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조일섭 기자] 한국에서 슈퍼리치(초부자·Super rich)라고 불리려면 총자산이 323억원은 되야하고, 16개의 성향 중 이들의 MBTI(성격유형검사) 결과를 살펴보니 ESTJ(외향형·감각형·이성적·계획적, 엄격한 관리자)형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3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일반 대중 사이에서 ESTJ의 비율은 8.5%에 불과하나 슈퍼리치 중에서는 이보다 3배 이상 많은 26.8%가 ESTJ형이었다.
자산이 많을수록 I(내향적)나 S(감각형) 비율이 낮아지고, T(이성적), J(계획적) 성향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게 연구소의 분석이다. ESTJ형은 흔히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불리는데,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
법조계 전문직은 ISTJ(42%)형이 부동산 임대업자는 INTJ(23%)형이 특히 높았다.
어떻게 돈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설문조사한 결과 슈퍼리치들은 '부모의 교육이나 가정의 분위기로 인해 자연스럽게'라고 응답한 비중이 44%로 가장 높았다.
슈퍼리치의 총자산 평균은 323억원이다. 이는 1년 전보다 50억원이 줄어든 수치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중은 5:5이며, 2022년 말 기준 금융자산의 60%를 현금 및 예금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고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의 연평균 소득은 약 12억원이다. 이 중 재산소득의 비중이 39%(약 5억원)로 가장 컸다. 일반 부자는 연 소득 중 근로소득(37%)의 비중이 재산소득(22%)보다 높아 슈퍼리치와는 차이를 보였다.
슈퍼리치는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은 저축(57%)하고 나머지는 소비(37%)와 대출금 상환(6%)에 사용했다. 소비가 59%, 저축이 38%인 일반 부자보다 저축 여력이 월등히 높았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2022년 자산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슈퍼리치의 70%는 금융자산 투자를 통해 플러스(+) 수익률을 냈으며, 10% 이상의 고수익을 달성한 슈퍼리치도 15%에 달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기민함도 보였다. 전년도에 비해 슈퍼리치의 현·예금 비중은 2배 이상 늘었고, 주식의 비중은 2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대체투자 중에서는 '미술품'에 대한 관심이 컸다. 슈퍼리치의 약 41%가 미술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부자(23%)나 대중부유층(14%)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미술품도 외화 자산과 마찬 가지로 자산 규모에 비례해 보유자 비율이 증가했다.
슈퍼리치가 보유하고 있는 미술품의 총 가격은 1억원 이상의 구간에 41%로 집중돼 있고, 슈퍼리치 2명 가운데 1명은 향후에도 미술품을 추가로 구매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리치의 약 60%는 올해 5~10%의 기대수익률로 투자할 계획이며, 20% 이상을 목표로 하는 슈퍼리치도 15%를 상회했다. 투자의향이 높은 자산 1순위로는 주식(29%)을 꼽았으며 부동산(27%)과 예금(15%)이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의 소비 금액은 월 평균 3700만원이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4억4000만원이다. 가구 연 평균 소득이 12억원이므로 연 소득의 37%에 해당한다.
슈퍼리치의 소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 1위는 '여행'이었다. 그다음으로는 본인과 가족의 교육, 패션 관련 소비 등이 뒤를 이었다.
슈퍼리치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순이었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거 외환 위기나 글로벌 금융 위기 및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까지 모든 위기 속에는 부의 기회가 있었고 그 기회를 읽어낸 사람들이 뉴리치, 슈퍼리치가 됐다"며 "2007년부터 15년 이상 위기 속 부자의 자산관리 행태를 분석해온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가 부의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