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십수년 전 일입니다. 당시 담당 임원께서 절 찾으시더니 소위 수명업무, 바로 윗선의 미션을 하나 주셨습니다. 웬만하면 직속 상관의 직접 오더고, 잘 해내면 저도 돋보일 것이 분명 했으며, 반드시 해야 하는 must업무라 살짝 아니 많이 고민은 됐는데…
이내 제 입은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던 것입니다!!
”버겁습니다!“ (임원 왈) ”뭐라고?“ (저는 재차 왈) ” 버.겁.습.니.다….”
그 분도 어이가 없었던지 약간 썩소를 지으셨고, 그럼에도 어쩌겠냐며 절 타이르시고 수일 후 전 소리/소문없이 베트남 출장을 나가 멋드러지게까진 아니지만 임무완수 후 돌아왔지요.
수일 지나 이 에피소드는 가볍게 알음알음 회자가 됐고 제 별명이 한때 ‘버거’였지요.
여러분, 버겁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심리적 공간에서 차지하는 무게는 얼마일까요?
저는 일부러 국어사전이나 포털 검색을 안해봤습니다. 그저 ‘버거움’이란 세 글자가 주는 포만감이 더욱 크게 다가왔고 이 단어는 굳이 정의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무심’을 장착하고,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사이 바로 이 녀석(버거움)이 올 것입니다.
상세히 묘사하고 설명하긴 쉽지 않은데 가슴 한 켠이 묘하게 무겁고, 그 마음으로 불편하고, 해소가 안되면 스트레스를 넘어 번뇌의 늪으로 빠지기도 합니다.
빠져나올려고 노력할수록,
모면하려고 도망갈수록,
해결하려고 고민할수록,
‘버.거.움’의 수렁에 깊숙히 한 발 더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럴경우) 그냥 인정하십시오. 버겁다고 속으로 외치고 나만 그런게 아니고 누구나 버거울 수 있으니 내 잘못이 아니라고 치부하십시오. 그리고 누누히 말씀 드린 것처럼 우리만의 해법으로 직면한 방정식을 풀어가면 됩니다. (*정 안되면 아시죠? 피하시구요~)
오늘 점심, 뭐 먹을까 고민되신다면…오늘의 소재와 일맥상통하는 ‘햄.버.거’ 한 끼 어떨까요?
이렇게 오늘 칼럼의 소재, ‘버거움’이 나왔답니다
비가 옵니다. 그래도 버거움을 날리며 마음만은 맑은 하루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