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역대 최장의 열대야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외 해변에는 8월의 마지막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여름의 바닷가는 시원한 파랑을 품은 다양한 색감을 보는 것 만으로도 뜨거운 더위를 날려버릴 수 있게 하는 힘이 있다.
바다를 보면 해방감과 자유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파란색의 상징적 의미에 자유의 의미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바다색이라고 파랑 한 가지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다. 수심과 햇볕, 온도, 주변 공간과의 배색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푸른 바다는 초록빛 파랑부터 검정에 가까운 파랑까지 여러 가지 파랑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이탈리아의 카프리 섬은 아름다운 바다색과 풍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전망대 위의 몬테솔라로 정원에서 1인용 곤돌라를 타고 갈 때 발 아래로 보이는 이국적인 풍경과 바다의 색채는 해방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노랑과 파랑은 서로 보색관계에 있는 색상인데, 곤돌라의 노란색과 바다의 파란색이 서로 대비를 이루어 강렬한 분위기를 주고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여느 바다가 그러하듯 바다는 하나의 색상으로 이루어져있지 않다. 카프리 섬도 다양한 파랑의 조화로 아름다운 곳인데 해안 근교에서는 초록빛이 감도는 파랑이 보이며 해안에서 멀어지면 딥톤(deep tone)의 파랑이 보여 바다의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
카프리 섬의 또 다른 유명 관광지인 ‘푸른 동굴’은 또 다른 파란색을 선사해준다. 햇빛이 바다 속을 투과하며 파란색이 반사되어 동굴 안을 비추는 데에서 ‘푸른 동굴’ 이라는 이름이 유래하였는데, 동굴 밖에서는 셀룰리안 블루에 가까운 바다색이 동굴 안에서는 에메랄드 그린으로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과거 로마 황제들이 여름철 휴양지로 즐겨 찾던 카프리 섬이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데에는 섬이 선사하는 청량하면서도 다양한 스펙트럼의 블루가 한몫 하지 않았을까. 무더위로 잠 못 이루는 요즘, 시원한 바닷가에서 마지막 여름, 그리고 숨겨진 색깔의 의미를 찾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