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김혜주 기자] 불가리, 베르사체, 디올 같은 럭셔리 명품 브랜드들이 연이어 호텔을 오픈하며 공간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호텔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불가리다. 보석과 세공등 주얼리 분야에서 출발해 시계, 뷰티, 패션을 넘어 호텔 비즈니스까지 차별화된 이미지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2004년 첫 번째 호텔을 밀라노에 오픈한 이후 발리, 런던, 두바이, 베이징, 상하이, 파리, 최근 도쿄까지 전 세계 유명 도시 8곳에 호텔을 오픈했다. 불가리는 2024년 미국 마이애미 비치에, 2025년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불가리호텔을 오픈예정이다.
불가리호텔의 건축과 인테리어는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맡았다.
특히 불가리의 두 번째 호텔인 불가리 리조트 발리는 허니문 여행지 인기 1위로 떠오른 발리에 위치해 있다. 불가리 호텔 발리는 가장 성공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모든 객실이 독채 풀빌라 타입이라 휴식을 취하기 좋고, 높이 150m의 울루와투 절벽 꼭대기에 세워진 외관만으로 눈을 사로잡는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배경이 된 빠당빠당 해변을 모든 객실에서 볼 수 있는 데다, 투숙객만을 위한 전용 해변도 있어 매년 허니문 여행을 온 커플들로 북적인다. 절벽에서 해변까지 데려다주는 전용 케이블카는 불가리호텔 발리의 트레이드 마크.
국내에서는 장동건, 고소영 커플이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더 유명해졌다. 리조트의 인테리어와 외관 이미지는 발리 지역의 자연적 이미지와 이탈리아의 명품 불가리 이미지의 결합이다. 객실 안은 적갈색 원목인 마오가니를 사용해 세련된 이탈리아 디자인을 느낄 수 있다. 욕실 어메니티는 당연히 모두 불가리 제품이다.
이탈리아 패치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 역시 발빠르게 호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10년 두바이의 랜드마크 부르즈 칼리파에 첫 번째 호텔을 오픈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 오픈한 호텔이니 그 전망이 얼마나 멋질 지는 두말하면 잔소리.
세련된 미감을 자랑하는 아르마니와 두바이 시내의 화려한 고층 야경은 최고의 궁합인 셈. 어떤 방에 투숙해도 매일 저녁 6시부터 30분 단위로 열리는 두바이 분수쇼와 레이저쇼를 침대에 누워서 관람할 수 있다.
이 호텔의 하이라이트는 123층의 ‘아르마니 라운지’다. 두바이의 모든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커피, 차, 와인 등을 마련해 놓고 어떤 국가의 손님이 오더라도 취향에 맞춰 서비스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가장 유명한 메뉴는 ‘골든 카푸치노’다. 이름 그대로 커피 위에 순금을 얇게 썰어 올렸다.
게다가 수석 디자이너 조르지오 아르마니가 작은 소품 하나하나까지 신경 썼다는 사실은 아르마니 감성 그 자체를 그대로 보여준다. 호텔을 가득 채운 가구와 소품은 아르마니의 가구 브랜드 아르마니 까사의 제품이 주를 이룬다. 아르마니 특유의 럭셔리 스타일을 살렸고, 절제되고 정제된 이탈리아의 미학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 2012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오픈한 두 번째 호텔도 아르마니 만의 세련되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잘 담고 있다.
다음은 펜디 호텔. 펜디는 2016년 로마 시내에 위치한 본사 건물 팔라초 펜디 안에 호텔을 오픈했다. 본사 건물만큼 브랜드 감성을 충실히 보여줄 수 있는 곳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1층은 세계 최대 규모의 팬디 매장인 부티크, 2층은 VIP 고객을 맞는 팔라초 프리베, 3층이 바로 호텔 '펜디 프라이빗 스위트'다.
총 7개의 스위트룸만 있는데 이름처럼 프라이빗하게 운영된다. 7개의 객실은 아주 작은 것 하나도 똑같은 게 없다. 이불과 베개 커버, 침대 매트리스 등은 모두 펜디의 가구 브랜드 ‘펜디 까사’ 제품으로 채워졌고, 가구는 펜디가 세계 각국 디자이너들에게 각 방의 콘셉트에 맞게 의뢰한 작품들이다. 레드벨벳 포인트의 벽, 모노톤의 가죽 소파, 짙은 우드등 곳곳에서 펜디 특유의 우아함과 고급스러움이 흐른다.
베르사체 호텔은 화려함 그 자체다. 명품 브랜드 중 과감한 디자인, 강렬한 컬러로 유명한 베르사체는 2000년 팔라초 베르사체 호텔 코스트, 2015년 팔라초 베르사체 호텔 두바이를 오픈해 2개의 호텔을 운영 중이다.
특히 팔라초 베르사체 두바이는 BTS(방탄소년단)가 묵어 더 화제가 됐다. 유럽의 궁전을 연상시키는 외관, 고급진 상들리에와 대리석으로 장식된 로비, 브랜드 특유의 패턴과 색감으로 채색된 객실. 고풍스러우면서 화려한 아름다움 역시 베르사체답다는 찬사가 이어진다.
조만간 마카오에 아시아 최초의 베르사체 호텔이 오픈할 예정이다.
뉴욕 맨해튼의 심장, 뉴욕현대미술관(MoMA) 바로 앞에는 프랑스의 명품 크리스털 브랜드 바카라가 2015년 꾸민 화려한 호텔이 있다. 바카라는 1764년 프랑스 국왕인 루이 15세가 왕실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프랑스의 마을 ‘바카라’에 유리 공장을 지으며 시작한 브랜드다. ‘왕의 크리스털’이란 브랜드 별칭에 걸맞게 호텔 내부의 모든 공간은 바카라 크리스털로만 꾸몄다.
바카라호텔 시그니처는 ‘애프터눈 티 세트’ 즐기기다. 1인당 1800달러(약 244만원)의 초고가인데도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런 인기의 이유는 맛보다 담겨 나오는 ‘접시’에 있다. 이 메뉴를 위해 특별히 주문 제작한 크리스털 3단 트레이에 모든 음식이 올려져 나온다.
프랑스 파리의 센강 바로 옆에 있어 모든 객실이 ‘센강 뷰’를 자랑하는 슈발블랑 파리. 이곳은 ‘명품 공화국’을 이룬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가 2년 전 야심차게 내놓은 첫 5성급 숙박 시설이다.
단 72개의 객실과 스위트룸만을 갖춘 최고급 럭셔리 호텔이다. 슈발블랑은 프랑스 파리의 역사가 그대로 담긴 사마리텐백화점을 16년에 걸쳐 복원해 지어졌다. 거장 건축가 피터 마리노가 디자인을 맡아 모든 객실에 금을 입힌 화이트톤으로 꾸몄다. 호텔과 이어진 곳에 다시 문을 연 사마리텐백화점엔 LVMH가 소유한 브랜드뿐만 아니라 보테가베네타, 프라다 등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았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퐁뇌프 다리를 내려다보는 구조도 매력적이다. 호텔 가장 위층에 자리한 최고급 객실인 ‘퀸테슨스 스위트룸’은 2층 구조로 만들어졌다. 650㎡ 크기의 이 객실은 방 안에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호텔 투숙객들은 몽마르트르의 숨겨진 명소 투어, 파리 보석과 액세서리 세공업 프라이빗 견학 등의 럭셔리 이벤트도 체험할 수 있다.
지하에는 디올 스파가 자리잡고 있다. 파란색 모자이크 타일을 소용돌이 웨이브 무늬로 시공한 수영장이다.
그렇다면 고급 의류와 주얼리, 액세서리, 패션 등으로 유명한 명품 브랜드들이 호텔을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 럭셔리로 대표되는 명품 브랜드들은 확고한 아이덴티티와 고급스러운 감각이 녹아있는 호텔과 그 궤를 같이한다.
갖고 싶은 욕망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소유의 가치, 그리고 럭셔리하고 생경한 공간 자체를 탐닉하는 것만으로 미적이고 지적인 럭셔리 무한 경험의 극대화라는 공통점을 갖기 때문이다.
아울러 명품 브랜드가 호텔을 운영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에게 더욱 완벽한 럭셔리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그 끝에는 바로 호텔과 같은 '호스피탈리티(환대) 서비스가 있다.
럭셔리 브랜드들은 자신들의 브랜드 경험을 확장하고 고객에게 더욱 강력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 것. 각 브랜드의 호텔은 고유한 스타일과 정신을 반영해 고객에게 독특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과 로열티를 제공한다.
명품 브랜드들이 호텔을 운영하면서 추구하는 것은 바로 '브랜드 경험의 극대화' 나아가 브랜드 로열티 제고' 인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사는 경험을 넘어, 호텔에서 묵으며 하루의 모든 것이 브랜드의 감각이 반영된 제품, 서비스를 경험해보는 것이기에 어떤 로열티보다 더욱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