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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The Numbers] '성인 플랫폼' 온리팬스, 30억달러 넘는 기업가치로 소수지분만 파는 진짜 이유…오너 별세 뒤 ‘축소된 빅딜’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영국 성인 콘텐츠 플랫폼 ‘온리팬스(OnlyFans)’가 30억달러(약 4조원) 이상 기업가치로 소수 지분을 매각하는 딜 성사 직전에 들어갔다. 한때 60% 매각·55억달러(부채 포함) 밸류까지 거론됐던 ‘빅 딜’ 구상이 오너의 사망 이후 소수 지분 거래로 크게 낮아진 셈이다.

 

30억달러 넘는 밸류, 20% 미만 지분 매각

 

파이낸셜 타임스(FT)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샌프란시스코 기반 투자펀드 아키텍트 캐피털(Architect Capital)에 20% 미만의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온리팬스는 30억달러를 상회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게 되며, 일부 보도에선 미화 38억달러 수준의 밸류가 시사된다. 딜 클로징 시점으로는 이르면 5월이 거론되지만, 협상 구조상 막판 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조건부 임박’ 단계로 보는 것이 객관적이라는 평가다.

 

이번 딜의 특징은 지분율뿐 아니라 구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키텍트 캐피털은 외부 투자자들 자금을 모은 특수목적법인(SPV)을 통해 온리팬스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플랫폼의 규제·평판 리스크를 고려해 직접 인수·장부 반영보다는 구조를 한 단계 띄우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려는 전형적인 프라이빗딜 구조로 해석된다.

 

다수 지분→소수 지분…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온리팬스의 시나리오는 전혀 달랐다. 1월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 테크크런치 보도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아키텍트 캐피털에 약 60%의 지분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했으며, 당시 딜 밸류는 부채 포함 약 55억달러(에쿼티 밸류 35억달러) 수준으로 제시됐다. 이는 사실상 경영권 매각(컨트롤 딜)에 해당하는 구조였다.

 

또 다른 축에서는 로스앤젤레스 기반 포레스트 로드 컴퍼니(Forest Road Company)와 영국 억만장자 데이비드·사이먼 루벤 형제가 이끄는 투자 컨소시엄이 약 80억달러 기업가치로 온리팬스 인수를 타진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러한 ‘컨트롤 프리미엄’이 얹힌 밸류와 비교하면, 이번 30억달러대 초반의 소수 지분 거래는 분명 디스카운트가 반영된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 디스카운트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첫째, 소수 지분(non‑control) 거래에서는 지배력 프리미엄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둘째, 성인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레퓨테이션 리스크에 더해 규제·결제망 리스크를 안고 있는 사업모델 특성상,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밸류에 ‘ESG·규제 리스크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레오니트 라드빈스키 사망… 가족 신탁이 지배권 유지


딜의 방향 전환 배경에는 오너 리스크라는 변수가 자리 잡고 있다. 온리팬스를 세계적인 플랫폼으로 키운 레오니트(레오나드) 라드빈스키는 3월 말 암으로 사망했다. CBS뉴스·NBC뉴스 등 주요 외신들은 라드빈스키가 43세의 젊은 나이에 암 투병 끝에 별세했다고 전했다.

 

현재 온리팬스 지배권은 라드빈스키가 보유하던 지분을 담은 가족 신탁에 귀속돼 있으며, 그의 배우자가 신탁을 관리하면서 남편의 투병 시기부터 매각 프로세스를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FT 보도를 종합하면, 유가족 측은 회사를 완전히 손에서 놓기보다는 지배권을 유지한 채 재무·전략적 파트너만 들여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즉, 다수 지분 매각을 통한 ‘엑시트’에서 일정 지분 일부 유동화와 가치 재평가에 초점을 맞춘 구조로 옮겨간 셈이다.

 

연 10억~16억달러 순수익… 밸류의 의미


온리팬스의 펀더멘털은 숫자만 놓고 보면 여전히 탄탄하다. WSJ와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온리팬스는 연간 순수익(net revenue) 기준으로 약 15억~16억달러 규모를 올리는 것으로 추산된다. 일부 투자설명 자료에서는 ‘거의 16억달러(nearly 1.6 billion dollars)’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등장한다.

 

이 숫자를 토대로 보면, 30억달러대 초반 밸류는 순수익 대비 약 2~3배 수준의 멀티플(P/S 또는 수수료 매출 대비 배수)로 해석될 수 있다. 성장성·규모·플랫폼 락인 효과를 고려하면 절대적으로 높은 밸류는 아니지만, 앞서 80억달러 밸류까지 거론되던 시점과 비교하면 조정이 이뤄진 셈이다.

 

성인 콘텐츠에 대한 결제망 제약, 규제 리스크, 잠재적인 상장 심사 부담 등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본다면, 현재 밸류는 리스크·보상을 절충한 ‘중립 밸류’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금융서비스·2028년 IPO 시나리오… 리레이팅 여지


이번 지분 매각의 또 다른 핵심은 ‘돈 버는 플랫폼’에서 ‘핀테크 플랫폼’으로의 확장 가능성이다. WSJ가 입수한 아키텍트 캐피털의 투자자용 프레젠테이션에 따르면, 아키텍트는 온리팬스가 2028년 기업공개(IPO)까지 갈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하며 크리에이터 대상 금융 서비스 및 상품 개발을 핵심 밸류 업 사이드로 제시한 바 있다.

 

성인 콘텐츠라는 특성 탓에 온리팬스 크리에이터들은 기존 은행·결제 인프라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공백을 온리팬스와 아키텍트가 직접 메운다면, 수수료 기반 수익 외에 결제·예치·대출 등 핀테크 영역의 부가수익원이 열릴 수 있다. 크리에이터 기반의 ‘언더뱅크드(underbanked) 경제권’에 특화한 B2B2C 금융 인프라 플랫폼으로 진화할 경우, 현재의 2~3배 수준 멀티플이 빅테크·핀테크 수준으로 재평가(리레이팅)될 여지도 존재한다. 

 

다만 2028년 IPO 시나리오는 아직 투자자 프레젠테이션 단계의 청사진에 가깝고, 실제 상장까지는 규제 환경 변화, 투자자 베이스 확장, ESG 기준과의 충돌 등 상당한 과제를 통과해야 한다. 특히 북미·유럽 주요 증권거래소에서 성인 콘텐츠 플랫폼 상장에 대한 규제·여론 리스크가 상존하는 만큼, 상장 시장·거래소 선택 자체가 향후 딜 구조와 밸류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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