의 불안정성 등 혼란의 시국에 맞선 연준의 금리인하 방향성이 결정되는 중요한 자리였고, 전세계가 그의 입을 주목하고 있었다. 파월의장은 공식적인 연설의 시작을 위해 단상에 올랐고 프롬프트는 돌아가기 시작했다. 침울한 표정으로 단상에 선 그는 몇 십 초 동안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을 이어갔고, 장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 얼마나 흘렀을까? 갑자기 객석 제일 앞에 앉아있었던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가 박수를 치기 시작했다. 박수를 치던 그녀는 벌떡 일어나 기립박수를 이어갔고, 이것이 파도처럼 번져200명 가까이 되는 모든 참석자들이 1분 동안 응원과 환호를 보낸 후 에야 공식 연설이 시작되었다. ◆ 침묵의 의미 흔히 침묵은 “모르겠다는 의사 표시” 이거나 “말을 아끼고 수용하겠다” 라는 의미로 쓰이곤 하지만 의외로 이보다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위의 파월 의장의 경우, 현재의 트럼프 정권의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무언의 시위”일 수도 있고, 현재의
◆ 코칭은 ‘뜬구름’ 같았던 그때 2015년, 처음 코칭을 공부했을 때만 해도 솔직히 실효성에 대해 믿음이 가지 않았다. 리더가 되기 위한 준비 중이었던 터라 '성과'라는 목표가 눈앞에 있었고, 후배와 차분히 대화하며 질문을 던지는 일의 방식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지금 당장 처리할 일도 산더미인데, 질문할 시간이 어디 있어. 그냥 내가 답을 주고 빨리 끝내는 게 더 효율적이지." 그때의 나는 코칭을 이상적인 이론이자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로 여겼다. ◆ 리더를 붙잡는 건 두려움이다 팀원이 "이번엔 기존 방식 대신 A라는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해 보면 어떨까요?"라고 제안했을 때, 많은 리더들이 본능적으로 말한다. "전에 비슷한 거 해봤는데 비효율적이었어. 그냥 하던 대로 하자." 겉으로는 경험에서 나온 지혜 같지만, 그 안엔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조직 전체를 움직일 자신이 없고, 실패했을 때 홀로 감당해야 하는 책임이 두려워서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나이가 들수록 높은 자리에 올라갈수록 안전한 과거의 경험 뒤에 몸을 숨기곤 한다. 이럴 때 아래와 같은 코칭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왜 A 방법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해? 이 과제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어떤 건물은 입주율 50%도 채우지 못해 관리비를 감당하지 못하고, 어떤 빌딩은 0.1% 공실률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다. 같은 시장, 같은 시기에 벌어지는 극과 극의 현실이다. 알스퀘어 RA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상업용 부동산 상반기 10대 키워드'는 이런 복잡한 현실을 'PROPERTIES' 10개 단어로 해부해 담았다. 그 데이터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고금리 충격이 휩쓸고 간 뒤, 우리 상업용 부동산은 전혀 다른 룰의 게임을 시작했다. 승자와 패자가 칼같이 갈리는 선별의 시대다. 과거의 공식은 무효가 됐고, 새로운 법칙을 먼저 간파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그렇다면 그 법칙은 무엇인가. 데이터가 예고하는 2025년 하반기, 과연 어떤 일들이 벌어질 것인가. 위기 신호등은 여전히 깜박이고 있다 현실을 직시해보자. 일부 부문은 구조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식산업센터다. 알스퀘어 RA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전국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량이 직전 분기 대비 43.2% 급감했다. 거래금액은 44.8% 감소해 사실상 반토막 났다. 2020~2021년 저금리 기조 속에서 대체 투자처로 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