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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항공

[우주칼럼] 죽어가는 별 미라 A, 발렌타인데이 맞아 하트 모양 구름 방출…예상치 못한 시적 타이밍 '깜짝'

 

[뉴스스페이스=이승원 기자]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우주가 낭만적인 광경을 선사했다. 죽어가는 별 미라 A가 광대한 하트 모양의 가스와 먼지 구름을 우주로 방출하는 모습이 발견되어 그 규모와 예상치 못한 시적인 타이밍으로 천문학자들을 놀라게 했다.

 

스웨덴 찰머스 공과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이 발견은 지구에서 약 300광년 떨어진 적색거성이 지구 질량의 약 7배에 달하는 물질을 빛나는 하트 모양의 팽창하는 구조로 방출했음을 보여준다. 이 양은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약 100배 많다.

 

세타스자리의 이 노(老)별이 보여준 ‘러브레터’는 로맨틱한 연출을 넘어, 항성 진화 말기 질량 손실 메커니즘에 대한 기존 이론을 정면으로 흔드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찰머스공대와 ESO, Newsweek, Space.com, phys.org 등이 인용한 논문 정보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A surprisingly large asymmetric ejection from Mira A’라는 제목으로 유럽 천문학 저널인 Astronomy & Astrophysics에 게재가 승인됐으며, 현재는 공개 프리프린트 서버 arXiv에서 전문을 열람할 수 있다.

 

300광년 거리에서 포착된 ‘하트 구름’의 숫자들


스웨덴 찰머스공대와 유럽남방천문대(ESO) 등을 중심으로 한 국제 연구팀은 미라 A 주변에서 두 개의 거대한 물질 구름을 포착했으며, 총 방출량을 지구 질량 약 7배로 추정했다.

 

이는 이 온도·질량대의 적색거성이 통상적으로 잃을 것으로 예측된 양보다 약 100배 많은 규모로, 기존 모형이 가정해 온 ‘완만한 바람형 질량 손실’과는 거리가 먼 폭발적 분출에 가깝다. 연구진은 가스 분포와 운동을 역산해 이 대규모 분출이 2010~2012년 사이에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재구성된 구조는 단순한 구형껍질이 아니라, 내부는 가스로 채워지고 가장자리에는 먼지가 농도 높게 응집된 ‘속이 찬 하트 모양’이라는 점에서 기존 관측과도 차별된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초거대망원경(VLT)과 전파간섭계 ALMA가 2015~2023년 수년에 걸쳐 수집한 가시광·전파 데이터를 합성한 결과, 구름의 윤곽과 속도 구조까지 3차원에 가깝게 드러났다.

 

‘등대처럼 깜빡이는 별’…미라 A가 던진 또 다른 수수께끼


연구를 이끈 테오 쿠리(Theo Khouri) 찰머스공대 연구원은 “미라 A가 주변 먼지를 비추는 밝기가 시간에 따라 고르지 않게 변하는데, 이는 별이 마치 등대처럼 한쪽을 더 강하게 비추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미라 A는 1596년까지 관측 기록이 거슬러 올라가는 대표적인 맥동변광성으로, 표면이 주기적으로 팽창·수축하며 밝기가 크게 출렁이는 ‘미라형 변광성’의 원형이다.

 

하지만 이번 관측에서 확인된 것은 단순한 맥동에 따른 전천적 밝기 변화가 아니라, 하트 모양 구름의 특정 방향을 더 강하게 조명하는 ‘비등방(非等方) 조명 패턴’이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비대칭 조명이 구름의 일부 영역을 더 뜨겁게 달구고, 먼지 입자의 성장과 분포에도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하트 윤곽을 더 또렷하게 부각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비등방성이 항성 내부의 비대칭 맥동, 자기장 구조, 혹은 동반성과의 중력·가스 상호작용 중 어느 요인에 더 크게 기인하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아직 부족하다”는 신중한 평가가 제시된다.

 

쌍성계 ‘미라 A–미라 B’, 심장 모양 구름을 둘러싼 역학


이번에 방출된 하트 모양 구름은 팽창하면서 이미 일부 물질이 미라 B 쪽으로 흘러 들어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쿠리는 “팽창하는 구름이 충분히 커지면 동반성인 백색왜성 미라 B의 환경도 바꿔 놓을 수 있으며, 이미 미라 A가 뿜어낸 물질 일부를 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축적률이 추가로 증가할 경우, 백색왜성 표면의 핵융합 점화 조건과 X선·자외선 방출 양상이 변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는 미약한 신성(nova) 폭발 빈도에도 영향을 줄 잠재력이 있다는 분석도 논문에서 제기됐다.

 

죽어가는 별의 ‘하트’, 행성과 생명의 재료를 뿌리다


미라 A처럼 생애 말기에 접어든 적색거성은 탄소·질소·산소, 규산염 및 탄소질 먼지 등 향후 항성·행성·소행성의 씨앗이 되는 원소와 고체 입자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는 ‘원소·먼지 공장’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에 확인된 것처럼 예측치의 100배에 달하는 갑작스러운 분출이 발생한다면, 은하 내 물질 재순환 과정에서 이런 단속(斷續) 폭발형 이벤트가 차지하는 비중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구진은 향후 VLT·ALMA를 포함한 다파장 관측을 이어가며 하트 모양 구름의 팽창 속도, 밀도 분포, 미라 B와의 상호작용 변화를 장기 추적해, “노년별의 마지막 심장박동이 은하 화학 진화와 행성 형성에 어떤 식으로 흔적을 남기는지”를 규명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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