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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구글에서도 딥마인드는 클로드, 나머지는 제미나이?”…구글 내부 AI ‘이중 구조’ 논란이 던진 질문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구글 내부에서 AI 도구 접근 권한을 둘러싼 갈등이 공개 논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촉발자는 전직 구글 엔지니어이자 실리콘밸리 베테랑 개발자로 통하는 스티브 예기(Steve Yegge)이고, 맞은편에는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 CEO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와 구글 경영진이 서 있다.

 

“우린 존 디어 수준”에서 시작된 폭로전


예기는 4월 13일 X(구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구글의 한 ‘오랜 기술 디렉터’로부터 들었다는 내부 분위기를 전하며 “구글의 AI 도입 수준은 트랙터 회사 존 디어(John Deere)와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빅테크 기업 엔지니어 집단에서 관찰되는 AI 활용 패턴은 대략 20%는 ‘에이전틱 파워 유저(agentic power user)’, 60%는 단순 채팅형 도구에 의존, 20%는 아예 AI 사용을 거부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사비스는 X에서 “완전히 사실무근이며 순수한 클릭베이트(clickbait)”라고 반박하며, 예기에게 정보를 제공한 내부 인사에게 “실제 일을 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구글 클라우드 디렉터 애디 오스마니(Addy Osmani)도 나섰다. 그는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4만 명 이상이 ‘에이전틱 코딩 도구’를 매주 사용하고 있다”며, 구글은 결코 ‘평범한 기업’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예기의 주장과 경영진의 반박 사이에서, 무엇이 ‘팩트’인지를 놓고 여론은 엇갈리고 있다. 구글이 구체적인 도구별, 조직별 사용량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는 한, 어느 쪽 숫자가 더 실체에 가까운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예기의 주장이 직원 다수의 체감 경험과 맞닿아 있었는지, 이후 내부 제보가 꼬리를 물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딥마인드는 클로드, 나머지는 제미나이?


예기는 논란이 커진 뒤 “여러 조직의 구글 직원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구글 내부에 명확한 ‘이중 구조(two-tier system)’가 존재한다고 주장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가 전한 그림은 이렇다. 딥마인드 엔지니어들은 경쟁사 앤트로픽(Anthropic)의 코딩 에이전트인 ‘클로드(Claude)’를 일상적인 개발 도구로 사용하는 반면, 그 밖의 구글 엔지니어 다수는 내부 LLM인 제미나이(Gemini) 계열 도구로 ‘유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접근 형평성 문제가 내부에서 공식적으로 제기됐을 때 거론된 해법도 예기의 폭로를 통해 외부에 알려졌다. 그에 따르면, 한때 나온 해결책은 “모두에게서 클로드를 빼앗자”는, 소위 ‘하향 평준화’ 방식이었다. 딥마인드는 이에 반발했고, 결국 논쟁은 봉합되지 않은 채 잠복해 있던 갈등이 X를 통해 폭발한 셈이다.

 

흥미로운 건 예기의 주장이 외부 보도와도 일정 부분 교차한다는 점이다. 구글 수석 엔지니어의 증언에 따르면, 구글 내부에서는 현재 Claude Code를 오픈소스 프로젝트에만 쓸 수 있고, 사내 폐쇄형 코드에는 적용하지 못하는 제한이 걸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소한 구글이 경쟁사 AI 도구 접근에 엄격한 가드레일을 두고 있다는 정황을 뒷받침한다. 

 

“주 1회 사용” vs “형식적 체크박스”


예기는 오스마니가 제시한 “주 1회 이상 사용 엔지니어 4만명”이라는 수치도 정면으로 깎아내렸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얇은(thin) 도구를 주 단위로 쓰는 것”은 자신이 비판한 ‘형식적 박스 체크(box checking)’에 가깝고, “주 1회”라는 기준은 “한 번 써보고 다시 손 코딩으로 돌아간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낮은 기준”이라는 것이다.

 

MIT 건설적 커뮤니케이션 센터(CCC)가 GPT-4, Claude 3, Llama 3 등을 대상으로 수행한 최근 연구에서도, AI 챗봇이 사용자 특성과 질문 특성에 따라 답변 품질과 정보 접근을 달리 제공하는 ‘정보 불평등’ 가능성이 지적된 바 있다. 이 연구는 “정보 민주화”라는 AI 산업의 약속이 오히려 사용 계층 간 격차를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구글 내부의 AI 접근 차등 논란은, 이런 ‘정보·도구 접근의 계층화’ 문제가 기업 내부에서도 그대로 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클로드 코드의 질주, 구글엔 더 아픈 숫자


이번 논쟁이 민감하게 받아들여지는 배경에는,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AI 코딩 에이전트 시장에서 빠르게 ‘사실상 표준’ 중 하나로 올라서고 있다는 현실이 있다. 2025년 CIO 보도에 따르면, 2025년 5월 출시된 Claude Code는 3개월 만에 런레이트(run-rate) 매출 5억 달러를 기록하며 AI 코딩 도구 시장 내 존재감을 키우기 시작했다.

 

이후 카드 결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6년 3월 분석에서는 Claude 전체 제품군의 연간 환산 매출이 14개월 만에 10억 달러에서 190억 달러로 14배 증가했으며, 이 중 AI 코딩 특화 제품인 Claude Code만으로도 25억 달러 수준의 연간 환산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기업 고객 지표도 예기의 주장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쌓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딜로이트(Deloitte)는 47만명에 달하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Claude를 배포했고, 포천 10대 기업 중 8곳이 Claude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6년 4월 벤징가(Benzinga)는 앤트로픽이 2025년 말 기준 연간 매출 추정치를 기존 9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 이상으로 상향했다고 전했다. 이 역시 회사의 ‘가이던스’와 투자자 커뮤니케이션에 기반한 추정치로, 정확한 회계 수치로 보기에는 ‘확실하지 않음’에 가깝다. 다만 정황상 Claude 생태계가 AI 코딩을 포함한 B2B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외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코딩할 때는 클로드”라는 인식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내 보도에서도 “구글 수석 엔지니어가 ‘팀이 1년간 만든 시스템을 Claude Code가 1시간 만에 재현했다’고 밝혔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이 증언의 사실 여부를 외부에서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구글 내부 엔지니어 일부가 Claude를 ‘실질적인 업무 도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구글의 침묵과 ‘내부 민주화’ 시험대


예기는 “핵심 AI에 관해 당신은 구글 PR 팀을 믿을 수도 있고, 실제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들을 믿을 수도 있다. 나는 이미 선택했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구글은 “딥마인드만 클로드를 쓰고 나머지는 못 쓴다”는 식의 구체적 계층 구조 주장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입을 열지 않고 있다.

 

이번 논란은 결과적으로 구글의 AI 경쟁력 그 자체보다, 내부 AI 민주화와 도구 선택의 자율성이 어떻게 설계되고 있는지를 비추는 거울에 가깝다. AI 도구 접근과 권한 배분이 특정 조직·직군에 편중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보안 리스크를 낮출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혁신 속도와 인재 유지 경쟁력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미 MIT 연구가 보여준 것처럼, AI 도구의 정보와 권한 배분은 곧 ‘새로운 불평등 구조’를 만드는 정치적 선택이기도 하다.

 

예기의 폭로가 과장인지, 구글의 반박이 방어적인 축소인지, 혹은 둘 다 부분적으로 맞으면서도 다른 조각만을 강조하고 있는지는 당분간 명쾌하게 정리되기 어렵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AI를 둘러싼 다음 전장은 모델 성능 경쟁을 넘어, 어느 조직이 ‘누가 어떤 AI를 어디까지 쓸 수 있는지’를 두고 얼마나 투명하고 설득력 있는 규칙을 설계하느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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