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중국이 2025년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가 9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글로벌 혁신 지수(Global Innovation Index, GII)에서 처음으로 세계 10대 혁신국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혁신 지형에 큰 변화를 일으켰다.
WIPO, Reuters, UNN, MIT OpenCourseWare, Euronews에 따르면, 중국은 139개국을 대상으로 78개의 혁신 관련 지표를 평가한 이번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하며, 전통적인 산업강국 독일을 11위로 밀어냈다. 이번 결과는 중국의 혁신 투자와 연구개발(R&D)의 가파른 성장세를 반영한다.
스위스는 2011년부터 굳건히 세계 1위 혁신국 자리를 유지했으며, 그 뒤를 스웨덴, 미국이 각각 2, 3위로 이었다. 10위권 내에는 한국, 싱가포르, 영국, 핀란드, 네덜란드, 덴마크, 중국이 포함됐다.
중국, 세계 최대 연구개발 투자국 부상 임박
글로벌 혁신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민간 부문의 자금 조달 격차를 빠르게 줄이며 조만간 세계 최대 R&D 투자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특허 출원의 약 25%를 차지해 국제 특허 출원 규모에서 여전히 1위를 고수 중이다.
세계은행 통계에 의하면 중국의 특허협력조약(PCT) 출원 건수는 1995년 103건에서 2024년 7만 153건으로 급증, 세계 점유율은 0.26%에서 25.6%로 뛰어올랐다. 이는 중국이 단순 모방을 넘어 혁신 중심 국가로 도약하는 신호탄이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인공지능,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개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지난해 WIPO 글로벌 어워드에서도 6개 중국 기업이 혁신성과 지식재산권 보호에서 최종 후보로 선정되는 등 IP 경쟁력도 강화되고 있다.
글로벌 혁신 투자 성장 둔화, 벤처캐피털 활동도 엇갈려
중국의 혁신 부상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혁신 투자 성장률은 약화 추세를 보인다. WIPO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글로벌 R&D 성장률은 2.9%에서 2025년 2.3%로 낮아져, 2010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기업 R&D 지출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 실질 1% 증가에 그쳐 최근 10년 평균인 4.6%에 크게 못 미친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매출 감소로 인해 R&D 투자가 축소되는 추세가 관찰된다.
벤처캐피털(VC) 투자도 혼조양상이다. 2024년 전 세계 VC 딜 가치는 미국 내 인공지능 투자 호조로 7.7% 증가했으나, 딜 건수는 3년 연속 4.4% 감소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VC 활동은 AI와 ICT 중심의 미국 시장에 집중되는 경향이 다시 강화되고 있으며, 신흥 시장과 비IT 업종으로의 다변화는 제자리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