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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달라진 늙음, 신노년 세대가 온다…그레이네상스·실버세대·오팔세대·슈퍼에이저 '주목'

 

[뉴스스페이스=김희선 기자] 대한민국 인구 문제는 사면초가에 처해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2024년은 베이비부머의 상징, 이른바 ‘58년 개띠’가 경제활동 인구에서 피부양 인구로 넘어간 상징적인 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 베이비부머의 늙음은 이전까지의 개념과 다르기 때문이다. 달라진 늙음, 신노년 세대가 왔다.

 

10년 후 청년보다 중년 세대가 더 많아진다


과거 ‘어르신’은 누군가에게 육체적, 경제적으로 보살핌을 받아야 할 대상처럼 여겨졌다. 지금의 어르신은 다르다. 그들은 젊은 세대보다 시간적, 경제적, 육체적 자유와 능력을 지닌 어엿한 소비 주체다. 이른바 신노년 세대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발행한 <신노년 세대 노동시장 전망과 노인일자리 수요 추계 연구>에서는 “베이비붐 세대는 신노년 세대라고 불릴 만큼 교육 수준, 건강 수준, 경제적 수준, 일 경험 등에서 현 노인 세대와는 뚜렷이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라고 기술했다.

 

<머니 트렌드 2024>에서는 신노년 세대를 “노화를 탈피하고, 젊음을 지향 하려는 욕구가 공존하는 중고령 인구”라고 정리한다. 비슷한 개념으로는 뉴 실버 세대, 요즘 어른, 오팔 세대, 신 어른 시장 등이 있다.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으로 진화한 노인인 스마트 그레이(Smart grey)와 80대 이상 노인 중 중장년층 수준의 인지 능력을 보이는 슈퍼 에이저(Super ager)도 있다.


신노년 세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이들이 상당한 구매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와튼스쿨(Wharton School) 국제경영학 교수 마우로 기옌(Mauro F. Guillen)은 이렇게 말했다. “기업은 60세 이상 세대에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의 60세 이상 세대는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늘고 있다. (중략) 나이 든 소비자가 경영 지평을 새롭게 바꿀 것이다. 노인의 구매력은 2030년이면 무려 2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한민국에서도 이들 구간을 40대부터 69세까지 넓힌다면, 중년 세대가 차지하는 인구 구성 비율은 1990년 24.1%(10,313,257명), 2015년 42.7%(21,782,135명)로 크게 늘었으며, 2035년에는 43.8%(23,118,549명)로 더 늘어나 청년 세대(10~39세) 인구 비율 35.4%(18,709,187명)를 능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과거 고성장에서 저성장으로 가는 변곡점에서 상대적으로 자산을 크게 늘렸다.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주 연령대별 순자산은 50대가 5억3473만원으로 가장 많다. 60대 이상도 4억8327만원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노년 세대는 소비 주체이자 생산 주체


달라진 노년 세대는 달라진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지난 10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그레이네상스(Greynaissance)’라는 말이 생겨났다. 백발의 그레이(Grey)와 르네상스(Renaissance)를 합친 용어다. 미국의 패션 전문지 BOF(Business Of Fashion)의 에디터 빅토리아 베레즈나(Victoria Berezhna)는 “그레이상스는 60~70대 노인들이 젊은 세대와 다름 없는 감각으로 사회의 선두에 나서는 모습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머니 트렌드 2024>에 서는 그레이상스의 전제 조건으로 고학력, 다양한 가치관, 풍부한 구매 경험과 까다로운 소비 취향을 꼽는다. 아울러 다음과 같이 당부한다.


“신노년 세대는 축적 재산도 많아 중년의 기간이 길어진 이들을 마냥 복지 대상으로 보거나 범용적인 특정 집단으로 규정하는 마케팅을 펼치면 먹혀들기 어렵다. 그럼에도 길어진 평균 수명과 불안한 미래 생활로 요약되는 장수의 위험은 내재된다. 따라서 눈높이에 일치할 때 지갑을 열지만, 나름 절제된 소비패턴이 기저에 깔린다. 내수 서비스를 공고히 하여 사전 준비부터 사후 관리까지 총체적인 개념 전환의 시니어 시프트(Senior Shift)가 안착할 때 60년대생은 고객 으로 연결된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소비 표준을 바꿔야 한다.”


동시에 신노년 세대는 경제적 욕구가 강하다. 건강, 자기 발전, 여가 활용, 사회공헌 등의 이유로 일자리를 희망하는 비율도 높다. 이에 복권기금은 강원도 100세 시대 어르신 일자리 사업에 올해 사업비중 일부인 52억9000만원을 투입해 신노년 세대에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에서는 이들을 단순히 소비 주체, 고객으로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인력’으로서도 관심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신노년 세대는 반세기 동안 한국의 사회·경제적 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 왔다. 신노년 세대를 통해 우리가 떠올려야 할 첫 단어는 감사, 존경이 아닐까? 영원한 청춘이자 영웅, 신노년 세대의 N번째 전성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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