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잊을 수 있다는 것 2)잊혀 진다는 것 3)잊어야 한다는 것…. 이 중 뭐가 가장 힘들까요?
우선 잊을 수 있음은 본인의 의지가 투영되어 어느정도 조절이 가능하단 이야기일테고, 잊혀 진다는 것은 내 뜻과는 별개로 시간이 흘러야 한다는 물리력을 내포하며 좀 걸리는 상황일꺼며, 잊어야 한다는 것은 의지치는 물론 must의 관점이니 아마도 이게 가장 어려울 꺼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억력이 좋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능력으로 인정받아 사회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암기가 필수이던 그 때 그 시절.
이 기억이란 녀석이 검색 기반의 스마트 시대가 되면서 아카이브로 승화된 반면, 딜리트가 중요시 되면서 뭔가 잊혀짐이 반대로 중요시 되는 요즘 입니다. (흔히들 삭제할 권리, 잊혀질 권리라고도 말하더라구요)
무심에 심취한 가까운 지인이 말했습니다.
“그냥 애써 생각하지 말자. 뭐 하라고 하면 그때 해도 된다. 내 나이 52세인데 인생 절반이 지난 이 시기는 도모 대신 관리의 시대니 넘 에너지를 쏟지 말자”라구요.
물론 100세 시대라는 가정하, 이 말은 특정 세대에게만 어느정도 공감을 사는 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라도 흐르는 시간은 맞이할꺼고 언젠가 그 나이가 될 터이니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가정해봐도 큰 무리는 아닐꺼구요.
여러분, 이제는 ‘기억력’ 보다 ‘망각력’ 높은 사람이 더 험하고 복잡한 세상에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살 확률이 높습니다. 성격차도 있고, 개인차도 있겠지만 기억하기 위한 몸부림보다 잘 잊고 지내는 달란트가 있다면 이젠 그게 더 부럽지요. 그래서 말인데 ‘망각’이 선물인 시대입니다.
여태껏 마음 한 켠 공간을 마련하자고 외쳤는데 때론 축적해 놓은 나만의 공간도 없앨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뭘 잊고 싶으신가요? 스스로 반문해 보시면 좋겠습니다.…(to be continued)
*칼럼니스트 올림은 건설-자동차-엔터테인먼트&미디어-식음료-화학/소재를 거쳐 아이티 기업에 종사하며 영원한 현역을 꿈꾸는 미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