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 ‘위고비’가 주사형과 거의 동등한 체중 감량 효과를 64주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했다.
9월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주 1회 주사제로 알려진 위고비와 비교해 경구용 위고비를 복용한 환자들은 평균 16.6%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3명 중 1명은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하는 결과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비만 환자 치료에 복용 편의성을 높인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시험과 효과
노보 노디스크가 발표한 ‘OASIS 4’ 3상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경구용 위고비 25mg을 하루 한 번 복용한 환자들은 64주 후 평균 체중이 16.6% 줄었으며, 이는 주사형 위고비의 체중 감량률 17%와 거의 차이가 없다. 특히 체중 감량에 성공한 환자 중 33%는 20% 이상의 체중을 줄여 눈길을 끌었다.
경구용 위고비는 활성 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위장에서 손상되지 않고 혈류로 전달될 수 있도록 흡수 촉진 화합물을 추가해 효능을 높였다.
부작용과 안전성
복용자들은 주사형 위고비에서 보고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 위장관 부작용을 경험했으나, 임상 데이터에서 심각한 부작용 발생률은 낮고 전반적인 내약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64주간 복용 후 약물 치료를 중단한 환자 중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6.9%로, 위약군의 5.9% 대비 약간 높은 수준이다.
시장 경쟁과 전망
노보 노디스크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경구용 위고비의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승인은 2025년 4분기 중에 결정될 전망이다. 이와 비슷한 시장을 겨냥한 경쟁사 일라이 릴리는 자체 개발 중인 경구용 체중 감량제 오포글리프론이 임상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체중 감량 효과를 보여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반면 위고비는 주사형 약물의 명성을 바탕으로 경구용까지 성공을 거둬 시장 점유율 확대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 과제와 시사점
비만 치료제 시장은 주사 투여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경구용 제품 개발이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위고비 경구용의 성공이 입증되면서 환자 접근성과 복용 순응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체중 감량 효과 유지와 장기 안전성, 부작용 관리를 위한 모니터링과 함께 적절한 식이·운동 병행이 필수적이라는 전문가 의견도 함께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