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페이스=최동현 기자] MZ세대 신조어만큼 부동산 업계에서도 신조어가 끊임없이 나온다.
역세권으로 시작된 O세권이 주변의 주요 환경(병원, 백화점, 공원, 강, 바다, 복합쇼핑몰 등)을 넘어 특정 브랜드가 위치여부에 따라 그 브랜드의 이름을 따서 O세권이 붙여지기도 한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수요자의 주택 선택 기준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교통, 주변환경, 생활편의시설, 학교, 자연 등 편리한 주거 요건을 두루 갖춘 아파트로 수요가 쏠리고 있다.
역세권, 학세권, 숲세권, 편세권, 몰세권, 슬세권 등등 O세권 어디까지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O세권의 가장 대표선수는 역세권이다. 내가 사는 곳에서 지하철역(GTX), 기차역(KTX, SRT)이 가까이 있다. 지하철을 중심으로 250m~1km내외의 지역으로 도보로는 5~10분 정도 걸리는 곳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절대적인 부동산 입지다.
하지만 역세권의 정의와 범위는 각 법률과 기준에 따라 다르게 정의된다. 국토교통부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르면 철도역과 인근의 철도시설 및 그 주변지역을 역세권이라 정의한다.
에에 따라 국토교통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2조에는 '해당시설로부터 1km 거리 이내에 위치한 지역을 역세권'이라고 한다. 또 서울특별시 '청년안심주택 공급지원에 관한 조례' 제2조에 따르면 서울시 '청년안심주택'의 역세권은 역의 승강장 경계로부터 250m이내의 지역을 말한다.
서울시 '역세권활성화사업'은 역의 승강장 경계로부터 350m이내의 지역을 역세권이라 한다. 서울시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은 역의 승강장 경계로부터 500m이내의 지역을 역세권이라 한다.
이처럼 민간임대주택, 청년안심주택, 장기전세주택에서의 역세권의 기준은 다르다. 즉 국토교통부의 기준과 서울시 기준이 다른 것이다.
다음은 숲세권 혹은 팍세권(park)이다. 숲세권이란 주변에 산이나 공원, 녹지 공간이 많은 자연친화적인 주거단지를 말한다. 푸른 숲이 가까워 깨끗한 공기와 맑은 햇살은 덤이다. 대체로 공원이 근처에 있어 산책만 해도 운동이 저절로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비슷한 자연환경 세권인 수(水)세권은 집 주변에 호수, 강, 바다 등 물이 위치에 있어 천혜의 자연 뷰와 함께 주변 자연환경이 쾌적한 곳을 말한다.
이어 학세권은 집 주변에 초, 중, 고등학교 및 학원 등 공교육을 포함한 사교육 시설이 밀집한 주거지역을 의미한다. 자녀가 있거나 공부잘하길 기대하는 부모라면 절대적으로 학세권을 고려할 것이다.
최근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 청약에 특별공급 4만명, 1순위 청약에서 약 9만4000명 등 총 13만명의 청약자가 몰린 곳이 화제다. 당첨 시 2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기대돼 이른바 '로또 아파트'라 이기도 하지만 여기가 한국의 대표적인 학세권이다.
원펜타스는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앞에 위치해 있는 초역세권이다. 게다가 주변에 학교만 계성초(사립), 잠원초, 반포초, 반포중, 신반포중, 세화여중, 세화고, 세화여고, 덜위치 칼리지 영국학교 등 9개가 있을 정도로 엄청난 학세권을 자랑한다.
학세권의 부분집합격인 초품아 아파트도 인기다. 초품아는 초등학교를 품은 아파트 줄임말로 어린 자녀들의 안전한 통학을 위해 초등학교가 가까운 아파트 단지를 말한다.
편세권과 몰세권, 백세권도 인기키워드다. 편세권은 편의점이 가까운 곳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편의점은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중 급하게 필요한 물건을 24시간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MZ와 10대들의 해방구로 통한다.
몰세권은 대형마트, 아웃렛, 복합쇼핑몰, 대형극장(영화관) 등의 대형 쇼핑센터가 주변에 있는 주거지역을 의미한다. 주변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뉴코아백화점처럼 대형 백화점이 있는 곳은 백세권이라 부른다. 한 곳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이용하기 쉽고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슬세권은 슬리퍼와 역세권의 합성어로, 슬리퍼만 신고 나가도 주변에 다양한 생활편의시설이 있는 주거공간 지역을 말한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슬세권은 원베일리, 반포센트럴자이, 래미안퍼스티지, 반포르엘 등이다.
집주변에 도서관이나 대형서점이 있다는 건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엄청한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도세권은 도서관이나 대형서점 가까운 곳에 위치한 단지를 의미한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소설가 아마두 함파테 바는 ‘노인 한 명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유명한 문장을 남겼다.
물론 인류의 지혜와 문화의 힘에 대한 비유이자, 문화 전승의 중요성, 나이많은 사람들의 경륜과 경험의 힘을 강조하는 문장이다. “현명한 지혜로 가득한 소중한 ‘도서관’은 학생들의 정신적 심리적 성장의 토양이 될 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과 세상의 모든 간접경험을 해 볼 수 있는 의미있는 공간이다.
초령화사회로 노년층의 인구가 급증하면서 병세권(의세권)도 인기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병세권(의세권)’은 새로운 부동산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골드시니어들에게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로 불린다. 전국의 종합병원 순위는 60~100대 노년층에게 많은 관심을 받으면서, 상위권에 오른 대학병원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서울 성모(가톨릭)병원 인근의 래미안퍼스티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강남 세브란스병원 인근의 도곡렉슬,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아산병원 인근 아파트는 잠실 파크리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삼성서울병원 인근의 래미안 개포 루체하임,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강북삼성병원인근의 경희궁 자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서울대병원 인근의 삼선SK뷰,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분당 서울대병원 인근의 더샵분당 파크리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아주대병원 인근의 광교 자연앤힐스테이트,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병원 인근에 위치한 인천SK스카이뷰가 국내 대표적인 병세권(의세권) 아파트들이다.
의료계에 병세원이 있다면, 법조계에는 법세권이 있다. 법세권은 법원, 검찰등의 기관이 있는 지역을 의미한다. 합니다. 서울 서초구 교대역과 서초역 부근이 대표적인 법세권이다. 또 행세권은 구청 세무서, 동사무소등의 행정기관이나 4대 은행(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이 가까운 지역을 말한다. 이런 법세권과 행세권의 경우 운영시간이 정해져 있어 시간을 맞춰 일을 봐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까울수록 편리해서 인기다.
특정브랜드 선호현상으로 인해 생긴 O세권도 인기다. 스세권(스타벅스)을 시작으로 올세권(올리브영) 다세권(다이소) 유세권(유니클로) 맥세권(맥도날드) 파세권(파리바게뜨) 까지 생겨났다. 이 브랜드의 공통점은 워낙 손님이 많아 계산을 할때도 줄을 설 정도로 붐비는 곳이란 점이다.
스타벅스는 2000여개에 달하는 직영매장을 운영하면서 출점시 주변 상권과 유동인구를 중요하게 판단해 스타벅스 매장을 낸다. 한국커피숍을 상징하는 스벅이 근처에 있다는 것은 상권이 많이 발달된, 교통이 편리한,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한국 특유의 새벽배송문화를 반영한 O세권도 많이 회자되는 용어다. 쿠세권(쿠팡의 새벽배송이 가능한 서울과 경기도 수도권 지역), 쓱세권(이마트, 노브랜드, 신세계백화점 등 쓱배송이 가능한 지역), 컬세권(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이 가능한 수도권, 충청, 대구지역)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견세권( 반려견을 기르기 좋은 동네), 뷰세권( 창 밖으로 보이는 뷰가 좋은 곳), 영세권( 영어학원이 근처에 있는 곳), 욕세권(처음에는 욕을 먹었으나 나중에 인근지역에서 가장 선호되는 단지), 흙세권( 흙이 많아 자연친화적인 곳), 카세권(주변에 예쁜 커피가게와 카페가 많은 지역)도 즐겨쓰는 용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