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2025년 10월 19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을 자랑하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나폴레옹 시대의 귀중한 보석 9점이 단 7분 만에 도난당하는 대담한 강도 사건이 발생했다.
BBC, Reuters, ABC, Forbes, CNN, French Ministry of Culture에 따르면, 범인들은 트럭에 장착된 외부 건설용 리프트를 이용해 세느강 쪽 2층 발코니에 접근, 전동 디스크 커터로 창문을 절단해 내부로 침입했다.
이후 나폴레옹과 황후 컬렉션이 전시된 아폴론 갤러리 내 유리 진열장을 부수고 보석을 훔친 뒤, 준비된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강도는 오전 9시 30분경 박물관 정식 개방 직후 이뤄졌으며, 약 3~4명이 조직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훔쳐진 보석과 역사적 의미
도난당한 보석은 마리아 아말리아, 호르텐즈 여왕 세트의 티아라, 목걸이, 귀걸이와 마리 루이즈 황후 세트의 에메랄드 목걸이와 귀걸이, 그리고 에우제니 황후의 티아라와 왕관, 그리고 리리에 묶인 브로치 등 총 9점에 달한다.
특히 에우제니 황후의 왕관은 유리 전시대에서 도주 중 떨어져 박물관 인근에서 손상된 채 발견됐으나, 루브르 소장품 중 가장 유명한 레지앙 다이아몬드(약 6000만 달러 가치)는 범행에서 의도적으로 제외된 점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프랑스 검찰은 범인들이 왜 가장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훔치지 않았는지 조사 중이다.
전문가들은 보석류가 작품과 달리 쉽게 분해, 유색 보석은 재가공·재판매가 가능해 도난 후 회수가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경찰이 회수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 24~48시간에 불과하다고 경고했다. 일부 보석은 수십만 유로에서 수천만 유로 가치로 추산되며, 단순 금전적 가치보다 프랑스 왕실과 나폴레옹 역사에 깊이 연결된 문화유산으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최근 프랑스 박물관 절도 증가 경향
이번 루브르 강도 사건은 프랑스 내 박물관 대상 절도 범죄가 잇따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2024년 9월에는 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서 약 70만 달러 상당의 금 샘플이 도난당했다.
2024년 11월 파리의 코냑-제이 박물관에서는 야구 방망이와 도끼를 든 범인 4명이 18세기 보석 및 금유물을 도난하는 사건도 있었다. 특히 대낮에 벌어진 강도 사건들로 문화재 보안 및 경계 시스템에 대한 비판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 반응과 수사 현황
문화부 장관 라시다 다티는 “부상자는 없었다”고 확인하며, 루브르 박물관은 도난품의 정확한 목록 작성 및 수사 진행을 위해 예외적으로 휴관을 결정했다.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도난 보석 회수를 약속했으며, 파리 검찰청이 수사 지휘에 나섰다.
수사 당국은 CCTV 및 도주 경로 분석, 인근 도로 및 폐쇄회로망을 집중 점검 중이며, 범인 검거와 보석 회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미 사용된 트럭의 물품 폐기 시도 등이 실패한 점을 근거로, 몇몇 범인들이 현장에 남아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역사 속 루브르 절도사건의 재조명
루브르 박물관은 과거에도 적지 않은 절도 사건이 있었다. 1911년에는 직원 빈첸초 페루자가 모나리자를 도난한 전설적인 사건이 벌어져, 이후 2년 만에 작품이 회수됐다. 이 사건은 모나리자의 전 세계적 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된 바 있다. 이번 2025년의 보석 절도 사건 역시 문화재 보안 강화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나폴레옹 보석 도난 사건은 범행의 대담성, 걸린 시간의 짧음, 역사적·문화적 가치의 무게로 전 세계 문화유산 보호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절박하게 제기했다. 프랑스 당국은 범인을 신속히 검거하고 무가치한 파괴를 막기 위하여 민·관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