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문균 기자] 한국 증권 결제 주기가 현행 ‘T+2일’에서 ‘T+1일’로 단축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을 매도한 다음 날 계좌로 매도 대금을 받아볼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는 금융투자협회, 증권사 등과 함께 워킹그룹을 구성해 T+1 결제 전환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내년 이후 구체적인 시행 시점이 정해질 예정이다.
한국, “T+2에서 T+1로”…결제 혁신 나선다
현재 한국 증권시장은 T(거래일)로부터 2거래일 후에 결제가 완료되는 T+2 제도를 운용 중이다. 이는 거래 당일(Monday)에 주식 매도 시, 이틀 뒤(Wednesday)에야 대금이 투자자 계좌로 수령되는 구조다. 이런 구조는 특히 연휴나 주말이 낀 경우 투자자의 자금 회전 능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예탁결제원이 제공한 사례에 따르면, 올해 추석 연휴 직전인 10월 2일 주식 매도 시 13일이 돼서야 대금이 들어온다.
이번 결제 주기 단축 추진은 한국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선진화 작업 일환이다. 예탁결제원과 한국거래소는 “T+1 결제가 국제적 스탠더드로 자리잡고 있다”며, 금융회사와 업무 인프라 자동화·표준화 마련 등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은 금융당국, 산업단체 등과의 협의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해외 주요국, ‘T+1’ 결제 도입 대세…한국도 발 맞춘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결제 주기 단축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과 캐나다는 2024년 5월부터 정식으로 T+1 결제를 전면 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등 북미 시장은 기존 3일(T+3), 2일(T+2)에서 잇달아 단축 조치를 단행해, 현재 거래 다음날 결제가 이뤄진다.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호주 등 주요 선진국들도 T+1 전환에 속도를 내는 양상이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EU와 영국은 각기 2027년 10월부터 T+1 체제를 목표로 10개 이상 분과 워킹그룹을 발족해 제도·인프라 개편에 착수했다. 일본과 호주도 자국 결제 시스템 고도화를 위한 내부 논의를 진행하고 있어 2~3년 내 결제 주기 단축이 예상된다.
실제로 글로벌 글로벌포스트(Global Custodian) 조사에 따르면, 2025년 기준으로 세계 10대 증권시장 중 80%가 내년까지 T+1 결제체제로 공식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한국만 T+2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입이 감소하고 시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글로벌 투자 생태계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제 주기 단축, 투자자 편익 및 시장 유동성 제고”
결제 주기 단축은 단순히 결제 대금 입금이 하루 앞당겨진다는 의미를 넘어, 시장 전반의 리스크 관리와 자금 운용 효율성 제고로 직결된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T+1 전환이 결제 미이행(결제 실패) 리스크를 30%가량 줄여준다고 평가했다. JP모간 등 글로벌 투자은행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T+1 적용 이후 연간 수십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개선 효과와 결제 연체 리스크 감소, 투자자 신뢰 제고 등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집계된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글로벌 운용사, 연기금 등 대형 기관투자가 역시 T+1 체제의 조기 안착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향후 국내 증권시장도 결제 기간 단축을 통한 혁신과 글로벌 표준화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