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5 (토)

  • 맑음동두천 7.7℃
  • 맑음강릉 7.2℃
  • 맑음서울 11.3℃
  • 맑음대전 8.4℃
  • 맑음대구 6.0℃
  • 맑음울산 8.0℃
  • 맑음광주 10.3℃
  • 맑음부산 12.6℃
  • 맑음고창 6.0℃
  • 맑음제주 11.6℃
  • 맑음강화 5.9℃
  • 맑음보은 3.8℃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7.7℃
  • 맑음경주시 4.2℃
  • 맑음거제 7.7℃
기상청 제공

공간·건축

[Moonshot-thinking] 또 무너졌다' 반복되는 붕괴의 계절을 끝내기 위해

 

며칠 사이 광주 대표도서관과 서울 여의도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연달아 붕괴 사고가 발생했다. 십수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두 사고는 서로 다른 현장에서 일어났지만 하나의 본질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놓치고 있는가."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 철판 두께 편차가 부른 참사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의 직접적 원인은 구조 설계상 결함으로 드러났다. 168m 길이의 구조물을 지탱하는 철제 트러스는 6m 단위 8개 구간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붕괴가 발생한 48m 구간의 철판 두께가 24㎜→12㎜→16㎜→12㎜→24㎜로 급격히 변화하는 구조였다.

 

구조 전문가들은 이음부에서 두께 편차가 클 경우 하중 집중이 발생해 구조적 취약점이 생긴다고 지적한다. 비용 절감을 위한 설계 변경이 안전 기준을 우회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 사고로 많은 이가 숨졌으며, 이 중 1명은 광주시와 계약한 외주 제조업체 소속이었다. 고용노동부는 발주처인 광주시에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공공 발주 프로젝트에서 발주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를 다시 묻는 사례가 됐다.

 

여의도 신안산선 붕괴: 지하 70m 공사현장의 관리 공백

 

12월 18일 오후 1시 22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지하 70m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철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7명이 작업 중이었고, 이 중 1명이 심정지 상태로 구조됐으며 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고 발생 후 소방대 83명과 장비 21대가 신속히 투입됐으나 지하 깊은 곳에서 발생한 사고 특성상 구조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이 사고는 깊숙이 있는 지하 공사에서 철근 구조물 관리와 작업자 안전 확보 시스템의 취약성을 드러냈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관리 시스템이다.

 

우리의 건설 기술은 세계적 수준으로 평가받지만, 반복되는 사고는 기술이 아닌 관리·감독 체계의 문제를 지적한다. 광주에서는 설계 단계의 구조적 결함이, 여의도에서는 공사 현장의 위험관리 공백이 사고로 이어졌다.

 

두 사고의 공통점은 '안전을 비용으로 보는 시각'이다. 이 관점은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노동자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며, 사회 전체에 불신을 축적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악순환이 구조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대재해에는 언제나 경고가 존재한다. 철판 두께의 급격한 편차도, 지하 70m 작업 환경의 위험 신호도, 누군가 제대로 점검했다면 막을 수 있었다. 재해는 운명이 아니라 관리 부실의 결과다.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가 설립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한 사고 집계가 아니라 산업 현장의 구조적 불합리를 드러내고, 위험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며, 예방 가능한 사고를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 필요한 것: 명확한 책임과 실효적 시스템

 

광주시의 발주처 책임, 현장 관리자의 감독 소홀, 외주 구조의 취약성 그리고 설계·감리·시공 단계에 분산된 책임 구조. 이 복잡한 책임 지도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책임을 흐리지 않고, 안전 기준의 최소선을 지키는 것이다.

 

기업은 안전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인식해야 하며, 정부는 감독 시스템의 실효성을 재점검해야 한다. 현장 관리자와 실무 인력은 기본 점검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 안전은 하나의 나사, 하나의 철판 두께, 하나의 점검 기록에서 시작된다.

 

광주와 여의도에서 발생한 두 사고는 우리 사회 안전관리 체계의 구조적 균열을 드러냈다. 하지만 균열은 메울 수 있다. 외면하지 않고, 각자의 역할을 다한다면 가능하다.

 

앞으로 대한중대재해예방협회는 사고를 면밀히 감시하고, 문제를 지적하며, 개선을 요구하는 역할을 지속할 것이다. 이 목소리가 불편할 수 있지만, 생명을 대신할 수 있는 불편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무너짐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을 때다.

배너
배너
배너

관련기사

57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공간혁신] 에스토니아, ‘북유럽 GX(녹색대전환)’ 밸류체인 들고 韓 찾았다…수입국에서 재생에너지 수출국 노리는 이유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에스토니아가 ‘디지털 강국’ 위에 재생에너지·기후테크를 얹은 북유럽형 GX(녹색대전환) 모델을 내세워 한국과의 에너지·산업 동맹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력 수입국에서 재생에너지·클린테크 기반의 수출국으로 전환하려는 국가 전략과 한국의 에너지 전환·배터리·원전 역량이 맞물리면서, 양국 협력이 단순 프로젝트를 넘어 구조적 파트너십 단계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4월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에스토니아 친환경 에너지 사절단 방한 기념 미디어 라운드테이블’은 에스토니아가 자국형 GX 패키지를 한국 시장에 본격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관과 에스토니아 기업청이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기후에너지부 관계자와 6개 기후테크·클린테크 기업이 동행해 태양광·풍력·ESS·탄소활용·송배전망·순환경제까지 ‘GX 밸류체인’ 전 영역을 한 번에 선보였다. 타넬 셉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는 “양국은 혁신·기술·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 수소, ESS, 소형모듈원전(SMR) 등에서 협력 성과를 만들고 있다”며 “에스토니아의 기술력과 한국의 산업화 역량이 결합하면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모델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스

[지구칼럼] 살아있는 인간 뇌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 발견…“사람 뇌, 99.5% 뇌 조직·나머지 0.5% 플라스틱"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살아있는 인간의 뇌 조직 샘플 거의 전부에서 미세플라스틱 및 나노플라스틱 입자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의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최초의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플라스틱 오염과 잠재적 신경학적 손상을 연결하는 연구들이 빠르게 축적되는 흐름에 더해진 것이다. 아직 치매·파킨슨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과의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지만, 뇌 속 플라스틱 농도와 뇌염증·신경세포 손상을 잇는 경로가 하나씩 확인되면서 공중보건 차원의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도 거의 100% 검출 4월 1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헬스(Nature Health)》에 실린 Li R 연구팀의 논문은 뇌종양 수술 환자 113명의 병변 조직 156개와 사후 기증자 5명의 건강한 뇌 조직 35개를 분석한 결과, 병변 조직의 99.4%, 건강한 조직의 100%에서 미세·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보고했다. 연구진은 이를 “살아있는 사람 뇌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직접 확인한 첫 사례”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특히 종양 주변 조직에서 정상 조직보다 플라스틱 농도가 높게 나타나, 종양과 함

[Moonshot-thinking] 빌딩보다 배당 몇배 더 받았다...임대주택 투자 대반전 비결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 시장의 흐름이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빌딩이나 물류센터 같은 큰 건물을 사두면 값이 오르는 것이 당연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사고파는 부동산 상품인 ‘상장리츠’가 최근 시장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우리가 거주하는 ‘임대주택’에 자산을 투자한 리츠들이 예상 밖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데이터가 이를 증명한다. 2024년 말 기준 일반 상장리츠가 투자자들에게 1주당 평균 237원의 배당을 줄 때, 서울 대림동의 ‘해피투게더스테이 제1호’와 노량진의 ‘마스터 제14호’ 임대주택 리츠는 보통주 기준으로 각각 연간 323원과 819원이라는 높은 수익을 돌려주었다. 특히 마스터 제14호 리츠는 2024년 상장리츠 연평균 주당배당금(237원) 대비 3.4배 이상 높다. 이는 단순히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을 넘어, 건물을 얼마나 세심하게 관리하고 운영하느냐가 수익 격차를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건물을 매입해 값이 오르기만 기다리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매달 들어오는 월세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하느냐가 건물의 진짜 가치가 된다. 임대주택 리츠가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었던 첫 번째 비결은 ‘입지’

[지구칼럼] 日 1200년 벚꽃 달력, 기후위기 ‘살아 있는 그래프’가 되다…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난화 궤적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일본 교토의 벚꽃 만개 기록이 1200년 만에 또 한 번 ‘관리인’을 바꾸며, 인류가 보유한 가장 오래된 기후 데이터셋 가운데 하나가 가까스로 연속성을 지켜냈다. 이 기록은 더 이상 관광 정보가 아니라, 산업혁명 이후 지구 온난화의 궤적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장기 기후 지표로 기능하고 있다. 1200년 벚꽃 달력, 과학자에 의해 기후기록 이어받다 교토의 벚꽃 만개 기록은 서기 812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황실과 귀족, 승려, 지방 관료의 일기와 연대기 속에 ‘벚꽃이 절정에 이르렀다’는 날짜를 한 해도 빠짐없이 추적해, 오늘날까지 이어진 것이 이른바 ‘교토 벚꽃 달력’이다. 12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일본의 귀족과 승려, 관료들은 교토에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를 꼼꼼히 기록해 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어진 기후 기록 중 하나다. 그런데 이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던 과학자가 지난해 암으로 별세하면서 이 소중한 전통이 끊길 뻔했다. 현대에 들어 이 사료를 체계적인 기후 데이터로 재구성한 인물이 오사카 부립대(현 오사카 공립대) 야스유키 아오노 교수다. 그는 교토에서 자생하는 야마자쿠라(Prunus jamasakura)의 만

[공간사회학] 호르무즈 막히자 파나마에 59억원 ‘새치기 통행료’…에너지 물류 패권의 새로운 전장

[뉴스스페이스=이은주 기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글로벌 해상 물류가 재편되는 가운데, 파나마 운하의 ‘줄 서기 경제학’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 완화케미칼이 초대형 가스 운반선 ‘가스 버고(Gas Virgo)’의 네오파나막스 우선 통과 슬롯을 확보하기 위해 400만 달러(약 59억원)를 지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나마 운하의 병목과 에너지 물류의 힘의 이동이 한꺼번에 드러난 것이다. 파나마 운하청은 “일시적 시장 변동에 따른 경매 결과일 뿐, 공식 통행료 인상이 아니다”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현장에서는 ‘돈이면 시간도 산다’는 냉혹한 현실이 적나라하게 표출되고 있다. 400만 달러짜리 ‘줄 서기 패스’가 던진 의미 글로벌 에너지·해운 업계를 놀라게 한 숫자는 바로 400만 달러다. 블룸버그와 OPIS에 따르면, 중국 완화케미칼은 LPG/LNG 계열 초대형 가스선의 네오파나막스 우선 통과권을 파나마 운하 경매에서 400만 달러에 낙찰받았다. 이는 올해 4월 초까지만 해도 70만~80만 달러 수준이던 우선 슬롯 경매가의 약 5배로,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프리미엄’이 폭등한 셈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 급행료는 정규 운하 통행료와 별

[Moonshot-thinking] 물류·오피스·호텔까지 ‘빅딜’…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봄이 왔다

부동산 시장에도 계절이 있다. 봄이 오기 전 가장 추운 겨울이 있듯 상업용 부동산도 그랬다. 3년간 꽁꽁 얼어붙은 시장에 자본이 다시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물류센터에서 수천억원대 빅딜이 3개월 연속 성사되고 오피스·호텔·의료 시설은 연초부터 2조원에 육박하는 거래가 이뤄졌다. 한두 건의 반짝 호재가 아니다. 시장 전반에 걸친 구조적 회복의 신호다. 공장·창고 시장부터 보자. ‘알스퀘어 RA(알스퀘어 애널리틱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전국 공장·창고 매매 규모는 1조 4526억원, 거래 건수는 368건이었다. 연말 결산을 마친 직후라 거래가 뜸해지는 시기다. 그런데도 1조원 중반대를 유지했다. 시장의 기초 체력이 개선됐다는 뜻이다. 진짜 이야기는 빅딜의 연속에 있다. 지난해 11월 경기 안산시 ‘로지스밸리 안산’ 물류센터가 약 5123억원에 거래되며 연중 최대 기록을 썼다. 채 한 달이 지나기 전 12월에는 ‘청라 로지스틱스 물류센터’가 약 1조 300억원에 주인이 바뀌며 그 기록을 단번에 갈아치웠다. 그리고 올해 1월 인천 ‘아레나스영종 물류센터’가 약 4320억원에 거래되며 대형 딜의 행진을 이어갔다. 5123억원, 1조

[지구칼럼] DNA로 기후위기 ‘시간 벌기’ 나선 과학자들…진화의 속도를 보전유전체학으로 조절한다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기후변화가 생태계의 ‘진화 속도’를 앞지르자, 전 세계 연구자들이 생태계 복원 전략의 핵심 도구로 보전유전체학을 전면에 올리고 있다. 자연선택이 수천·수만 년 걸려 할 일을, DNA 데이터를 활용해 몇 세대 안에 앞당겨보겠다는 실행형 실험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서부 레드우드 숲과 캘리포니아 연안 거머리말 초지처럼 탄소흡수와 생물다양성의 ‘핵심 거점’ 역할을 하는 생태계가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장수종 위주의 이러한 생태계는 세대 교체 속도가 느려, 진화적 적응만으로는 급격한 온난화·가뭄·해양열파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진단이다. 보전유전체학은 이런 시간 격차를 줄이기 위한 ‘가속 페달’이다. 연구진은 특정 종의 전체 게놈을 해독한 뒤, 고온·가뭄·질병·저광량 환경에서 생존과 연관된 유전 변이를 통계적으로 추출하고, 이 정보를 토대로 복원에 투입할 ‘기후 내성형 개체’를 선발한다. AP가 인용한 전문가들은 “기후가 바뀌었기 때문에, 과거에 잘 자라던 개체를 다시 심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유전체 정보 기반의 정밀 선발이 새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