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커피공화국으로 자리잡은 한국은 전국 어디를 가나 커피 프랜차이즈가 눈에 띈다.
언제부터인가 식후 반드시 마셔야 하는, 들러야 하는 장소로 커피숍이 소비자들에게 인식됐다. 결국 초고가, 고가, 중저가,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난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가장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를 2000원 이하로 판매하는 브랜드를 저가 커피로 본다.
해당업종이 현재 뜨겁다는 방증이 바로 탑모델 기용이다. 현재 가장 핫한 연예인을 모델로 쓴다면 그 업종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메가커피는 손흥민 선수, 컴포즈커피는 BTS 멤버 뷔, 더벤티는 덱스, 매머드커피는 유튜버 ‘다나카(개그맨 김경욱)’를 모델로 내세웠다.
NH농협카드가 국내 8개 커피 전문점 브랜드를 저가 커피(메가커피·컴포즈커피·빽다방·매머드커피)와 그 외(스타벅스·할리스커피·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로 나눠 분석한 결과, 2023년 매출액 기준 저가 커피는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하지만 그 외 4개 브랜드 가맹점은 9% 성장에 그쳤다.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커피 프랜차이즈 이용률은 2022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4% 감소했다. 고물가, 원자재인상등으로 외식비 부담이 높아지자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도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용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국제 커피 원두 가격도 4년 사이 최대 세 배 올랐다.
국내 커피브랜드들의 순위를 매출로 매겨보고, 그외 영업이익, 가맹점 숫자까지 알아봤다.
매출 순위는 스타벅스>투썸>메가커피>이디야>폴바셋>커피빈>할리스>엔제리너스>더벤티>컴포즈커피>매머드>탐앤탐스 순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순위는 스타벅스>메가커피>컴포즈커피>투썸>더벤티 순으로 조사됐다. 영업이익 TOP5에 저가커피 브랜드가 3곳이나 포함됐다.
특히 영업이익률로 알아본 알짜기업은 저가커피들이 독식했다. 1위는 영업이익률이 무려 41.3%인 컴포즈커피, 2위는 18.8%의 메가커피, 3위는 14.6% 더벤티가 차지했다. 그뒤를 이어 4위~6위는 할리스(6.26%), 투썸(5.4%), 스타벅스(4.8%)로 나타났다. 7위~9위는 폴바셋(4.6%), 이디야(2.98%), 커피빈(0.95%)로 파악됐다.
가맹점, 매장수 TOP5는 메가커피 3038개, 이디야 3019개, 컴포즈커피 2500개, 스타벅스 1893개, 투썸 1640개로 조사됐다. 6위~10위는 빽다방 1514개, 더벤티 1360개, 매머드커피 632개, 할리스 530개, 엔제리너스로 나타났다.
우선 부동의 1위는 스타벅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2조9295억원, 영업이익 1398억원을 올려 1년 전보다 매출 12.9%, 영업이익은 14.2% 증가했다. 계산할때마다 줄서서 기다려야 하는 상황을 보면, 거뜬히 3조클럽 진입은 명약관화였다. 하지만 영업이익률 4.8%가 보여주듯 수익성을 비롯해 내실은 내림막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던 2020년(8.5%)과 2021년(10.0%)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스타벅스의 매장수는 1893개다.
이마트는 2021년 미국 본사가 보유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일부(17.5%)를 4700억원에 매입, 67.5%로 늘었다. 나머지 지분(32.5%)은 싱가포르투자청이 8100억원에 매입했다. 싱가포르투자청이 이마트의 재무적 투자자(FI)로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같이 매입한 후 스타벅스코리아 회사 이름을 에스씨케이컴퍼니로 바꿨다.
특히 에스씨케이컴퍼니는 2023년 배당으로 1062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배당액은 역대 최대다. 2022년 배당액(886억원)에 비해 20% 증가했다. 지난해 배당은 순이익(1175억원)의 90.4%를 기록했다.
2위는 투썸플레이스로 지난해 매출이 4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1% 뛰었고, 영업이익도 261억원으로 19.3% 증가했다. 지난해 취임한 문영주 대표의 특화 매장과 이색 메뉴 강화 전략이 시장에서 통한 것으로 분석한다. 그 결과 매출증가율보다 높은 이익 성장을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 영업이익률은 5.4%로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기준 투썸 매장수는 1640개다.
현재 투썸플레이스의 지분 100% 주주는 글로벌 사모투자펀드운용사 칼라일그룹의 특수목적법인(SPC) 트리니티홀딩스(Trinity Holdings, L.P)다. 주당 유상소각 대금과 트리니티홀딩스가 유상감자를 통해 회수한 자금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투썸플레이스는 2021년 칼라일그룹에 인수돼 올해 인수 4년차를 맞았다.
3위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메가MGC커피(메가커피)다. 저가커피면서 국내 커피브랜드 매출기준 TOP3에 올랐다. 2015년 홍대점의 문을 열며 시작한 메가커피는 지난 5일 기준 점포 수를 3038호점까지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금융시스템에 따르면, 메가커피 운영사 앤하우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684억원으로 1년 전(1748억원)보다 110.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10억원에서 694억원으로 124.1%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8.8%에 달한다.
앤하우스는 지난해 502억원을 배당했는데, 당기순이익 564억원의 89%를 배당에 사용했다. 메가커피가 최근 3년간 배당금은 무려 1240억원에 달한다. 앤하우스의 배당금은 우윤파트너스와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나눠 가졌다. 우윤파트너스는 김대영 메가커피 대표와 부인인 나현진 씨가 지분 99%를 보유한 회사다. 나머지 1%를 보유한 한다자산운용 역시 나 씨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다. 사실상 김 대표 부부가 배당금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셈이다.
2021년 김 대표의 우윤파트너스가 앤하우스를 인수한 후 앤하우스의 배당성향은 급격히 상승했다. 김 대표와 나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상장사 보라티알이 프리미어파트너스와 특수목적회사(SPC)인 엠지씨홀딩스를 통해 1400억원에 메가커피를 인수한 후, 앤하우스는 3년간 1240억원을 배당하며 투자금을 빠르게 회수했다.
4위는 중저가커피의 시초 격이자 토종의 자존심인 이디야가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이 실적 공개 이래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2023년 매출액은 2756억원으로 전년(2778억원) 대비 0.8% 줄어들었다. 감소 폭은 미비하지만, 그동안 매출이 꾸준히 늘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추락이다. 그만큼 저가커피 브랜드들이 치고올라왔다는 것을 입증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역시 전년 100억원에서 지난해 82억원으로 18% 줄었다. 이디야의 2022년 기준 전체매장수는 3019개다. 이디야의 신규 매장 출점 수는 2021년 218개에서 2022년 196개로 10.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계약 해지는 88개에서 196개로 122.7% 급증했다.
이디야의 지분구조는 문창기 회장(67%)과 자녀 문승환(6%), 문지환(2%) 등 회장 일가가 75%가량을 보유중이다. 나머지 25%는 김선우 이디야 상임고문이 보유하고 있다. 배당으로 지난해 34억원을 지급했는데, 지분 75%를 보유한 문창기 회장 일가가 22.5억원을, 김선우 고문이 8.5억원을 가져갔다.
5위는 폴 바셋이 차지했다. 폴바셋은 매일유업의 자회사 엠즈씨드가 운영중이다. 매일홀딩스가 엠즈씨드의 지분 92.6%를 보유중이다. 2023년 매출액은 전년비 31.7% 증가한 191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비 39.9% 감소한 89억원을 기록했다.
엠즈씨드는 올해 4월 회사 대표이사로 권익범 전 이디야커피 대표(GS리테일(GS25) MD본부장과 파르나스호텔 대표도 역임)를 선임했다. 폴바셋 매장 수는 총 143개며 이중 DT 매장이 28개다. 폴바셋 매장 수는 1년여 만에 2배 증가했다. 매장수는 많지 않지만, 핫플에 위치해있고,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이미지로 마니아층이 두텁다는 평이다.
6위는 커피빈코리아로 나타났다. 커피빈코리아도 지난해 매출액은 1580억원으로 전년(1535억원) 대비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억원에 그쳐 1년 전(25억원)보다 38.1% 큰 폭으로 줄었다.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모양새로 점점 한국에서의 입지도 좁아지는 형국이다. 지난 2020년 1269억원, 2021년 1359억원, 2022년 1535억원, 2023년 1580억원으로 외형은 지속성장하고 있지만, 영업손실을 내는 등 수익성이 불안정하다.
매장 수도 점차 줄어들어 2022년 기준 238개로 꾸준히 내리막길을 보이고 있다. 현재 커피빈 지분은 박상배 전 대표가 82.2%를 보유 중이다. 현재 감종철 대표가 회사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커피빈이 커피공화국 한국에서 올해 수익성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재 건물인도와 관련해 피고로 2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7위는 할리스를 운영하는 KG할리스에프앤비가 차지했다. 지난해 매출액 1437억원, 영업이익 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5.7%, 5.4% 늘었지만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매출 1649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에는 미치지 못했다. 매장수는 23년 6월 현재 530개다.
KG할리스에프앤비는 11건의 소송도 진행중이다. 회사가 원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임대계약 종료에 따른 보증금반환청구소송 등 4건이며, 피고로 계류중인 소송사건은 7건이다.
8위는 롯데지알에스(롯데GRS)에서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커피다. 롯데GRS의 지난해 매출은 92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8.3% 늘었고, 영업이익은 2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배가량 성장하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2022년 매출 7815억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탈출에 성공하며 코로나의 위기를 극복했다.
롯데GRS는 롯데리아, 엔제리너스 커피, 크리스피크림 도넛 등 프랜차이즈 사업과 컨세션 사업을 운영중인데, 전체 매출에서 80%가량이 롯데리아에서, 엔제리너스 커피는 대략 10%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매출 9242억원의 10%면 924억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엔제리너스만의 영업이익은 공개가 안돼 파악하지 못했다. 매장수는 6월 현재 350개 정도다. 엔제리너스는 한 때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에서 매장 수 5위 안에 들 정도로 많은 매장을 보유했었다. 가장 많았을 때의 매장수는 998개로 현재는 1/3수준으로 줄었다.
9위는 더벤티를 운영하는 에스앤씨세인로 나타났다. 지난해 매출액 919억원, 영업이익 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8%, 74.0% 증가했다. 2021년(554억원)과 2022년(787억원)에 이어 가파른 우상향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매장수는 1360개에 달한다. 2021년 말(756개점)과 비교하면 3년도 채 안되어 점포 수를 두 배 가까이 늘렸다.
계류중인 소송사건이 1건있다. 지난해 4억4500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10위는 컴포즈커피로 지난해 매출액이 8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5% 늘었고, 영업이익은 367억원으로 47%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41.3%에 달했다. 2014년 1호점을 연 컴포즈커피는 지난 3월 10년 만에 2500호점을 돌파했다. 컴포즈커피의 대표이사는 김진성 사장이며 최대주주는 지분율 100%의 양재석 회장이다.
매머드익스프레스 2023년 본사 매출은 2021년 315억원에서 2년새 2배이상 성장한 668억원으로 늘었다. 매장수도 같은 기간 297개에서 지난해 632개로 2배이상 늘었다.
이외에 1세대 커피전문점인 탐앤탐스는 적자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2020년 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4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도 전년 대비 3.4% 감소한 421억원, 영업손실 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저가 커피 원조’ 격이라 할 수 있는 빽다방도 여전히 성장세다. 빽다방 점포 수는 2022년 말 1231개에서 2024년 3월 말 기준 1514개로 1년 새 283개가 늘었다. 벌써 20년이 된 브랜드지만 저가 커피 열풍에 힘입어 창업 수요가 꾸준하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4107억원의 매출과 25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더본코리아는 1994년 백종원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백 대표는 76.69% 지분을 보유하며 최대주주로 있다. 홍콩반점, 한신포차, 빽다방 등 20여개 프랜차이즈 브랜드 2700여개의 매장을 운영중이다. 감사보고서에 프랜차이즈 브랜드별로 매출과 영업이익을 밝히지 않아 빽다방의 정확한 재무실적은 파악이 불가능하다.
커피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저가 커피(메가커피·컴포즈커피·더벤티·빽다방·매머드커피)와 고가 커피(스타벅스·투썸·폴 바셋·엔제리너스·할리스)로 양분돼 있지만 생존을 위한 경쟁은 치열하다"면서 "커피의 퀄러티는 이미 평준화된 상태로 결국 커피전문점 정체성과 브랜딩이 성패를 좌우하는 성숙기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