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를 보고 역시 거장이라 칭송되는 이유가 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저는 놀란표 영화 중 <다크나이트>를 최고라고 생각하는 무비학도입니다.
선과 악 그리고 이를 둘러싼 배트맨과 조커의 숨막히는 대결은 정말 언제봐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표방하는 ‘철학’이 담긴 이른바 ‘필로버스터’의 최고봉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darkness, 한마디로 정의하면 ‘어둠’이겠죠. ‘악’과 일맥상통하는 듯 하나 조금 다른 의미고, 밝음으로 상징되는 긍정과 낙천이 아닌 부정과 염세라고 부를 것입니다.
주변 암으로 고생하는 환우들을 보면 막상 그 부위는 수술도 잘 마쳤고 제거까지 했지만, 다른 곳으로 전이돼서 더욱 고생하는 형국을 보셨을 듯 합니다.
무심이란 자체가 마음을 비워야 함이며 차지하려는 불필요한 생각을 날려야 하는데 가끔 주변 ‘암’의 세력이 유혹하고, 동조시키고, 부추김에 따라 힘들어 질 수 있습니다.
듣고보면 맞는 말 같고….
약간은 동병상련의 기운이며….
응원과 동참도 있기에….
하지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아닌 <1보 전진을 가장한 2보 후퇴>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다크’ 입니다.
커피와 초콜렛이야 다크한게 좋고 때론 이 다크한 모습이 시크에 가깝겠지만,
한 순간이 아닌 지속적인 다크한 모습을 보이고, 이 악의 무리가 전해준 기운을 널리 퍼뜨리려는 존재를 본다면 어렵겠지만 손절하십시오.
왜냐구요?
암세포의 전이처럼 소리없이 나도 모르게 급속도로 바로 내 안에서 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도 않기에 티도 안나며 어딘지도 모르지만 우리 맘 어딘가에 깊숙한 공간으로 자리잡게 될 수 있습니다.
가을을 느끼는 고독함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당당함도, 멋짐을 뿜뿜 내뿜는 아우라도 아닌 것이 바로 ‘다크’라는 것을 꼭 기억하십시오. (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