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차게 새벽에 일어나 힘찬 런닝으로 아침을 열었던 사람들이 어느 순간 이 루틴을 부담으로 여깁니다.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손들고 프로젝트에 가담하고 그랬던 친구들이 점점 의기소침해 집니다.
그렇게 좋아했던 것, 좋던 사람들이 이제는 보기 싫거나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그렇습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즐기던 것들이 점점 의무감으로 그리고 압박감으로 다가올 때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순간이 바로 ‘무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그저 익숙해져 지겹고 흥미를 잃은 ‘매너리즘’이라고 보기엔 다른 상황이며, 지칠대로 지쳐 궤도를 벗어나기 직전의 심신상태인 ‘번아웃’과도 다릅니다. ‘무심’이란 이런 심적 고통과 상황 역시 즐길 수 있는 여유이며, 한발 더 내딛기 위한 잠시 ‘멈춤’이라 볼 수 있지요.
그래서 그저 참고 견디거나, 시간을 때우거나, 무슨 요행을 바란다는 것과 확연히 다르며, 그렇기에 ‘무심’은 기존과는 다른 정신임을 강조 드립니다. 일부러가 아닌 자연스럽게 나만의 시간을 보내며, 의미를 부여하고 개선시키려는 작은 마음가짐이 바로 ‘무심’ 입니다.
도인이냐구요? 신선이냐구요?
아닙니다! 40대 후반의 미생이며 이런 꼴 저런 꼴 다 겪고, 직접 아파하다 몸소 깨달은 스스로 깨우치고 있는 ‘무심선생’ 입니다.
저도 처음엔 말장난처럼 여겼고, 명상과 다르지 않다고 봤는데 잘 생각해보니 ‘무심’은 정말 소박하나 풍성한 내안의 공간을 채우는 꼭 필요한 목소리 입니다.
일전 언급했던 ‘피하라’와 상충하지 않냐며 모순이라 보실 수도 있는데 ‘즐기라’에 가까운 여유라는 미학임을 또 한번 꼬집어 봅니다.
보통 아름다운 그림이라 불리는 작품들은 캔버스를 꽉 채웠기 보다는 비어있는 여백이 많습니다. 오히려 그 여백이 아이러니하게도 채워주는 효과도 크답니다.(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