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윤슬 기자] 글로벌 호출 차량 대기업 우버(Uber)가 2025년 10월 16일 미국 내 드라이버들을 대상으로 자사 운전자 앱을 통해 인공지능(AI) 훈련 작업을 수행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디지털 태스크(Digital Tasks)'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식 출시했다.
CNBC, The Verge, Business Insider, Entrepreneur, Indian Web2, Times of India, Bloomberg, Uber Newsroom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라이딩 사이 휴식 시간 등을 활용해 운전자들이 사진 업로드, 오디오 녹음, 문서 제출과 같은 간단한 AI 데이터 라벨링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 수익 다각화를 도모한 것이다.
우버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Only on Uber 2025' 행사에서 "운전자들이 도로에서 대기할 때에도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길을 원해왔다"고 밝히며, 이번 디지털 태스크 도입이 이러한 요구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Uber AI 솔루션 그룹과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 확장
이번 디지털 태스크는 우버의 AI 솔루션 그룹(Uber AI Solutions Group)이 제공하는 인공지능 데이터 라벨링 서비스의 일환이다. AI 솔루션 그룹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정밀하게 라벨링해 고성능 AI 모델 개발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한다.
작업 난이도와 소요 시간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며, 예를 들어 스페인어 레스토랑 메뉴 업로드 작업은 최대 1달러까지 지급된다. 우버는 이번 파일럿을 통해 업계 내 기존 데이터 라벨링 전문 업체인 Scale AI, 아마존 Mechanical Turk 등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Megha Yethadka 글로벌 책임자는 "운전자들에게 선택권과 유연성을 확대하며, 수익원 다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에서의 성공적 파일럿과 미국 확장
미국 내 도입에 앞서 우버는 인도 델리, 뭄바이, 벵갈루루 등 12개 주요 도시에서 디지털 태스크 파일럿을 운영하며 수천 개의 마이크로 작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인도 프로그램은 택시 운전기사들이 승차 수요가 낮은 시간에 사진 내 객체 태깅, 텍스트 분류, 영수증 디지털화 등의 업무를 수행해 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도 내 최대 비(非)직장 시장인 우버 드라이버 네트워크를 활용해 노동시간 효율화를 꾀하는 동시에 AI 훈련 데이터 공급을 확대했다. 우버는 인도 파일럿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확장을 결정했으며, 앞으로 더 많은 도시와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시대 대비와 노동시장 변화 대응
우버는 자율주행차량 파트너십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 드라이버의 일자리 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다. 현재 아틀란타와 오스틴 등 일부 도시에서는 웨이모(Waymo)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향후 더 많은 도시로 확장 예정이다.
이에 따라 드라이버가 수동 운전에만 의존하지 않고 디지털 태스크를 통해 부가수입을 얻도록 하여, 노동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 코스로샤히 CEO는 자율주행 기술 확산으로 인한 고용 충격에 대비한 사회적 해법의 일환으로 디지털 태스크 같은 AI 훈련 업무를 강조했다.
접근성 및 향후 계획
현재 디지털 태스크 기능은 일부 미국 내 자격 운전자에게만 앱 내 워크 허브(Work Hub)를 통해 제공되며, 운전 중 혹은 대기 중인 안전 문제로 인해 업무 수행에 제한이 있다. 우버는 파일럿 단계에서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작업 종류와 참여 인원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또한, 여성 운전자용 선호 기능 확대, 최소 승객 평점 설정, 지연 탑승에 대한 추가 보상 도입 등 운전자 권익 강화와 플랫폼 효율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업데이트가 병행되고 있다.
이번 우버의 AI 훈련 작업 도입은 글로벌 모빌리티 플랫폼의 노동 유연성과 AI 시장 진입 전략을 결합한 신개념 노동 모델로 평가된다. 특히 긱 이코노미(Gig economy) 노동자들의 소득 다각화와 AI 산업 데이터 생태계 발전을 동시에 겨냥한 전략으로, 향후 국내외 비슷한 서비스 도입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한편 긱 경제(Gig Economy)는 기업이나 사용자가 필요에 따라 단기 계약을 맺고 임시직 또는 프리랜서 형태로 노동력을 공급받는 경제 형태를 말한다. 이 용어는 1920년대 미국 재즈 공연장에서 필요할 때마다 임시로 고용되던 연주자들의 고용 형태에서 유래했다.
긱 경제는 전통적인 정규직 고용과 달리, 노동자가 특정 프로젝트나 시간 단위로 계약해 일을 수행하며,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노동력과 서비스가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특징이 있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발달과 맞물려 유연한 고용 및 노동의 새로운 형태로 자리 잡고 있으며, 배달기사, 차량 공유 운전자, 프리랜서 등이 대표적 긱 노동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