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전북 무주군 덕유산리조트 곤돌라가 엿새 만에 또 멈춰 서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겨울철 스키장 내 곤돌라 사건·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기계적 결함의 요인이 큰 만큼 점검 절차와 기준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오후 2시 5분쯤 운행 중이던 곤돌라가 5분가량 멈췄다. 덕유산리조트 측은 안전 경고문이 울리자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5분 정도 곤돌라의 운행을 멈춘 뒤 탑승한 승객들을 모두 하차시켰다.
조사 결과 곤돌라 레일의 볼트가 약간 느슨하게 풀려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곤돌라 차량의 속도가 줄어들었고, 영향을 받지 않은 뒤차와의 속도 차이로 인해 충돌 가능성이 있어 급하게 운행을 정지했다.
무주군은 "사고 이후 볼트는 제대로 체결됐고, 곤돌라 탑승 마감 뒤 재차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에도 해당 리조트 곤돌라가 정전으로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덕유산 설천봉의 기온은 영하 16.1도, 바람은 초속 4.3m로 300여 명의 탑승객이 공중에 약 30분간 고립돼 공포와 추위에 떨어야 했다.
사고 당시 40량의 곤돌라에 총 318명이 탑승 중이었으며 이들은 공중에 고립된 채 긴급 구조를 요청해야 했다. 구조 작업은 약 1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모든 탑승객이 구조됐지만 김 모(여, 57)씨가 일시적인 의식소실과 가슴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시 곤돌라 탑승을 기다리고 있던 이용객 A씨는 "곤돌라를 타려고 대기 중이었는데 멈췄다는 안내가 나왔고, 승객들이 공중에 매달려 추위와 공포에 떨었다"며 "제대로 된 설명과 안내도 없어 불안해 하는 승객, 화를 내는 승객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덕유산리조트 측은 "과부하로 전력이 차단돼 정전된 것으로 보고 안전 점검 등을 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최근 5년간 궤도시설(케이블카·모노레일·리프트 등 와이어로프를 이용한 수송 장치) 사고 건수는 매년 38건이 넘게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운행장애(85.5%)의 비율이 압도적이었고, 궤도 사고도 14.5%를 차지했다.
무주 덕유산리조트 곤돌라 운행 중단은 계속 반복되고 있다. 2022년 10월에는 운행 간격을 조정하느라 20여 분간 곤돌라가 멈춰 섰고, 2021년 12월 31일에는 구동 벨트가 손상돼 곤돌라가 20여 분간 공중에 멈춰 섰다.
2020년 10월에는 고무로 된 타이밍벨트가 끊어지면서 운행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2019년 8월에는 곤돌라를 지탱하는 기둥에 낙뢰가 떨어지면서 20여 명이 공중에 매달렸다.
한편 1997년에 건축된 덕유산리조트 곤돌라는 리조트부터 해발 1520m인 덕유산 설천봉까지 오간다. 2.6㎞ 길이로 80대가 운영 중인데 대당 8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현재 덕유산리조트는 부영그룹이 운영하고 있다.
부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2023년 매출액은 546억8000만원으로 3년 전 대비 66.4% 올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도 217억원에서 17억9500만원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주 덕유산리조트 관계자는 “곤돌라의 안전 운행을 위해 매일 운행 전 충분히 시운전하고,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정기 점검도 이행하고 있다”며 "최근 사고로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승객들이 불안해할 수 있는 만큼 보완점 등을 확인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잇따른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안전사고와 관련해 16일 이오숙 전북특별자치도소방본부장은 덕유산리조트를 방문해 겨울철 소방안전대책과 곤돌라 및 리프트 등 시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점검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