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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건축

[Moonshot-thinking] 부동산과 인프라 사이, 벽이 무너진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가 최근 발표한 리포트(The outlook for real estate and infrastructure in a changing world, 2025.11.12)에서 '부동산과 인프라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2040년까지 약 16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인프라 투자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물류센터·데이터센터·병원 같은 건물들이 전력·교통·디지털 인프라 없이 작동할 수 없게 되면서 전통적인 부동산 개념을 넘어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맥킨지는 이를 '시장의 조건 수렴(convergence)'으로 표현하며, 향후 부동산과 인프라가 하나의 생태계로 합쳐질 것이라 전망했다.

 

도시화·고령화·탈탄소화가 바꾸는 부동산 지도

 

맥킨지는 도시화, 고령화, 탈탄소화라는 세 가지 큰 흐름이 부동산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도시화다. 도시 인구가 늘고 도시가 확장되면서 교통·에너지·주거를 함께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다. 고령화는 노인 주거시설, 병원, 돌봄 시설 수요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이런 시설들은 주거·교통·의료가 한 묶음으로 움직여야 하는 영역이다.

 

탈탄소화는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친환경 인프라를 결합한 계획을 요구한다. 중요한 점은 이런 변화가 건물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도시 전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피스는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다른 용도로 바꿔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활용도가 떨어진 정부 청사나 오래된 오피스를 데이터센터나 주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

 

보고서는 또 AI가 부동산과 인프라의 계획-건설-운영-유지보수 모든 단계에서 활용되는 점에 주목했다. 계획 단계에서는 빅데이터로 수요와 입지, 투자 가치를 분석한다. 건설 단계에서는 공정 관리와 일정 최적화로 비용 증가와 인력 부족 문제를 줄인다. 운영 단계에서는 에너지 효율, 보안, 공간 예측 등을 담당한다. 유지보수 단계에서는 문제가 생기기 전에 미리 점검해 건물 수명을 늘린다. AI 기술이 아직 초기 단계지만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민관협력 확대, 16조 달러 규모 사회 인프라 투자

 

향후 병원, 대학, 공공건물, 사회주택 등 사회 인프라 분야에 약 16조 달러의 투자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규모 투자는 정부 예산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실제로 2016년 이후 민간 자본이 보유한 인프라 펀드가 약 9배 증가했다. 공공부문은 예산 외 조달, 세제 혜택, 장기 운영계약 등 다양한 방식으로 민간과 협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공공주택·병원 등은 민관협력(PPP) 구조의 핵심 영역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국내 시장의 대응: 통합 모델 실험 중

 

국내에서도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대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프롭테크 기업들은 부동산 거래부터 투자자문, 자산관리, 인테리어, 데이터 솔루션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비즈니스 모델에 드라이브를 건다. 예로, 알스퀘어는 부동산 거래(임대차·매매)와 투자자문·자산관리, 인테리어·건축, 데이터·솔루션이라는 4개 사업 영역을 구축하고, 이들을 서로 연결해 시너지를 만드는 구조를 실행하고 있다. 올해 매출 2,000억 원 달성을 앞두고, 지난 2분기 이후 흑자 기조를 유지하며 통합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 중이다. 부동산과 인프라의 통합이라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우리 시장도 나름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보고서는 부동산과 인프라의 통합이 산업 전체의 계획과 조달 방식을 바꿀 것이라 내다봤다. 이는 개별 사업자가 아니라 통합 플랫폼을 갖춘 기업만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를 단순히 건물로만 보던 시대는 끝났다. 이들은 전력·교통·수자원·냉각 시스템이 연결된 복합 인프라로 관리되어야 한다. 투자 결정, 도시 개발, 에너지 정책이 같은 테이블에서 함께 논의되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국내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부동산과 인프라가 하나로 합쳐지는 글로벌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도 통합 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미래는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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