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경남 진주시을)이 회사채 발행 여력이 충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자를 발표해 주가 급락 및 막대한 주주 피해가 발생했다며 28일 관계 당국의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지난 3월 18일 역대 최고 수준인 장중 최고치 78만1000원 , 종가 76만4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3월 20일 보통주 595만주를 발행한다는 유상증자를 발표하자 다음날인 3월 21일 주가는 최고가 대비 19.6% 급락한 62만8000원으로 마감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3조6000억원으로 이는 지난 3년간 발표된 유상증자 규모 중 가장 큰 규모다.
이에 3월 21일 하루 시가총액은 32조9096억원에서 28조6250억원으로 급락해 주주에게 4조2846억원이라는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3월 27일 종가 66만3000원으로 이는 유상증자 발표 직전인 3월 20일 종가 72만2000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과연 유상증자를 단행할 만큼 자금 조달 능력이 부족하냐는 것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강의원의 주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지난 2015년 6월, 한화그룹이 삼성 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AA- 등급을 유지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기에 회사채 발행시 산업은행 , 수출입은행 등 국책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으로부터의 차입이 가능하다.
실제로 올해 1월에 진행한 2000억원 규모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2조5100억원에 달하는 기관 자금이 몰렸으며 , 이에 계획보다 2배 증액한 4000억원으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회사채 발행 여력이 충분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처럼 주주가치를 대규모로 희석시키는 유상증자를 왜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강민국 의원은 "금융업권 등에서 한화가 회사의 여유 자금은 지배주주 일가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인수하는데 사용하고, 신규 투자금은 기존 주주를 희생하는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가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 7.3%를 1주당 5만8100원, 1조3000억원에 매입했으며, 이후 한화임팩트파트너스, 한화에너지는 이 자금을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
결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 급락에 따른 주주 피해 문제 제기와 주가 회복이 장기화 되자, 23일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자사주를 자신의 연봉인 약 30억원 규모로 매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미 유상증자 발표 이후 급락한 가격으로 다량의 주식을 싼 값에 매입한 셈. 이 또한 '눈가리고 아웅식의 미봉책'에 불과하며, 오히려 저가매수의 수단으로 악용하며 기존 주주들을 농락했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강민국 의원은 “묻지마 유상증자 단행으로 하루만에 시가총액 4조원 이상의 막대한 피해를 입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회적 책무에 따른 경영 능력 부족을 입증"이라며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된 자금이 본래의 목적이 아닌 승계 작업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주주들에게 부당하게 전가시키기 위한 자금줄인지 금융당국과 공정위가 관련법 위반 소지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강 의원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저버리는 불투명한 자금 흐름과 기업 운영에 대해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주주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상한 유상증자 단행 사태' 관련 청문회 개최도 필요하다” 고 밝혔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상증가 시행을 발표하자 이번 한 주동안 개인투자자는 한화에어로 주식을 1282억원어치 순매도했으며, 외국인은 유럽향 방산 호재 등을 염두에 두고 한화에어로 주식을 저가매수했다. 3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24~28일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1위 삼성전자에 이어 2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