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베누 [nasa]](http://www.newsspace.kr/data/photos/20250105/art_17382862388002_a462c7.jpg)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45억년 전 생겨난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 ‘베누’(Bennu)에서 다양한 아미노산과 DNA의 주요 성분들이 발견됐다. 이 발견으로 지구의 생명이 우주에서 기원했다는 '지구상 생명체의 우주 기원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등이 참여한 국제연구진은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 논문을 통해 이같은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20년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베누 표면에서 채취한 돌과 먼지 등을 분석한 결과 33종의 아미노산을 비롯한 수천개의 유기분자화합물이 나왔다. 베누는 45억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소행성이다.
33종의 아미노산 중 14종은 단백질 합성에 쓰일 수 있는 종류였으며, 나머지 19종은 희귀하거나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종류로 전해졌다. 채취한 샘플에는 DNA와 RNA 등 핵산을 구성하는 5가지 염기인 아데닌, 구아닌, 사이토신, 티민, 우라실도 들어있었으며 질소와 암모니아도 풍부했다.
논문 수석저자인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소속 과학자 대니얼 글래빈 박사는 "베누와 같은 소행성들이 우주의 거대한 화학공장처럼 활동하며 지구를 비롯한 태양계의 여러 천체에 생명체의 원재료를 배달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에 매우 흥미롭다"면서 "이런 유기분자는 운석에서도 발견된 바 있지만, 베누 샘플은 운석과 달리 아주 깨끗하며 대기진입 중 가열되거나 토양 오염에 노출되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오시리스-렉스는 지구에서 약 3억3300만㎞ 떨어진 베누의 표면에서 121.6g의 샘플을 채취해 2023년 9월 지구로 귀환했는데 이 과정에서 샘플을 밀봉해 지구 대기와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했다.
즉 수십억년 전 생명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를 지닌 소행성이나 소행성의 파편이 지구에 떨어져 생명체 탄생에 도움을 줬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CNN은 이와 별개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같은날 게재된 또 다른 논문에는 "베누의 샘플에서 물이 증발하고 남은 소금과 탄산나트륨 등의 미네랄을 찾아냈다"는 내용도 담겨있었다.
과학자들은 우주 탄생 초기 태양계 외곽에 물과 암모니아가 풍부한 직경 100㎞ 이상의 소행성이 있었고 그 내부에서 다양한 유기분자가 생겨났으나 이후 충돌 등으로 파괴돼 오늘날의 베누같은 소행성이 생성됐다고 보고 있다.
실제 베누는 여러 천체의 잔해가 뭉쳐진 ‘돌무더기(rubble pile)’ 소행성이다. 니키 폭스 NASA 과학임무국 부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두 편의 논문에 실린 연구결과를 전하면서 “이건 획기적인 과학적 발견”이라고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베누 샘플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테스트가 필요하며, 소행성 및 혜성 샘플 반환도 더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국은 올해 소행성 샘플 반환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우주 선진국들은 소행성에 물이 있는 지 찾기 위해 암석과 먼지를 수집하는 임무가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