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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Life

[지구칼럼] 기분이 좋은 사람, 개를 슬프게 본다 "인간-개 감정 역전 효과"…행복할수록 개가 슬퍼 보이는 '미스터리'

 

[뉴스스페이스=이종화 기자] 최근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SU)의 행동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에 따라 개의 감정을 잘못 판단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기존 심리학 이론인 ‘정서 일치 효과’와 반대되는 ‘대비 효과(contrast effect)’를 보여준다.

 

peerj, phys.org, studyfinds, azcentral, royalsocietypublishing.org에 따르면, 연구팀은 600명의 학부생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으며, 참가자들이 기분 유발 이미지(사람, 풍경, 개)를 본 후, 세 마리의 개(14세 잡종견 Oliver, 1세 카타후라견 Canyon, 3세 프렌치 불도그 Henry)가 다양한 상황에 반응하는 영상을 시청하고 그 감정을 평가하도록 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 사람과 풍경의 이미지를 통한 기분 유도는 개의 감정 평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두 번째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기분 유도용으로 ‘행복한 개 사진’을 본 경우, 영상 속 개들을 ‘더 슬프게’ 평가했고, ‘슬픈 개 사진’을 본 참가자들은 같은 개들을 ‘더 행복하게’ 인식하는 대비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인간이 자신의 감정을 동물에게 투영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작용한다는 놀라운 결과이다.​

 

인간, 개 감정 해석에 있어 '맥락 의존' 강함


이번 연구는 인간이 개의 감정을 해석할 때, 개의 실제 행동보다 주변 상황(맥락)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850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추가 실험에서, 연구진은 영상 속 개의 행동은 동일하게 유지한 채, 배경(간식 vs 진공청소기 등)만 바꿔 참가자들의 평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개의 행동이 같아도 상황이 긍정적일 경우 개가 행복하다고, 부정적일 경우 슬프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즉, 인간은 개의 표정이나 몸짓보다 주변 상황을 더 신뢰해 감정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동물 복지와 인식 개선의 시사점


연구자들은 이런 감정 해석 오류가 동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잘못된 감정 판단은 부적절한 대처나 개의 필요가 충족되지 않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사람들은 개가 실제로 보여주는 신호보다 상황적 맥락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어, 개의 실제 요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

 

다만, 연구진은 개 영상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인간의 감정 상태가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점도 발견해, 반려동물과의 상호작용이 인간의 심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과 개, 1만4000년 관계에도 감정 이해는 미스터리


애리조나 주립대학교(ASU)의 클라이브 윈 교수는 “사람과 개는 1만4000년 넘게 함께 살아왔지만, 개가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는 여전히 큰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이 동물의 감정을 해석하는 데 있어, 단순한 감정 투영 이상의 복잡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동물 복지 및 인간-동물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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