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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빅테크칼럼] 3600만원짜리 휴머노이드 로봇, 106km 완주로 '기네스 기록'…A2 G1 PM01 '삼각경쟁'

 

[뉴스스페이스=김정영 기자] 중국 스타트업들이 3일간 106.286km를 완주한 ‘기네스 기록’ 휴머노이드부터 3,000만~4,000만원대 상업용·연구용 로봇까지 잇따라 내놓으며, 인간형 로봇을 자동차·PC급 ‘범용 기계’로 끌어올리기 위한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배터리 핫스왑, 자율보행, 상점 안내, 경찰 보조 등 활용 사례도 빠르게 늘면서, “언제 나올까” 수준이던 휴머노이드 논쟁이 “얼마에 사서 어디에 쓸까”라는 현실적 질문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3일 밤낮 106.286km…사람보다 끈질긴 ‘AgiBot A2’

 

상하이 로봇기업 아지봇(Agibot)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A2’는 11월 10일 밤 장쑤성 쑤저우 진지호에서 출발해 13일 새벽 상하이 와이탄 북외탄에 도착, 총 106.286km를 완주해 ‘휴머노이드 최장 도보’ 기네스 세계기록을 인증받았다. 출발지와 도착지를 직선이 아닌 실제 도로·교량 동선을 따라 이동하면서 도심도로, 국도, 교량, 보행자도로 등 복합 지형을 통과한 것이 특징이다.​

 

A2는 주행 내내 전원을 끄지 않는 ‘핫스왑(Hot-swap)’ 배터리 시스템을 적용해 3일 동안 연속 가동 상태를 유지했다. 듀얼 GPS, 라이다(LiDAR), 적외선 심도 센서 기반 인지 시스템으로 낮과 밤, 저조도 환경에서도 차로·신호등·보행자 흐름을 인식하며 교통 규칙을 준수하도록 설계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중국, 휴머노이드를 “차세대 범용 기계”로…정부까지 2025년 양산 목표


중국 정부는 휴머노이드를 산업 로봇을 잇는 ‘차세대 범용 기계’로 규정하고 2025년까지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공업정보화부(MIIT)와 국가지방합동 휴머노이드 로봇 혁신센터는 공용 데이터·알고리즘·부품 플랫폼을 구축해 모터·감속기·센서 등을 국산화하고 다수 기업이 공통 기반 위에서 경쟁하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AgiBot A2의 장거리 도보는 이 같은 정책 기조 속에서 ‘플래그십 데모’ 역할을 수행한다는 평가다. 중국 관영·공식 매체들은 이번 기록이 하드웨어 신뢰성과 균형 제어 알고리즘, 내구성을 입증한 사례라며 물류, 시설 점검, 공공안전 등 야외 장시간 임무를 겨냥한 상용화 가능성을 부각하고 있다.​

 

“직원”이 된 PM01…매장 안내·치안 보조로 거리로 나온 휴머노이드


셴전(선전) 스타트업 엔진AI(EngineAI)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PM01’은 연구용을 넘어 상업 현장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선전의 한 가전양판점에서는 PM01이 매장 직원처럼 고객을 맞고 매장 구조를 안내하며, 특정 상품 위치를 물으면 직접 길을 안내하고 동행하는 서비스 역할을 맡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PM01은 키 약 1.388m, 몸무게 40kg, 24자유도(DoF)를 갖춘 이족보행 로봇으로, 최대 시속 약 7.2km(2m/s)로 달리기도 한다. 인텔 리얼센스(RealSense) 기반 심도 카메라와 라이다를 조합한 3D 인지, 엔비디아 젯슨 오린(Jetson Orin) 모듈과 x86 기반 컴퓨팅 플랫폼을 탑재해, 시각 인지·경로 계획·휴먼 인터랙션을 통합한 ‘오픈소스형 연구·상업 겸용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3600만원대 유니트리 G1…“연구실용 보급형 휴머노이드”

 

중국 유니트리(Unitree)의 휴머노이드 ‘G1’은 이미 한국 온라인몰에서 기본형 기준 약 3600만원(약 2만4,000~2만7,000달러 안팎, 환율·옵션별 상이)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된다. 유니트리 공식 스토어 기준 G1 판매가는 약 1만3,500달러(세부 옵션 제외) 수준으로 제시돼, 구성·수입 마진을 감안하면 온라인몰 가격대와 대체로 부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G1은 키 약 1.32m, 몸무게 약 35kg, 23~43자유도(팔·손 추가 여부 등 옵션에 따라 상이)를 지원하는 이족보행 로봇으로, 4D 라이다와 깊이 카메라를 장착해 실내·실외 자율보행 및 간단 조작을 수행할 수 있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약 2시간, 고속 충전 시 약 20분 전후로 재충전이 가능하며, 오픈 SDK를 통해 대학·연구소·개발사가 자체 알고리즘과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하는 구조다.​​

 

 

“아직은 요리보다 춤”…기술 한계도 뚜렷


G1은 올해 중국중앙TV(CCTV) 춘제 갈라쇼에서 군무를 선보이며 주목을 받았지만, 실제 요리·가사 시연 영상에서는 프라이팬 제어 실패, 균형 상실 등 장면이 포착되며 조작 정밀도·안정성 측면 한계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고난도 손 조작과 비정형 환경에서의 실시간 균형 제어, 사람과의 밀착 협업 안전성 확보가 여전히 상용 서비스 로봇과의 격차로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엔진AI PM01, 유니트리 G1, 아지봇 A2 모두 라이다·심도 카메라·IMU 등 고급 센서와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했지만, 장시간 자율행동 중 예측불가한 변수(돌발 장애물, 사람의 비정형 행동, 기상 변화 등)에 대한 완전한 대응은 “연구·검증 중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에 따라 실제 현장 투입은 현재 안내·시연·순찰·홍보 등 제한된 시나리오 중심으로 이뤄지고, 조리·돌봄·가사 대체 등 고위험·고책임 영역은 중장기 과제로 남아 있다.​

 

토론하는 로봇까지…언어·논리 능력, LLM 결합으로 급상승


중국 후베이대의 휴머노이드 ‘시루이(Sirui)’와 노이틱스 로보틱스-샤오누오 팀의 반인간형 로봇이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인가”를 두고 공개 토론을 벌인 사례는, 대형언어모델(LLM) 결합이 휴머노이드의 ‘머리’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루이는 단순 노동 대체에서 출발해 인간 지배 가능성을 주장했고, 상대 로봇은 자동차·계산기 비유로 이를 반박하는 등 논리 전개·언어 표현·멀티모달 상호작용 능력을 평가받았다.​

 

프로젝트 매니저들은 수개월 간 토론 주제, 대화 관리, 추론 능력 등을 중심으로 로봇을 훈련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향후 매장 안내·콜센터·공공기관 민원 응대 등에서 휴머노이드가 단순 안내원을 넘어 ‘설득·상담’까지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토론 내용·논리 구조 상당 부분이 클라우드 기반 LLM에 의존하고 있어, 실제 로봇 탑재 온디바이스(on-device) AI 성능과는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가격은 SUV급, 역할은 알바부터 연구 파트너까지”

 

엔진AI PM01의 상용·교육용 가격은 2025년 3월 31일까지 두 버전 공통 8만8,000위안(약 1만2,000달러)으로 책정됐으며, 이후 정가 인상 가능성이 공지된 상태다. 유니트리 G1은 1만3,500~1만8,000달러 선, 한국 온라인몰에서는 약 3,600만원대로 판매되고 있어, 중형 SUV 또는 고급 전기자전거·로봇개 여러 대를 살 수 있는 수준의 초기 비용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의 양산 드라이브와 부품 가격 하락, 경쟁 심화가 맞물리면서, 향후 5~10년 안에 휴머노이드가 매장 아르바이트·경비 보조·연구 파트너·경량 물류 작업자 등으로 단계적으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노동시장·안전규제·윤리 이슈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까지는, 기네스 기록 도전·박람회 시연·홍보용 “퍼포먼스 로봇” 역할이 상징성을 과시하는 국면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병존한다.​

 

“A2, G1, PM01”…휴머노이드 삼각 경쟁이 던지는 질문


AgiBot A2의 106.286km 완주, 유니트리 G1의 3,600만원대 보급형 연구 플랫폼, 엔진AI PM01의 상점·거리 현장 투입은 모두 “인간과 닮은 기계”가 연구실·쇼 무대를 넘어 인프라와 노동시장 경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기술적으론 자율보행 거리·배터리 교체·센서 융합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지만, 사회적으론 어떤 일자리를 먼저 맡기고 어디까지 권한을 줄지에 대한 합의가 여전히 뒤따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정부 주도의 속도전으로 표준과 시장을 선점하려는 사이, 미국·유럽·한국 등은 산업용·물류용 로봇과 휴머노이드의 경계, 안전·책임 규범 설정에서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가 향후 글로벌 로봇 패권을 가르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데이터만 놓고 보면, “3,600만원 로봇 동료”는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니라, 각국 정책과 산업 전략에 따라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를 조율해야 하는 현실적 정책·비즈니스 의제가 됐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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