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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버티go의 show pen hour 탐구] (7) 최악이 어찌보면 좋다고?

 

오늘은 점심을 스킵했습니다. 가을을 알리는 하늘은 공활하고 맑디 맑은데 가슴 한 켠이 허전해서 그 공허함을 끼니가 아닌 고독으로 채웠습니다.

 

청승맞나요? 그치만 아주 살짝 이 초라함이 제겐 차라리 행복감으로 다가온 걸 보면 역시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 맞나 봅니다. (미리 한번 느껴보는 척 해봤습니다)

 

위에서도 언급한 세 글 자 바로 ’차라리‘ 하우어 형님께선 “차라리 나쁜 가능성을 생각의 대상으로 삼아라”란 가르침을 주십니다.

 

반대로, 오히려, 기왕 등의 의미인 ’차라리’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차라리를 많은 순간 자기도 모르게 맞이했다 흘려보낸 후 후회막급과 함께 되새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상은 차치하고 ‘최악’을 생각하라는 우리 아르투어 쇼펜하우어님은 너무 단순 명쾌한 정의지만 기대에 못미쳐 좌절할 바에는 차라리 나쁜 가능성을 우리 생각의 대상으로 사고의 객체로 삼는 편이 훨씬 낫다고 꼬집어 주셨습니다.

 

저는 사실 좀 헷갈립니다. 일어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걱정을 하지 말라시더니 이제는 최악을 가정해 생각하라고 하시네요.

얄밉습니다. 얄궂습니다. 대체 이 분의 철학은 그때 그때 순간 순간 달라지는 것일까요?

 

잠시 거친 호흡을 중단하고 마음의 평정을 유도하며 재해석 해봤습니다.

 

험난한 이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정도는 아니겠지만 늘 플랜b와 차선책을 마련하자. 그리고 매사 좋은 일만 생기는 것은 아니니 내가 예상한 것보다 더 안좋은 상황을 내 앞에 부여하자. 그리하면 최소한은 챙길 것이다…라고 말입니다.

 

어느새 지천명을 앞두고 입술로는 나이 먹었다고 조잘대지만 저는 아직 한참 먼 것 같습니다. 제 2차 성징은 아주 예전 지났지만 아직 3차, 4차, 5차 성징의 예방주사라 생각하고 우리 하우어 형님의 말씀을 백신삼아 오늘하루도 넘겨 봅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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