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AI 스타트업 앤트로픽의 대표이자 공동창업자인 다니엘라 아모데이(Daniela Amodei)는 "인공지능이 노동 시장을 변화시키면서 인문학 공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며, "감성 지능과 커뮤니케이션 같은 인간 고유의 자질이 약화되기보다는 오히려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ABC News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사람 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극히 작다’(vanishingly small)”며, 인간과 AI의 결합이 “더 의미 있고, 더 도전적이며, 더 흥미로운 고생산성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모데이는 특히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들이 덜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훨씬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문학이 제공하는 자기 이해·역사 인식·동기 파악 능력이 AI 시대에도 핵심 역량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AI 시대, 왜 인문학이 다시 소환됐나
CNBC, fortune, foxbusiness, economictimes, businessinsider, theverge에 따르면, 이 같은 발언은 단순한 미사여구라기보다, 실제 채용 기준의 변화와 맞닿아 있다. 아모데이는 “앤스로픽은 뛰어난 소통 능력, 높은 감성 지능(EQ), 친절함과 공감 능력, 호기심, 타인을 돕고자 하는 태도를 갖춘 사람을 우선적으로 뽑는다”고 밝히며, 순수 기술 스펙보다 인간적인 역량을 인재 선발의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AI 모델들이 STEM 분야에서 이미 상당히 잘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오히려 사람에게 요구되는 것은 비판적 사고, 타인과의 상호작용 능력, 스스로와 사회를 해석하는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지적했다.
데이터가 말하는 ‘AI 고용 충격’과 인문학 역설
앤트로픽 CEO이자 다니엘라의 오빠인 다리오 아모데이는 ‘기술의 청소년기(The Adolescence of Technology)’라는 제목의 에세이에서 “향후 1~5년 안에 초급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최대 50%가 AI에 의해 교란(disrupted)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의 AI를 “인류가 결과를 관리할 제도적 성숙이 갖춰지지 않은 채 엄청난 힘을 손에 쥔 ‘청소년기’ 기술”이라고 규정하며, "과거 기계화와 달리 이번 파고는 새 일자리를 창출할 영역까지 AI가 따라 들어오기 때문에 재훈련(retraining)이라는 전통적 안전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용 통계도 AI 충격의 현실화를 보여준다. 미국 아웃플레이스먼트 업체 챌린저, 그레이 & 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에 따르면, 기업이 공식적으로 “AI 때문에”라고 명시한 감원 계획은 2023년 이후 누적 7만1,683건에 달한다.
2025년 한 해만 놓고 보면 AI는 5만4,694건의 감원 사유로 지목됐고, 2025년 11월 한 달에만 6,280건이 AI를 이유로 한 감원에 해당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챌린저 자료를 인용해 “2025년 들어 AI는 미국에서 발표된 감원 중 약 4만8,414건의 직접적 원인으로 기록됐으며, 10월 한 달에는 전체 계획 감원의 약 5분의 1에 AI가 언급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다니엘라 아모데이는 “인간+AI 조합은 더 의미 있고, 도전적이며, 흥미로운 고생산성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기술 비관론과 일정 거리를 둔다. 핵심은 ‘어떤 인간이 AI와 짝을 이루느냐’이다.
반복·루틴 업무는 AI가 빠르게 대체하는 반면, 다층적인 이해·판단·소통이 필요한 영역에서 인문학적 소양과 감성 지능을 갖춘 사람에게 수요가 더 집중될 수 있다는 역설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글로벌 CEO들이 한목소리로 말하는 ‘EQ·소프트 스킬 프리미엄’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포춘(Fortune) 및 폭스 인터뷰에서 “AI가 일부 일자리는 없애겠지만, 특정 역량을 가진 사람에게는 ‘일자리는 충분히(plenty of jobs)’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비판적 사고를 기르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EQ를 키우고, 회의에서 잘 행동하는 법, 소통하는 법, 글쓰기 능력을 익히라는 것”이라며, AI 시대에 생존하는 직능의 공통분모를 ‘소프트 스킬’로 정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CEO 역시 악셀 스프링어의 ‘MD Meets’ 팟캐스트에서 “IQ에도 자리가 있지만, 세상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적어도 리더에게 있어 IQ만 있고 EQ가 없다면, 그것은 IQ의 낭비일 뿐”이라며, AI가 분석·기술 업무를 상당 부분 떠맡은 뒤의 조직에서는 공감과 감성 지능이 오히려 차별적 경쟁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IBM의 전 CEO 지니 로메티도 “생성형 AI가 일터에 본격 도입되면 협업, 판단, 비판적 사고와 같은 소프트 스킬에 프리미엄이 붙을 것”이라며, “이런 적응력은 학위가 아니라 인간이 가장 잘하는 영역”이라고 지적했다. 즉, 글로벌 대형 금융·빅테크 CEO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AI가 하드 스킬의 문턱을 낮추는 대신, 인간만이 수행할 수 있는 소프트 스킬의 희소가치를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하면, 앤트로픽·JP모건·마이크로소프트·IBM 등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서로 다른 산업에 서 있으면서도, “AI 이후의 노동 시장에서 차별화되는 것은 인문학적 통찰과 감성 지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는 동일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