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진단용 의료장비의 세계가 한 장의 ‘바나나’ 사진으로 유쾌하게 설명됐다.
최근 SNS에는 ‘The Difference Between X-Ray, CT-Scan and MRI’라는 이미지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바나나를 대상으로 각각 X-ray(엑스레이),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로 촬영한 결과를 비교한 것인데, 척 보면 누구든 세 가지 촬영 방법의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X-ray, CT, MRI…똑같은 바나나도 결과는 달랐다
사진을 보면 X-ray를 통과한 바나나는 단순한 윤곽선만 드러낸다. 영상은 평면적이며 바깥 형태가 뚜렷하다. X-ray는 방사선을 이용해 한 방향에서 찍은 2차원 이미지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뼈나 금속처럼 방사선이 통과하지 못하는 구조물을 잘 보여주지만, 내부의 복잡한 구조나 연부조직의 구분은 어렵다.
CT(Computerized Tomography)는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X-ray를 컴퓨터로 합성해 3차원 단면 영상을 만들어낸다. 바나나의 CT 이미지는 바깥 껍질과 속, 씨 부분까지 훨씬 더 자세하게 드러난다. 의료 현장에서는 주로 뇌졸중, 폐질환, 복부 종양 등 해부학적 세부 구조와 병변을 정밀하게 관찰할 때 사용된다.
MRI(Magnetic Resonance Imaging)는 원리가 완전히 다르다. 강한 자기장과 고주파를 이용해 신체 조직의 수소 원자 반응을 관찰한다. MRI로 찍힌 바나나 이미지는 곡선 구조와 내부 섬유질, 점까지 세밀하게 포착돼 마치 복잡한 예술작품처럼 보인다. MRI는 연부조직, 뇌신경, 척수, 인대, 근육 등 미세한 조직 구분이 뛰어나고, 인체에 해 없는 것이 강점이다.
검사비가 비싼 이유, ‘바나나 한 번에 전투기 값’?
SNS 포스팅에는 “한때는 전투기 한 대 값이었다”는 농담이 붙어 있다. 실은 CT와 MRI 장비의 가격이 수억에서 수십억원에 달하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기기 유지비, 촬영실 차폐 시설, 전문의 인건비 등이 더해져 검사비도 자연스럽게 오른다. 단일 X-ray 촬영은 수만원 수준이지만, CT와 MRI는 수십만원에서 100만원대까지 부르는 이유다.
현대의학, 진단의 정확도를 위한 도전
진단장비의 발전은 질병 조기발견과 환자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바나나가 보여주는 각 영상의 해상도 차이에서, 왜 의료계가 첨단 이미징 기술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는지 그 배경을 깨달을 수 있다. CT와 MRI는 뼈와 근육, 혈관과 신경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줘, 미세한 병변도 잡아낸다. 의학의 진화와 현실을 유쾌하게 풀어낸 SNS 게시물은 독자에게 과학적 호기심과 건강의 소중함을 동시에 일깨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