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사우디發 사막 폭풍이 이미 시작됐습니다. 네옴은 이제 현실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5000억달러(640조원) 신도시 프로젝트 네옴시티의 나드미 알 나스르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을 방문해 25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네옴 전시회’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알 나스르 CEO는 현재 6만명 이상 투입돼 짓고 있는 네옴의 건설 작업을 ‘사막 폭풍’이라고 지칭했다. 내년에는 40만명이 건설 현장에서 일할 예정이다.
네옴시티는 홍해와 인접한 사우디 북서부 서울 44배 크기 땅(2만6500㎢ 부지)에 신도시를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사우디 권력 실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심혈을 기울이는 프로젝트라 더욱 관심이 크다.
이번 네옴 전시회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것이다. 전시회장엔 뜬구름으로 여겨졌던 네옴시티의 밑그림이 압축적으로 전시돼 있었다. 네옴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부터 직선도시 ‘더라인’, 산업단지 ‘옥사곤’, 산악 관광지역 ‘트로제나’, 섬 관광지역 ‘신달라’ 등 4개의 대규모 권역 사업을 모형을 통해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특급프로젝트 '네옴시티'를 총괄하는 나드미 알나스르 네옴 최고경영자(CEO)는 "네옴시티는 미래와 기술의 결집체가 될 것"이라며 "사우디 네옴팀이 한국 기업인들에게 가교 역할을할 것이며, 한국 기업들이 네옴이 필요로 하는 것을 충족시키는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네옴 관계자는 “세계 최고 수준의 IT를 보유하고, 중동에서 건설 경험도 많은 한국은 미래 도시 건설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네옴시티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네옴팀은 일축했다.
네옴 관계자는 "네옴은 이미 구현된 현실"이라며 "90여 개국이 네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고, 3400명이 이미 네옴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옴시티를 태양광과 풍력 등 100% 재생에너지로만 운영할 것이라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네옴 관계자는 "원자력 기술은 네옴을 운영하는 데에 있어 소형이든 대형이든 현재 단계에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100% 에너지를 얻는 것은 생각보다 달성하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한 뒤 우리 기업의 프로젝트 참여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네옴시티에 지어질 170㎞에 달하는 직선형 도시 '더 라인'의 교통수단인 고속철도가 지나다닐 터널을 뚫기 위한 프로젝트를 따내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한미글로벌은 더 라인 특별 총괄 프로그램관리(e-PMO) 용역, 네옴시티 건설근로자 숙소단지 관리 용역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모듈러 주택, 스마트시티, 토목 등 다양한 분야의 교류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네옴시티와 관련한 프로젝트는 하반기에도 발주가 상당수 예정돼 있다"며 "국내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정부도 원팀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전시회는 혁신적인 네옴 프로젝트를 한국에 알리고 네옴과 한국 기업·정부 간의 상생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네옴에서 주거지 역할을 하는 더 라인 모형이었다. 실제 더 라인은 높이 500m, 폭 200m, 길이 170㎞ 공간에 빌딩을 짓고, 그 위에 보행로와 정원 등을 만든 뒤 다시 빌딩을 올리는 형태의 ‘수직 도시(vertical city)’다.
바둑판처럼 넓게 퍼진 도시를 좁은 공간에 층층이 쌓아 올린 형태였다. 이를 초고속 엘리베이터로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용한다. 이렇게 되면 주거지에서 주요 시설물까지 걸어서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5분 생활권’이 완성된다는 설명이다. 네옴 관계자는 “기존 도시를 접어서 압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