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한국 66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4명이 중위소득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기준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급속한 고령화 속 노인 빈곤 문제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국가데이터처(전 통계청)는 12월 26일 '한국의 사회동향 2025' 보고서를 통해 66세 이상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39.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 14.8%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로,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전체 계층의 소득 빈곤율 14.9%와 비교해도 노인층의 빈곤 문제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소득 빈곤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한 가운데, 2위부터 5위까지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이탈리아, 일본 순으로 나타났다.
2위는 에스토니아로, 노인 소득 빈곤율이 37.4% 수준이다. 3위는 라트비아로, 33.0%로 집계됐다. 4위는 이탈리아로, 26.6%로 OECD 평균(14.8%)보다 높은 수치를 보인다. 5위는 일본으로, 25.7%로 한국에 이어 높은 노인 빈곤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은 노인 소득 빈곤율이 OECD 평균의 2~3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며, 2~5위 국가들도 대부분 동유럽 및 선진국 중에서 높은 빈곤율을 보이고 있다.
75세 이상 후기 노인, 빈곤과 건강 악화 '이중고'
특히 75세 이상 후기 노인들은 빈곤과 건강 악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됐다. 75세 이상 노인 중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3개 이상 앓고 있는 복합이환자 비율은 46.2%에 달했다. 이는 65~74세 전기 노인의 28.5%에 비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75세 이상 노인이 앓고 있는 만성질환은 고혈압이 69.0%로 가장 많았으며,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순이었다. 치매 유병률은 15.7%로 74세 이하 노인 4.6%의 3.4배 수준이었다. 75세 이상 노인의 33.1%는 본인이 건강하지 않다고 인식해 전기 노인 14.4%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하우스푸어' 많지만 현금 흐름 부족
주목할 점은 자산까지 포함한 한국 노인의 자산 빈곤율은 측정 방식에 따라 5.4~17.0% 수준으로 OECD 평균 39.3%보다 현저히 낮았다는 점이다. 이는 소득은 부족하지만 부동산 등 일정 수준의 자산을 보유한 '하우스푸어' 형태의 노인 가구가 많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성아 박사는 "현재 노인 빈곤의 기저에는 75세 이상 노인들이 있다"며 "연금 같은 노후 소득 보장 체계가 충분히 성숙하지 않기에 기초연금과 같은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65세 이상 노인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은 2023년 36.1%로 2016년 42.4%에서 개선됐지만, 75세 이상 노인에서는 빈곤완화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