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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공간과 색채] 당신의 가을은 무슨 색깔인가요?

컬러리스트 노정민의 ‘색채 공간(Color Space)’이야기 (4)

 

유난히 길고 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와 같은 기후대는 계절별로 상징하는 일반적인 색상이 있다.

 

예컨대 봄은 싱그러운 새싹의 기운이 가득한 연두색이나 벚꽃에서 떠오르는 핑크 계열 색상 등이 연상된다. 여름은 뜨거운 태양에서 빨간색을 떠올리기도 하고 시원한 바다의 파란색이 생각나기도 한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연상되는 계절색이 있는데, 가을하면 생각나는 컬러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가을이라고 하면 울긋불긋한 단풍잎에서 보이는 색상이나 갈색 계열의 색상들이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런데 가을의 색조 혹은 톤(Tone)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색상만큼 쉽게 대답이 나오지 않은 경우가 많다.

  

 

색조 혹은 톤(Tone)은 같은 뜻으로 명도와 채도가 결합된 개념이다. 색의 밝고 어두움을 나타내는 명도와 맑고 탁한 정도 의미하는 채도를 합친 것이 톤이라고 보면 된다. 우리나라 표준 색조는 기본 톤을 포함하여 총 1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가로축은 채도, 세로축은 명도를 기준으로 색상을 분류한 것이 톤 체계인데, 가장 선명하고 명랑한 이미지를 주는 비비드 톤(vivid tone)과 흔히 파스텔 톤이라고 하는 연약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주는 페일 톤(pale tone) 등이 있다. 

 

 

이중 가을색에 해당하는 톤은 덜 톤(dull tone)과 딥 톤(deep tone)이다. 기본 톤에서 약간 탁해지고 밝기는 살짝 어두워진 색상이 이에 해당한다. 색이 떫고 둔탁한 느낌이 있지만 분위기 있고 고상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 어울리는 톤이다. 가을 톤이 공간에 사용되면 고급스럽고 우아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특정 이미지를 결정할 때 여러 가지 요소들이 영향을 끼치는데 색상과 더불어 톤도 중요한 요소이지만, 색상만큼 익숙한 개념은 아니다. 공간을 디자인하고 이미지를 설정할 때 색조를 우선 순위에 두고 포지셔닝 하면 좀더 선명하고 확실한 이미지를 줄 수 있다.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 있고 우아한 느낌으로 공간을 연출하고 싶다면 덜 톤(dull tone)과 딥 톤(deep tone)으로 색조를 선택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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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인사이트] 찌질해도 아름다워 보이는 건 ‘청춘’… 〈파반느〉를 보고

설 연휴 동안 가족과 호캉스를 즐기고, 전시도 보고, 근사한 식사도 했지만, 틈틈이 업무를 놓지 못한 탓인지 몸과 마음이 제법 지쳐 있었다. 그렇게 금요일을 간신히 버텨낸 뒤, 퇴근길에 첫째 학원 픽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넷플릭스를 켰다. 늘 그렇듯, 화면 한켠에 신작이 눈에 띄었다. 〈파반느〉. 제목의 뜻은 차치하고, 원작이 소설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동했다. 그렇게 120분이 채 되지 않는 ‘착한 러닝타임’에 몸을 맡겼다. 이 영화는 청춘 성장기라 쓰고, 어쩌면 ‘루저들의 이야기’에 가깝다. 대단한 반전도, 충격적인 결말도 아니다. 그저 보고 있노라면 은근히 따뜻해지는, 모닥불 앞에서 툭툭 튀는 불씨를 바라보는 듯한 감정에 가깝다. 다만 요한이라는 인물이 맞닥뜨리는 성공의 전개는 다소 급작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관객을 결말로 끌고 가기 위한 서사의 속도가 조금은 서두른 인상이다. 주연 배우의 우수 어린 눈빛 연기는 인상적이다. 〈미생〉 속 임시완이 떠오를 만큼, 촉촉하고 여린 표정 연기가 영화의 정서를 잘 받쳐준다. 다만 ‘원톱 스타’가 주는 존재감의 무게는 여전히 느껴진다.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대중에게 각인된 얼굴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닫게

[콘텐츠인사이트] 왜 ‘착한 영화’는 흥행에 실패할까… <넘버원>을 보고

너무 안타깝다. 참 가슴 따뜻해지는, 말 그대로 ‘착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흥행 전선에서는 일찌감치 이탈했지만, 연휴의 끝자락에 이 영화를 선택한 건 잘한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인 고백을 하나 하자면, 아주 오래전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이 있다. 이제는 가슴 먹먹함을 넘어, 기억조차 세월의 저편으로 희미해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현듯 눈시울이 붉어지는 순간이 있다. 이런 영화를 마주할 때는 예외 없이 그렇다. 그래서 먼저 말해두고 싶다. 가족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마음의 준비를 하고 보시거나, 어쩌면 이번 작품은 피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추신도 아니지만, 이 말은 꼭 남기고 싶었다.) 주인공(최우식)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을 때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숫자가 줄어드는 기이한 현상을 겪는다. 이 숫자는 오직 그에게만 보이고, 결국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공승연)와의 관계에도 균열을 만든다. 주위에서 팔자가 사납단 소리를 듣는 엄마는 이미 남편과 큰아들을 떠나 보냈다. 이제 남은 혈육은 둘째 아들 하나뿐인데, 그마저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앞에 놓인다. 영화는 이렇게 다소 말이 안 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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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의사가 있다. 그는 살인자다. 그가 죽인 이들은 모두 범죄자들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의사의 피가 치료 불가능한 불치병 환자들을 살릴 수 있다. 유죄인가, 무죄인가. 혹은 무죄 같은 유죄인가, 유죄 같은 무죄인가. 넷플릭스 신작을 거의 섭렵하다 보니, 오랜만에 다시 디즈니플러스에 접속하게 됐다. 말도 안 되는 설정처럼 보였지만, 스릴러 장르를 워낙 좋아하는 터라 설 연휴 잠깐 짬을 내어 보기엔 총 4부작 구성의 시즌1이 부담 없었다. 솔직히 2화까지는 다소 지루했고, 3화부터 그럭저럭 볼 만해졌으며, 4화에 이르러서야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점에서 마무리된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킬링타임용 작품’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지만, 짧게나마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는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몰입할 수 있을까 “이게 현실도 아니고 영화인데, 그냥 그렇다고 여기고 보면 되지. 뭘 그리 따져?” 가끔 함께 사는 사람이 내뱉는 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영화일지라도 ‘개연성’을 꽤 중시하는 편이라, 그 고리가 느슨해지는 순간 몰입이 확 깨져버린다. 불치병을 살려낼 수 있다는 설정, 그 치료제가 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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