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콜마그룹이 최근 불거진 남매 경영권 갈등과 관련해 창업주 윤동한 회장이 “현 경영구조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콜마홀딩스는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닌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원칙론을 재확인했다.
이번 사태는 콜마그룹의 경영승계와 지배구조, 그리고 상장사로서의 책임 경영이라는 복합적 이슈가 맞물리며 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창업주 윤동한 회장 “합의된 경영구조, 변함 없다”
윤동한 회장은 15일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열린 그룹 창립 35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콜마(화장품·제약)는 장남 윤상현 부회장이, 콜마비앤에이치(건강기능식품)는 장녀 윤여원 대표가 각각 맡기로 한 것은 충분한 논의와 합의를 거친 결과”라며 “지금도 그 판단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두 사람 모두 콜마의 미래를 이끌 리더”라며 “서로 반목할 것이 아니라 역할과 가치를 인정하며 더 큰 시너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이견이 갈등처럼 비친 점은 유감스럽다. 창업주로서 직접 나서 그룹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조정과 중재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콜마홀딩스 “경영판단, 혈연 아닌 주주가치가 기준”
콜마홀딩스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상장사의 경영 판단은 혈연이 아닌 기업가치와 주주 이익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콜마비앤에이치의 실적 부진 속에 더 이상 주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콜마비앤에이치가 배포한 보도자료 내 회장님의 입장은 경영부진을 겪고 있는 윤여원 사장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딸에 대한 회장님의 마음은 존중하지만, 최대주주로서 콜마홀딩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콜마홀딩스는 “이번 사안과 같은 관계사의 일방적이고 비상식적인 대응에 단호히 대처하며, 앞으로 관리 체계를 더욱 엄정하게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남매 갈등, 이사회 개편 소송으로 표면화
이번 논란은 콜마홀딩스가 윤상현 부회장과 이승화 전 CJ제일제당 부사장을 콜마비앤에이치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법원에 신청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윤상현 부회장은 “윤여원 대표의 경영 실패로 실적과 기업가치가 모두 뒤떨어졌다”며 대표이사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콜마비앤에이치가 지주사 및 관계사와의 협의 없이 보도자료를 배포해, 콜마홀딩스 홍보팀이 “관계사의 일방적이고 부적절한 행위”라며 유감을 표명하는 등 내부 갈등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 경영권 분쟁, 어디로 향하나
콜마그룹의 남매 경영권 갈등은 창업주 1세대에서 2세대로의 승계 과정에서 드러나는 전형적인 ‘가족경영’의 한계와, 상장사로서의 책임 경영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충돌하는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행동주의 펀드 달튼이 콜마홀딩스 이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주주가치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경영 쇄신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가족경영의 한계를 넘어 주주가치 중심의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으로 전환할지 콜마그룹의 향후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