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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스페이스X·노스럽 ‘시그너스 XL’ 합작, ISS 화물수송의 새 표준…‘팔은 남의 로켓, 뇌는 민간 화물선’ 우주 수송체인 '분업'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스페이스X와 노스럽 그러먼이 손잡고 국제우주정거장(ISS) 화물수송 판도를 다시 썼다. 4월 11일(현지시간) 새벽 플로리다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발사된 팰컨9 로켓이 5t가 넘는 화물과 첨단 과학 실험 장비를 실은 ‘시그너스 XL’ 화물선을 실어 올리면서다.

 

7시 41분, 팰컨9와 시그너스 XL의 정밀한 이륙


미 동부시간 4월 11일 오전 7시 41분, 스페이스X 팰컨9 블록5 로켓이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발사단지 40(SLC-40)에서 시원하게 치솟았다. 이번 비행은 NASA 상업 재보급 서비스(CRS) 계약에 따른 ‘노스럽 그러먼 CRS-24’ 또는 NG-24 임무다. NASA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과학 실험과 화물을 합쳐 1만1,000파운드(약 4,990kg) 이상을 ISS로 보내는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이 시점에서 상단 분리는 이륙 후 약 14분 시점에 이뤄졌고, NG-24로 명명된 시그너스 XL 화물선은 정해진 전이 궤도에 안착했다"면서 "발사 약 1시간 후 태양전지판 전개가 예정돼 있으며, 이후 자동항법을 통해 ISS 추적·접근을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두 차례 지연 끝에 성공한 ‘세 번째 창’


이번 발사는 순탄치 않았다. 케이프 커내버럴 인근의 악천후 예보로 인해 발사일은 애초 4월 8일에서 10일로 한 차례 미뤄졌고, 다시 토요일(11일) 새 창으로 재조정됐다. 그러나 창을 한 번 더 연 대가는 ‘정확한 궤도 투입’과 ‘완벽한 재사용’으로 돌아왔다. 7번째 임무에 나선 팰컨9 1단 부스터는 이륙 약 8분 뒤 플로리다 인근 착륙지점에 정확히 귀환했고, 스페이스X는 또 한 번 재사용 로켓의 신뢰도를 입증했다는 평가다.

 

NASA 생중계에 나선 산드라 존스(Sandra Jones)는 “발사 성공, 과학 장비와 보급품이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선언하며 미션 성공을 공식화했다. ISS 운용수명 연장 국면에서 화물 재보급 미션의 안정적 수행은 그 자체로 전략 자산이다.

 

‘S.S. 스티븐 나겔’, 5t를 싣고 양자과학까지 보낸다


NG-24에 투입된 시그너스 XL 우주선은 미국 우주왕복선 4회 비행 경력의 고(故) NASA 우주비행사 스티븐 R. 나겔을 기려 ‘S.S. Steven R. Nagel’로 명명됐다. 나겔은 723시간 이상을 우주에서 보낸 베테랑 우주비행사로, 2014년 6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노스럽 그러먼에 따르면 2013년 첫 비행 이후 시그너스 시리즈는 누적 15만8,000파운드(약 7만1,670kg) 이상의 화물을 ISS에 전달했다. NG-24는 그 정점에서 ‘양자과학·정밀의학·우주환경 모니터링’ 등 ISS를 우주 연구 플랫폼으로 진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화물 구성으로 평가된다.

 

두 번째 ‘XL’… 30% 키운 화물 능력


이번 비행은 대형화된 시그너스 XL 버전의 두 번째 ISS 임무다. 스페이스닷컴과 NASA, 위키피디아 등 복수 자료에 따르면 시그너스 XL는 기존 ‘향상형(enhanced) 시그너스’ 대비 가압 화물 탑재능력을 약 30%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XL 업그레이드의 의미는 단순 탑재량 증가를 넘어선다. 동일한 발사비용으로 더 많은 과학 장비와 보급품을 올릴 수 있어, ISS당 연간 재보급 횟수를 줄이면서도 실험과 승무원 지원을 병행할 수 있다. 특히 시그너스는 임무 말기에 ISS 고도를 끌어올리는 ‘오비탈 리부스트(orbital reboost)’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에, 더 큰 탑재량과 추가 추진능력을 결합한 XL 버전은 ‘화물선 겸 궤도 관리 도구’라는 이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현재 ISS 재보급 임무를 수행하는 무인 화물선은 일본 JAXA의 HTV-X, 러시아의 프로그레스(Progress), 스페이스X의 드래건(Dragon), 그리고 노스럽 그러먼의 시그너스 XL까지 모두 네 종류다. 이 네 기체가 각기 다른 발사체·도킹 방식·재사용 전략을 통해 ISS라는 다국적 우주 인프라를 지탱하는 구조다.

 

‘팔은 남의 로켓, 뇌는 민간 화물선’… 우주수송 체인의 민간화


이번 발사의 또 하나의 구조적 의미는 “화물선은 노스럽, 발사체는 스페이스X”라는 역할 분담이다. NASA CRS-24 임무에서 노스럽 그러먼은 화물선 개발과 ISS 운용 지원을 맡고, 발사 서비스는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방식이다. 오리지널 시그너스는 그동안 안탈레스(ANTARES) 등 노스럽 측 발사체를 주로 사용해 왔으나, NG-23부터 팰컨9으로 옮겨탄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민간 우주산업의 수직 통합 대신 수평 분업이 강화되는 사례로 읽힌다. 발사체·우주선·지상운영을 한 기업이 모두 가져가는 대신, 발사부문에서 가장 효율적인 사업자(스페이스X)를 활용하고 화물선·임무 운용은 또 다른 강자(노스럽 그러먼)가 맡는 구조다. ISS 이후 저궤도 상업 정거장(LEO 상업 스테이션) 시대로 넘어가면, 이러한 모듈식 공급망 구조가 표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편 시그너스는 기본적으로 일회용(소모형) 화물선으로, 임무 종료 후 ISS에서 쓰레기를 싣고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소각된다. 화물을 회수할 수 있는 재사용 캡슐(드래건)과 달리 ‘편도 운송+폐기’ 역할에 특화된 셈이다. 이는 회수용 구조·열방패가 필요 없으므로 구조가 단순해지고, 무게·비용 측면에서 화물 수송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ISS 이후, ‘플랫폼으로서의 우주 화물선’이 열린다


이번 NG-24 임무는 단순한 보급을 넘어 ISS를 ‘양자과학·정밀의학·우주환경 연구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콜드 아톰 랩 업그레이드, 줄기세포 대량생산용 하드웨어,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우주기상 수신기 등은 모두 지상에서 장기 검증이 어려운 분야를 우주라는 특수 환경에서 실험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다.

 

노스럽 그러먼은 보도자료에서 “시그너스 XL은 추가적인 궤도 상승능력을 제공함으로써 ISS의 안정성과 수명을 연장하는 데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즉, 우주 화물선은 “물류 트럭”을 넘어 “궤도 유지 장치이자 과학 플랫폼 탑재체 운반선”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재사용 로켓, 노스럽의 대형 화물선, NASA의 ISS·향후 상업정거장 전략이 맞물리며, 저궤도 우주경제(LEO economy)의 인프라 체인이 구체화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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