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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유통

[이슈&논란] EV 시장 침체 속, 한국 배터리 기업들 ESS로 ‘전략적 전환’

 

[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국의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전기차(EV) 시장의 수요 둔화와 구조적 변화에 맞춰 에너지 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ESS) 생산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적 전환은 SK온과 포드 모터가 114억 달러(약 15조 원) 규모의 ‘BlueOval SK’ 합작 투자 해체를 발표하면서 더욱 가속화됐다. 이 합작 투자 해체는 2026년 1분기에 공식적으로 발효될 예정이다.​

 

구조조정 합의에 따라 SK온은 테네시주에 위치한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을 확보하게 되며, 포드는 켄터키주에 위치한 두 개 공장(총 82GWh)에 대한 통제권을 인수한다. 이번 분리를 통해 SK온은 테네시 공장을 ESS 생산에 특화해 포드 외의 고객 확보가 가능해졌고, 약 10조원의 부채를 줄이고 연간 이자 비용도 약 2,500억원 절감할 수 있게 됐다.​

 

시장 모멘텀: ESS, 2035년까지 6배 이상 성장 전망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GWh에서 2035년까지 1,232GWh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SNE Research). ESS 시장의 성장은 전기차와 달리 소비자 심리와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재생에너지 통합, 전력망 안정성,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증가 등 구조적 요인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한국의 3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은 활용도가 낮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 생산으로 전환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7월 테슬라에 연간 20GWh의 리튬인산철(LFP)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43억 달러(약 5.7조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30GWh로 확대하는 협상이 진행 중이다. 삼성SDI는 2026년부터 테슬라에 연간 10GWh의 ESS 배터리를 공급하는 21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다년간 계약을 최종 협의 중이다.​

 

SK온은 내년에 최대 10GWh의 ESS 주문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에 LFP 기반 셀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테네시, 조지아, 인디애나의 시설도 ESS 생산으로 전환 중이다.​

 

경쟁 환경: 중국의 압도적 시장 점유율, 미국 관세·세액공제로 기회 확대


2025년 중반 기준 한국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 ESS 시장의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24% 점유율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CATL과 BYD가 저가의 LFP 배터리로 ESS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를 2026년 58.4%로 인상하면서, 미국 내 제조 시설을 보유한 한국 공급업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의 생산 세액공제도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EV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ESS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전략적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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