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국내 사업 본부장은 김정은, 해외 사업 담당 임원은 푸틴이라는 말이 있다"며 "농담으로 하는 이야기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두 사람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안병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략총괄 사장이 8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열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래 비전 설명회'에서 유상증자 규모 축소계획을 밝히면서 이렇게 말해 빈축을 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서 K9 자주포 수출 등 25조원(3차 계약 포함) 규모 사업을 수주하고, 유럽에 유도탄과 탄약을 수출하는 등 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즉 이 두 사람(김정은, 푸틴)으로 인한 국제정세의 불안감과 전쟁 분위기 조성으로 인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의미에서 전쟁 조장 논란까지 제기됐다.
이어 당초 발표한 유상증자 규모 3조6000억원과 관련해 "아무리 경영상 옳은 방향이라 하더라도, 주주·시민단체·정치권·정부 당국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밀어붙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면서 "결국 환영받지 못한다는 점을 절감했고 소액주주 가치를 지키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날 유상증자 규모를 기존 3조6000억원에서 2조3000억원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나머지 1조3000억원은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 등 계열사가 참여하는 제3자 배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안 사장은 "3자 배정은 에너지 계열사로부터 받은 1조3000억원을 다시 되돌리는 구조"라며 "할인율 0%, 1년 락업(Lock-up) 조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목표로 경영진과 이사들이 논의 중이며 1차 발행가액이 결정된 이후 오는 20~21일쯤 결의할 수 있도록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월 한화임팩트(5.0%)와 한화에너지(2.3%)가 보유하던 한화오션 지분 7.3%를 약 1조3000억원에 매입했다. 이 회사는 당시 분산돼 있던 한화오션 지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집중시키는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사장은 이번 결정에 대해 "김승연 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4년간 총 11조원 이상을 조선·방산·에너지 분야에 투자할 계획이다. 조선해양 부문은 한화오션과 해외 조선소, 해양 플랜트 업체 등과의 시너지를 통해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하겠다"며 "2035년까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을 실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