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가 연일 반대에 부딪히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2일 "대규모 투자계획 직전 한화오션 지분을 1조3000억원을 들여 매입한 점, 5년의 투자재원을 주주들로부터 한 번에 조달하는 점 역시 투자자 입장에서 납득하기가 어렵다"며 "이러한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하면 이번 유상증자는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3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어떤 상장 회사의 3조6000억원 유상증자 발표로 하루 만에 회사 주가가 13% 하락하며 많은 개미 투자자가 큰 손실을 봤다”면서 “같은 날 모(母)회사의 주가도 12% 넘게 하락했다. 그런데 오늘 모 그룹 총수께서 주가가 떨어진 모회사의 지분을 자녀에게 증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 논란을 지적했다.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는 여러 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한화오션 지분 매입 후 불과 40일 만에 나온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은 주주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투자 계획의 구체성이 부족하고, 중복상장 문제까지 더해져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유상증자 철회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경제개혁연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투자계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40일 전인 2월 10일 한화오션 지분 7.3%를 총 1조3000원을 들여 매입한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구심이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즉 방산과 조선의 통합 시스템 구축이라는 명분 아래 진행됐지만, 이미 한화오션이 연결 자회사로 포함된 상황에서 추가 지분 매입이 반드시 필요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다. 지분율은 기존 23.14%에서 30.44%로 소폭 상승했을 뿐이다.
더욱이 이번 지분 매입이 한화에너지 등 지배주주 일가가 전량 보유한 계열사로부터 이루어진 점은 논란을 키웠다.
경제개혁연대측은 "이를 두고 지배주주 일가의 자본이익 실현을 위한 결정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면서 "만약 해당 지분 매입이 없었다면 유상증자 규모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시설 투자와 해외 방산 및 조선업체 지분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투자 규모와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 또한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측은 "연간 1~2조원대 영업이익 창출이 예상되며, 영구채 발행이나 상환우선주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도 가능하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후 5년간의 투자재원을 한꺼번에 조달하려는 계획은 투자자들에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역시 유상증자 규모 축소와 함께 보다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을 증권신고서에 포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만약 이러한 의문점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유상증자를 철회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번 사태는 한화그룹의 중복상장 구조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는 점도 빈축의 대상이다.
현재 한화에어로는 한화오션(지분율 30.4%)과 한화시스템(지분율 46.7%)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이러한 중복상장은 그룹 내 느슨한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과 기업 저평가를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방산, 조선해양, 우주항공 사업의 통합을 목표로 하는 한화그룹의 전략과도 배치된다. 전문가들은 사업 통합을 위해 한화오션과 한화시스템을 100% 자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메리츠금융 사례처럼 포괄적 주식교환 방식 등을 통해 공정하게 지배구조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제개혁연대측은 "한화에어로는 이번 유상증자와 관련해 투자자와 시장의 의구심 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대안적 자금조달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주주 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결국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이번 유상증자는 철회하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